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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역 싱크홀 생겼던 날, 그 현장에 내가 있었다. 당일 기타규슈에서 신칸센 타고 후쿠오카 하카타 역에 내렸는데,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인지 운행을 안 하고, 조명도 많이 꺼져 있어서 정전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하카타역에 싱크홀 생긴 거 때문이더라는. 일본에서 스마트폰으로 국내 포털 접속했다가 알게되었다. 어쩐지 좀 이상하긴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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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역 구내가 어둡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쪽에 보이는 조명? 저건 리포터들이 방송하기 위해서 방송국에서 가져온 조명들이다. 어쩌면 자료 화면에 지나가는 내가 찍혔을 지도 모를 일. 여러 방송사에서 와서 어느 방송사는 저기서, 어느 방송사는 하카타역 정문 앞에서 방송하고 있더라고.
#2
혹시나 싱크홀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사고 현장쪽으로 갔다. 사실 사고 현장이 어딘지 몰랐는데 하카타역 무슨 도로라길래 지도 보고 확인해서 갔다는. 헐. 전날만 해도 그냥 지나쳤던 길이었는데... 여튼 하늘에는 헬기 몇 대가 다니더라. 뭐 구조용 헬기는 아니고 방송 촬영용 헬기가 아니었나 싶다. 생각보다 헬기 소리 크더라. 건너편에 보이는 도로 중간에 싱크홀 생긴 거임.
근데 사고 현장 치고는 글쎄. 뭐랄까 전혀 사고 현장 같은 그런 느낌이 안 들더라. 잦은 지진으로 인해 뭐 이 정도는 큰 사고 아니라고 취급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별다른 통제를 그리 하지는 않더라고.
#3
그래도 가까이 가니 펜스 쳐두고 출입통제하더라. 그렇다고 사람이 서서 돌아가세요 뭐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표시만 해뒀다는. 사람들도 내가 사진 찍은 자리에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제 갈 길 가고.
안에서는 뭐 복구를 위해 이런 저런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일본을 처음 방문하면서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상당히 체계적이고, 개개인이 자기 맡은 바 본분에 충실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다. 꼭 외국에 가서 외국보고 좋다 얘기하는 그런 의미에서가 하는 얘기 아니다. 내가 중국은 좋다 얘기하든? 일본에 가봐라. 배울 거 많다고 본다. 따라잡으려면 시간 좀 걸릴 듯. 중국? 경제 발전 많이 했어도 우리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다 본다. 뭐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