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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똑똑하지만 위대하지 못한 이유 1

#0

나는 소위 말해서 수능 스타 강사들을 보면서 이해 안 가는 게 있다. 그거 하려고 그렇게 공부해서 그 대학 갔니? 나는 그네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면, 그냥 돈 많이 주니까 하다가 돈이 되니까 그 길로 빠진 거다. 자본주의 하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돈이란 건 필수 조건이지만, 다른 가치보다 돈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그저 그런 이들이라 생각한다.


#1

내가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이유. 나도 한 때 강의로 돈을 벌었다. 물론 수능 강사가 아니라 IT 강사로. 그때만 해도 각광을 받던 시절이었고, 일주일에 지금의 내 월급을 벌 정도였다. 그 때는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이었으니 1년 하면 강남에 집 산다는 말이 나돌 정도. 그러나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던 건 나는 강사로서의 내 삶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강사인가? 아니다. 사람들을 가르치는 게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2

혹 나의 과거를 아는 이들은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저 사람은 뭐 전문이야? 이거 가르치고 저거 가르치고. 그렇다. 시스템 가르쳤다가 Database 가르치고. 내 전문 분야라는 게 없었다. 그 때 내가 가졌던 생각. 그거야 하나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 브랜드 만들려고 그런 거지. 나는 내가 알고 싶어서 공부하고 아니까 가르쳤던 것일 뿐. 그리고 그렇게 넓게 공부하다 보면 서로 공통 분모가 보이는데 그런 걸 파악하면 다른 거 쉽게 파악한다


#3

우리나라에는 똑똑하긴 하지만 위대한 이들이 별로 없다. 벤처들도 그렇고. 다 그냥 고마고마. 물론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나는 그네들과 비교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건 별로 개의치않는다. 왜? 내가 기회가 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니까. 우리나라 벤처는 벤처라기 보다는 돈 놓고 돈 먹기 식이 강하고, 벤처한다는 것들이 장인 정신은 없고 그냥 회사 팔아서 한 몫 챙기려는 애들만 드글드글한 곳 같다. 그러니까 이런 구조 속에서는 결코 구글과 같은 그런 위대한 기업이 나올 수가 없다고 본다.


#4

이 모든 게 결국 교육 문제다. 사교육비를 그렇게 쓰면서도 헛교육 하고 있다. 그런 속에 강사들은 수익을 내고 있는 거고. 그게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참 답답한 현실이다. 자신이 수능 강사라고 내 글 보고 뭐라 하지 말고.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히 생각해봐라. 자신이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 강사되려고 공부했었는지. 그리고 수능 강사를 우연찮게 하다가 왜 그 길로 빠지게 되었는지. 다 돈 때문이다. 수능 강사는 교육자도 아니다. 그냥 애들 등쳐먹는(잘못된 우리나라의 교육열 때문에) 이들일 뿐. 물론 그 중에는 썩 괜찮은, 마인드 있는 강사도 간혹 보인다. 이 강사는 좀 틀리네. 뭐 그런. 그러나 대부분 보면 자기가 똑똑한 줄 안다. 왜냐면 항상 상대하는 게 자기 급이 아니라 고등학생들 상대하니까 그런 거다. 물론 그 중에 똑똑하다 싶은 강사 있긴 하다. 그러나 위대한 강사는 없다. 


#5

꼭 위대해지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니다. 그러나 위대라는 말 속에는 가치라는 게 내포되어 있다. 가치라는 건 한낱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거에 대해서 얘기해보라면 한 마디도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요? 돈 많이 주면 좋죠 대답하는 게 고작인 게 우리나라 현실. 다 철학 교육의 부재 때문이라 생각한다. 교육이 없으면 스스로 터득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물론 쉽진 않지만) 그냥 눈에 보이는 거 쫓아가기만 바쁘다. 그만큼 빨리 변하는 세상이다 보니까. 거기에 빠지면 결국 딸려가는 거다. 강물에 떠밀려서 흘러가듯. 절대로 위대한 생각은 할 수도 없고 고마고마하게 살아가는 거다.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의 문제가 아니라 말이다.


#6

페북은 내일 자정을 기해 비활성화 시킬 생각이다. 블로그만 한다.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원래는 기존 글들 정리 좀 하려고 했는데 안 할란다. 있는 그대로. 지금껏 10년동안 블로그 운영하면서 때로는 감정에 치우쳐서 적은 글도 있지만 그 또한 다 나의 흔적들이다. 그 때는 그랬던 거니까. 남들이 오해한다 해도 상관없다.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거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됐고. 그냥 나는 내 방식대로 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