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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게 진짜 부산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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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고향인 나는 영화 속에서 부산 사투리를 들어보면 이거 부산 사투리다 아니면 흉내내는 거다 알 수 있다. 물론 부산 사투리와 대구 사투리는 다르다. 확연히. 또한 부산 사투리와 마산 사투리도 조금은 차이가 있는데, 억양은 비슷해도 쓰는 용어가 다소 차이가 있다. 유투브 동영상 보다가 문득 생각나서 지금껏 영화 속에서 나왔던 진짜 부산 사투리들만 골라봤다.

#1
<바람> 복학생

물론 정우도 부산 출신이긴 하지만, 복학생 형님 역으로 나온 배우가 하는 부산 사투리가 더 오리지널에 가깝다. 사실 나도 부산 출신이고 토박이지만, 남들이 들었을 때는 부산 사투리 같지 않다고 하는 경우도 있거든. 

배우 정우가 나보다 5살 어리긴 하지만, 자신의 고등학교 추억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하니(원작이 정우다.) 이 영화 정말 리얼하다. 선도부, 불법 써클, 복학생 등. 내가 학교 다니던 때도 복학생이 있었다. 같은 학년끼리는 복학생한테 형이라고 하지만 문제는 선배들. 나이는 같은데, 선배인 경우는 사실 복학생이라고 해도 후배니까 용납이 안 되지.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보통 선배한테 대들고 그러면 묻는 게 그거다. "복학이가?"

그리고 선배들한테 뭘 잘못하면 선배들이 교실에 찾아오는 거. 나도 당해봤지. 나중에 선배들 교실(내가 기억하기로는 2학년 1반 문과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에 끌려가서 그 반 청소하던 선배들 모두한테 맞았던 기억이 있다. 원래는 그 선배들 중에 날 아는 선배 하나가 내 편을 들어주긴 했는데, 선배들이 때릴 때 하도 내가 잘 막다 보니 그 선배도 돌아서서 때리더라고. 헐. 아마 혼자서 그렇게 많은 인원들한테 둘러싸여 맞은 적은 내 인생에 그 날 이후로 없다. 이런 걸 모다라고 한다. 모다. 여러 명이서 한 명 때리는 거.

#2
<바람> 일진 선배

이 장면에서는 정우가 쓰는 말들 중에 나도 사용한 말들이 많다. 영화 <바람> 때문에 알려진 "그라마 안 돼에~~"는 글쎄 그냥 일반적으로 쓰는 말이고 그리 특색있는 건 아니었는데 영화 속 캐릭터가 참 맛깔스럽게 해서 그렇게 됐다는. 일진 선배 중에 "끄지라 씨발넘아" 했던 배우는 부산 출신이 아닌 듯. 부산 사투리를 잘 하긴 했는데, 억양을 들어보면 부산 사투리 흉내를 내는 거 같다. 일진 선배 중에 나머지 두 명은 부산 사투리 오리지널.

영화 <바람>이 정말 리얼한 그 당시의 부산 고등학생들 얘기인지라 공감가는 게 많다. 여자 하나 두고 3자 대면. 해봤지. ㅋㅋ 그리고 패싸움 날 뻔한 장소가 서면인데, 나는 지역이 그래서 서면이 아니라 남포동에서 놀곤 했지만 서면에서는 패싸움을 해본 적이 있다. 서면에 보면 싼 값에 술 마실 수 있는 데가 꽤 있거든. 쪽방같은 데서. 거기서 그랬다.

<바람>에서 다소 현실성 없는 부분이 패싸움한다고 뭔 그리 애들이 많이 가. 보통은 10여명이고, 나머지는 구경하러 가는 이들인데, 일진들이 싸우러 가면 거 애들 함부로 구경 못 한다. 어디서 깝이 안 되는 것들이 구경하러 따라와? 말이 안 돼. 그리고 1:1 대결을 다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선배가 정우한테 "한 다이 됐나?" 그러는데 보통 그렇게 얘기 안 했다. "다이 다이? 됐나?" 보통 이렇게 얘기한다.

#3
<범죄와의 전쟁> 마동석

<범죄와의 전쟁>에서 조진웅, 김성균도 부산 출신인데, 마동석이 쓰는 용어는 부산 사람이 많이 쓰는 말이 있다. 

- 똥 낀긴 소리: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면 쓰는 표현. 우리 때도 많이 썼던 표현
- 갈지마오: 또라이란 뜻.

김성균이 했던 "귓구멍에 X방망이를 박아뿔라" 이런 표현은 적어도 우리 때는 쓴 적이 없는 표현이다. 게다가 마동석의 X새끼 억양은 이게 오리지널 부산 사투리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그에 반해 김성균은 조금 애매한. 부산 출신은 맞는데 오리지널 부산 사투리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뭐 부산 출신인 나도 가끔 그런 소리 듣기도 하는데 뭐.

그리고 부산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욕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약간 표현이 달라지곤 했다. "쒸봘럼아", "씨빠새꺄", "씨발럼아" 등 비슷한 듯 해도 사람에 따라 좀 다르긴 하다.

#4
정리해놓고 보니 부산 함 내려가고 싶네. 부산 친구 중에 갈지마오 하나 있는데, 같이 있으면 골 때린다. ㅋ 말술인데, 지난 번에 서울에 왔을 때 아... 강남에서 시비 거는데... 아... 참... 우리 나이가 20대도 아니고... 아... 참... 젊게 사네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이 들어서 그런 건 아니다 싶다. 그래도 그 친구 정말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친구. 내 부산 친구들 중에서 가장 믿을 만하고(돈 문제라 해도 믿을 만한 친구) 의리 좋은 친구다.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