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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품들이다.
#1
철제 밥그릇. 나도 어렸을 적에 이 밥그릇에 밥을 먹었다. 당시를 살아왔던 사람들이라면 다 알 듯. 밥을 퍼서 넣으면 밥그릇이 뜨거워진다. 불편했지. 그러나 그 때는 그런 게 불편인지도 몰랐던 시절. 그런 불편함이 당연하다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여기 나오는 부엌 구조. 나도 그런 집에 살았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되어서야 집을 사서 이사하게 되었지만 그 전까지는 부모님이랑 나, 동생 모두 한 방에서 잤었지. 이사가게 되던 날, 내 방이 생긴다는 기쁨을 아직까지도 잊지 못한다.
이것도 기억난다. 당시에는 보온밥솥이 없었다. 그래서 밥을 해서 보온을 하기 위해서는 철제 밥그릇에 넣고 이불 속에 저렇게 놔둬서 보온을 했다는 거.
#2
1화 마지막에 연탄 가스 중독이 나왔지만, 그렇게 연탄 가스 중독되는 경우는 내 주변에서 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 5학년 때 이사가고 나서는 연탄이 아니라 기름보일러를 썼지만, 그 전에는 이렇게 연탄을 사용했다. 그때만 해도 연탄으로 방을 따뜻하게 하는 게 흔했던 시절. 못 살아서 연탄을 썼다기 보다는 대부분이 그랬다.
#3
역시 부잣집. 무선 전화기. 당시에 전화기는 세 종류로 나뉜다. 다이얼 전화기, 버튼식 전화기, 무선 전화기. 무선 전화기 당시 유명했던 게 바텔이었던가? 다이얼 전화기는 일단 숫자 한 번 돌리고 나면 다이얼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버튼식 전화기가 참 편했지.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다이얼 돌아가는 소리가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드네.
#4
코카콜라 1리터 병. 이건 솔직히 말해서 처음 본다. 나는 어렸을 적에 콜라를 마셔본 적이 읍쎄요~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큰 코카콜라 1리터 병이 있었나 싶더라. 참고로 1988년이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5
보온 도시락. 점심 도시락은 그냥 도시락이고 저녁은 저녁 때까지 밥 식지 말라고 보온 도시락을 들고 다녔었지. 아마 이때 부잣집 애들이 들고 다녔던 도시락 메이커가 코끼리였나? 일제였던 걸로 안다. 라미란이 들고 있는 저 보온 도시락이 딱 그 모양인디.
#6
지금에야 양념, 후라이드 이외에도 다양한 치킨이 있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치킨이라 하면 전기구이통닭 밖에 없었다. 지금도 가끔식 길거리에서 전기구이통닭 파는 차가 있긴 하더라. 나야 치킨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어렸을 적에도 전기구이통닭 먹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7
88 서울올림픽 때 등장한 88 담배. 내가 생애 최초로 피운 담배가 바로 이 88이다. 88년도에 나왔지만 이후로도 꾸준히 팔렸던.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독서실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 번 피워봤더랬다. 그 때는 공부 잘 하는 착실한 학생이었기에 호기심에 피웠다가 혹시나 냄새나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겁나서 버렸던. 1갑이 아니라 1개피만 얻어서 호기심에 피워봤었다. 이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내 호주머니 필수품이 되어 버린 담배. 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구하기 힘들었던 럭키 스트라이크를 즐겨 폈었지.
#8
역시 부잣집이다. 당시 비디오 있는 집이 정말 드물었는데. 지금과 달리 그 때는 채널도 3개(MBC, KBS1, KBS2) 밖에 없었고(EBS가 있었나?) 재방송이라고 해봐야 토요일이나 일요일 낮에 일부 프로그램만 나오다 보니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이렇게 녹화를 했었다. 비디오 테이프에 대해서 잘 아는 이라면 녹화 모드가 SLP인가? 화질은 좀 떨어져도 테이프 하나로 3배나 많이 녹화할 수 있는 모드. 그게 생각나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