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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는 디지털을 최대한 활용하지만 아날로그가 좋을 때도 있다

#0

이번에 개발하면서 내가 사용한 A4 용지가 몇 장인지 모르겠다. 대부분 이면지인데 나는 A4 용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그리 없다. 회사에서도 설립할 때부터 내부에서는 문서를 안 만들었다. 대부분 구글 문서를 활용했기 때문에. 그래서 프린터도 없었다. 있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수준이고.


#1

그런데 유일하게 A4 용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기획할 때다. 내 생각을 정리할 때는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거보다는 내가 직접 펜을 들고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게 가장 좋다. 그게 또 가장 머리 속에 오래 남는다. 글 쓰는 거나 그런 거는 내 나름 정리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어떤 답을 내리는 게 아니라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는 끄적거리는 게 가장 좋다. 


#2

나는 메일도 처리한 거는 지워버리고, 처리되지 않은 것만 메일함에 둔다. 그래서 메일함에 메일이 있으면 처리하지 않은 게 있다는 뜻으로 가끔씩 싹 비워버린다. 한 번에 다 처리해버린다는 뜻이다. A4 용지도 마찬가지다. 끄적거린 거 하나씩 지워가면서 다 지우면 A4 용지 찢어버린다. 근데 최근에는 A4 용지가 쌓였다. 그만큼 복잡하게 생각하다 보니 그런 건데, 그러다 처리되고 다면 찢어버리는 A4 용지가 많다. 여러 장을 한 꺼번에 찢어버릴 때 기분 좋다. 뭔가를 끝냈구나 하는 생각에.


#3

최근에는 이런 게 너무 많아서 메모지를 샀다. 원래 다이어리 같은 것도 안 쓰는 나다. 왜냐면 대부분 디지털화시키기 때문에 다이어리 이런 거 쓰지 않아서다. 근데 다이어리는 아니지만 메모지를 산 이유는 너무 정리할 게 많아서다. 물론 나는 애플 빠는 아니지만 구글 빠이기에 구글 Keep을 즐겨 쓰긴 하지만 개발할 때는 구글 Keep을 사용하지 않았다. 메모지와 이면지만 사용했다.


#4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줄어든만큼 또 추가된 것들이 많아 이면지는 줄어들어도 메모지에 적힌 것들은 늘어가는데, 언젠가는 다 하겠지. 물론 다 한다고 해도 그 때가 되면 또 해야할 게 생기겠지만, 한 번 한 거는 다시는 안 건드리도록 그렇게 신경 많이 쓰면서 개발하고 있다. 물론 업그레이드는 있겠지.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기초적인 대부분은 다 끝난 듯 하다. 뭐 사실 2달 전부터도 오픈해도 될 거 같은데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내가 싫었을 뿐. 저기까지는 해둬야겠다는 생각이어선데,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그러나 오픈하고 난 다음에도 더 피치를 올려서 내가 하려고 했던 것들 해야할 듯.


#5

그러고 보니 요즈음은 개발자가 된 듯하다. 물론 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혼자서 다 하고 있지만, 누워서도 머리 속에는 로직을 그리고 있을 정도니. 마치 당구 80이 누우면 천장에 당구공이 보이듯이 말이다. 나는 태어나서 내 업을 개발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강사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강사로 돈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길을 걷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좋은 대학 나와서 수능 강의하는 사람들 이해 못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돈이 되니까 그거 한 거고 결국 그런 사람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은 잘 벌겠지.) 요즈음은 개발자로서 살고 있는 거 같다. 언젠가는 위임하겠지만 정말 제대로 된 사람 아니면 위임할 생각이 없다. 분명 뜻이 있으면 그런 사람 만나게 될 거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