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내 닉네임을 붓글씨로 써준 새해 선물

#0

서로 연락처를 알고 있어도 자기 생업에 바쁘다 보면 연락 못 하고 살게 되는 게 당연한 듯 여겨지는 세상 아닌가. 그래서 뜬금없이 찾아주는 이들이 있으면 기쁠 따름이다. 그게 어떤 일 때문이든, 조언 때문이든 간에 찾아준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카톡 온 날 몇 년 만에 만나게 되고 말이다.


#1

젊은 시절 뭔가를 한답시고 했던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이. 역시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흰 머리가 늘어난 거 빼고는 똑같은. 그런 이들과 함께 하면 늙었다는 걸 못 느끼겠다. 그 때 그 시절처럼 똑같이 대하니까 말이다.


#2


행서체로 쓴 붓글씨. 새해 선물이다. 문득 내가 떠올라 내 닉네임을 적어서 새해 선물로 보내주려 했는데 이름 한자를 몰라서 카톡으로 물어봤었던. 참 맘에 드는 선물이다.


여전하다.

글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나는 내 스스로가 바보 됐다.

병신 됐다.

그리 느끼는데.

예전의 내가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된.


그래도 이 붓글씨를 보고 있노라면, 나답지 않은 생각에 사로잡힌 내가 좀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카톡 프로필 메시지도 '나답게!'라고 했으면서 말이다. 나답게. 실패는 있을 지언정 포기란 없다. 포기하지 않는 한, 끝난 게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많이 드는 생각. 역시 상황에 따라 사람들은 태도가 달라지는구나. 예전 같으면 욕 한 바가지 해주겠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러려니 할 뿐. 그런 인생을 사는 이들도 있으면 아닌 사람도 있는 거고. 또 내가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인생에 답은 없다. 그냥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을 뿐. 칼을 간다 뭐 그런 생각 없다. 그냥 이제는 남보다는 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라 본다. 뭐든 때가 있는 법. 아직은 때가 아닐 뿐이다. 나는 그리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