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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잭 웰치의 또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자서전 <잭 웰치의 끝없는 용기와 도전>

잭 웰치 * 끝없는 도전과 용기
잭 웰치 지음, 강석진 감수, 이동현 옮김/청림출판

2004년 5월 23일 읽은 책이다. 잭 웰치. GE의 총수.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잭 웰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미국 GEneral Electronic 의 회장이었던 잭 웰치의 자서전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제야 읽은 이유는 그 두께 때문이었다. 보통 책의 2배 정도의 두께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결국 읽고 나서 올해 내가 다 읽기로 작정한 피터 드러커의 저서들 어떤 것보다도 더 나았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잘못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나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된 나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세계 100대 부자들의 리스트 중에 잭 웰치는 없다. 그것은 그는 전문 경영인이지 자신의 사업을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는 성공한 경영자로서 그리고 존경받는 경영자로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탁월한 뒷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탁월한 학벌(물론 박사이긴 하지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영업자 출신으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도 아니고 재무 관련 출신도 아니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연구원. 그래서 나 또한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진다.

1. 잭 웰치의 성격과 대기업의 보수주의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진 잭 웰치는 경영자로서의 잭 웰치였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인간적인 잭 웰치를 알게 되고 그러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하나 생겼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도 자연스레 해소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그것은 바로 잭 웰치라는 사람의 성격이 대기업이라는 조직 사회에 적합한 성격인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내가 대기업에 속하기를 싫어하고 내가 내 자신을 볼 때 조직 생활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생활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한 그러한 부분을 그는 어떻게 해소하고 나아갈 수 있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솔직히 이 점이 나에게는 엄청난 관심거리였다. 그것이 초반 읽을 때의 관심 거리라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내가 볼 때는 솔직히 운이 좋았다. 실력이 있고 노력하다 보니 운이 따랐다라고 하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운이 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순간 순간에 잭 웰치는 운이 따라주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순간에 그가 GE 에 남게될 수 있었던 그 운 말이다. 허나, 더 중요한 것은 그것 자체는 운이라 하더라도 그가 결국 이렇게 존경받을 업적을 이루어낸 것은 그였기에 가능한 그의 능력과 노력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 내가 몰랐던 잭 웰치의 일처리

잭 웰치를 보면서 나랑 비슷한 점이 퍽이나 많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랑 다른 점도 있었는데 그게 바로 일에 있어서는 냉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잭 웰치의 경영자로서의 모습과 인간적인 모습 즉 내가 예전에 어렴풋이 알던 잭 웰치와 현재 아는 잭 웰치의 차이인 것이다. 냉혈한 인간으로 생각되었던 것은 일에서만 그랬던 것이지 인간적인 부분이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에 있어서 그가 보여주는 부분은 사실 나에게는 놀라운 것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대기업이라는 조직 사회를 겪어보지 않은 나라서 사실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안 되지만 나는 그렇게 능력 위주로 사람을 몰아내는 것이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고 잘 할 수 없는 일로 생각하는데 말이다. 내가 배워야할 점이 아닌가 싶다.

3. 거대 조직 허나 의사 결정은 스피디

정말 정말 동감하는 부분이다. 거대한 조직이면서 의사 결정은 스피디 하게 한다는 그의 생각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내가 생각할 때 그가 처한 상황에서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과 회장이 되어서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큰 배는 움직이기는 힘들다. 허나, 움직이면 멈추기도 힘든 법이다. 이런 거대 조직을 언제든지 멈추고 언제든지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기동력을 가진다면 그보다 더 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How? 그 부분에서 잭 웰치는 탁월한 전략가이자 승부사였기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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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빨리 읽기 시작하다가 1/6을 넘어서서부터는 급속도로 읽는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경영 마인드나 그의 철학보다는 GE 속에서의 그의 일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기나긴 시간동안 읽은 책이긴 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 책의 전체 페이지 중의 가장 앞부분 100 페이지가 가장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