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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나무보다는 신선함이 떨어졌던 베르나르의 소설 <뇌> (상, 하 전 2권)

뇌 -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뇌 - 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 2004년 1월 20일 읽고 정리한 내용을 기존 홈페이지에서 옮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것을 느꼈다. 이 책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를 읽으면서 정말 상상력이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상상력의 근저에는 오래도록 축적된 생각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무에서 보였던 신선함이 떨어지는 듯 했다. 나무에서도 뇌에 관련된 내용도 나오고 나무가 느낀다는 내용들도 나오는데 뇌라는 소설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그의 최신작인 나무를 먼저 보고 뇌를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신선함이 떨어졌다. 마치 이것은 존 그리샴이 법정 소설만 쓰는 것과 같이 자신이 기자로 있으면서 접한 사람들을 토대로 얻은 지식에 자신의 상상력을 짜맞춰 넣는듯한 느낌이다.

이 책의 가장 골자는 컴퓨터와 인간이다. 그리고 뇌의 신비라는 것과 그 외의 여러 사건들. 가장 메인이 될 만한 요소는 사실 뇌라기 보다는 컴퓨터와 인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작가의 관점에서는 뇌겠지만 말이다.

상상력에 대한 신선함은 나무보다는 덜한 것 같다. 여전히 표지 뒤쪽에 그의 사진은 아직도 나로 하여금 이 베르베르라는 작가는 변태같이 느껴지게 만들기도 한다. ^^ 그래도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오딧세이의 얘기와 이리 저리 짜맞춰 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실제 역사적인 근거들. 그게 사실 내게는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 책을 덮고 기억에 남는 것은 단 두개다. 내용이 어떻니 뇌가 어떻니 컴퓨터가 어떻니 다 잊고 싶다. 다만 다음은 잊기가 싫다.

1. 마키아 밸리의 말 :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마키아 밸리의 군주론을 읽어서 이미 알고 있는 바였지만 다시 리마인드 시켜준 어구다. 다만 이 말에는 양면이 있는데,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키아 밸리의 배경과 당시의 시대 상황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것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될만한 어구이다.

2.
에로스 : 육체적 사랑 : 성기
아가페 : 감정적 사랑 : 심장
필리아 : 정신적 사랑 : 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