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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좀 사먹었다. 확실히 사람이란 경험을 통해서 적응을 하게 마련이다. 두어 번 중국 다녀보면서 중국 음식이 내 입에 잘 맞지도 않고, 음식점에서 영어도 잘 안 통하고, 메뉴판에 사진이 없거나 영문으로 적혀 있지 않은 경우도 많고, 혼자 다니다 보니 피크 타임에 음식점 들어가기도 그랬던 경험 덕분에 톈진에 갔을 때는 그냥 지나가다가 맛있어 보이면 사먹는 식이었지. 길거리 음식 생각보다 맛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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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길거리 음식 사먹는 법
뭐 친구들이랑 같이 가면야 우리말로 떠들면서 뭐래? 하며 사먹으면 되겠지만 혼자서 사먹기 위한 요령을 알려주자면 일단 먹을 만한 음식이 눈에 들어온다 하면 주변을 배회. 누가 사먹으면 어떻게 주문하는지, 어떻게 요리하는지 일단 지켜보고 따라서 사먹으면 된다. ㅋㅋ 왜냐면 그냥 이거 주세요 하는 게 아니라 토핑을 뭘로 할 지 등을 물어보곤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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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먹었던 길거리 음식은 바로 저기. OO면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국수인가 싶었는데 국수는 아니더라고. 지나가다 냄새 맡고 사먹어야지 했던.
이게 면이다. 이걸 이렇게 철판에 구워서 잘게 쪼개서 주더라고. 일단 여기까지는 내 소니 A7. 이하는 아이폰. 이거 찍고 나서 소니 A7은 장렬히 전사했다. 소니 A7 배터리 조루거든. 그래서 보통 소니 A7 들고 다닐 때는 배터리 3개 들고 다니곤 하는데, 요즈음에는 잘 들고 다니지도 않거니와 이 날은 들고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분의 배터리 없이 갔다. 한국에서도 뭐 사진 찍으러 가는 게 아니다 보니 배터리 하나 밖에 안 들고 왔었던 거거든.
옆에 소시지 잘라놓은 거 있는데, 소시지 말고 다른 걸 선택할 수 있는데, 글쎄 그 고기는 양념이 되어 있어서 왠지 잘못 선택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무난하게 소시지를 선택했던 거다. 난 처음 보는 거 잘 안 먹어. 특히 고기같은 거는 더더욱.
면과 소시지, 야채와 함께 익힌다. 거기다가 계란 하나 탁 풀어주고. 아래쪽에 꼬치 같은 거 있지? 이거 아니면 소시지 선택하는 거였심.
그리고 향신료 얼마나 넣을 지 물어본다. 사진에서 보면 맨 오른쪽에 있는 빨간색 고춧가루 같은 거. 그거 중국 향신료인데, 많이 넣으면 못 먹어. 그렇다고 안 넣고 먹자니 중국에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 조금만 넣어달라고 했지. 중국 향신료 내 입맛에는 안 맛거든. 태국 향신료처럼 말이지.
그렇게 해서 이렇게 담아준다. 면이 마치 대파 같지 않나? 맛없어 보이나? 엄청 맛있었다. 적어도 나는 그랬어. 왜? 내 입맛이 아주 저렴하거든. 비싼 음식 먹는다고 해서 우와~ 욜라 마시써~ 이러지 않지. 이 정도 가격에 이런 거 먹을 바에는 차라리 삼겹살 먹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하는 나인지라.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 음식은 참 나란 녀석의 입맛에 잘 맞는 거 같다. 내가 톈진에서 먹었던 음식 어떤 거 보다도 이게 젤 맛있었다니까. 진짜로. 야채까지 그냥 싸그리 다 먹었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