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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가는 법이야 엄청 많겠지. 부산에서 서울 가는 법과 매한가지로. 그래서 여기서 일일이 모든 루트를 설명할 순 없고, 내가 겪은 바에 근거하여 정리하는 셈치고 적는다. 왜? 나도 엄한 블로그 글 보다가 헛수고한 적이 있거든. 그래서 블로그 글은 장님이 코끼리 코 만지고 코끼리 묘사하는 글들 많다니까. 그래서 신뢰를 잘 안 해. 그러나 왜 내가 그 글을 보고 만리장성을 갔냐? 시간이 별로 없어서 일단 이동했던 거거든. 여튼. 그렇게 헛수고하고 나서 들었던 생각. 역시 블로그 글은 주인장을 신뢰하지 않는 이상은 믿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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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톈위 장성 vs 팔달령 장성
만리장성을 가려고 이리 저리 정보를 찾다 보면 몇몇 장성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얘기하면 그 긴 만리장성을 다 둘러볼 수는 없고 몇몇 코스가 있는데 어느 코스를 선택할 거냐는 얘기다. 장성을 창성이라고 표기하기도 하고 무톈위를 모전욕이라 표기하기도 하는데 다 같은 말이다. 중국식 발음이냐 한국식 발음이냐 뭐 그런 차이라 생각하면 된다. 각 코스별로 가는 길이 다르다 보니 어느 코스로 갈 건지를 우선 선택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는 무톈위 장성을 선택했다. 왜냐면 나는 사람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왜 놀이동산에서 기구 하나 타려고 오래도록 줄 서야 하는 거나 맛집에서 식사 한 끼 하려고 줄 서야 하는 거 안 좋아라한다. 그렇게 기다려서 경험해보고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생각든 적 별로 없다. 대부분 유명세에 걸맞는 뭔가를 제공해주는 경우는 없더란 얘기. 그래서 나는 그런 경우에 피한다.
만리장성하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코스가 팔달령 장성에 가는 거다 보니 사람이 적은 무톈위 장성에 가려고 했던 거다. 이 이유가 가장 컸다. 뷰가 어떻다느니 하는 그런 얘기는 내게 크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던 것. 결국 팔달령 장성을 다녀왔지만 다녀와서 느낀 바를 얘기하자면 팔달령 장성이나 무톈위 장성이나 아마 뷰는 별반 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뭐랄까. 남한 산성 왼쪽에서 걸어가보느냐 오른쪽에서 걸어가보느냐의 차이? 내가 볼 때는 뷰가 어떻다느니 하는 얘기는 그냥 자기는 무톈위 장성 갔다 왔으니 하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
고로 무톈위 장성, 팔달령 장성 그 외의 다른 장성(기억은 안 나지만 또 코스가 있다.) 중에 어디를 갈 거냐는 결정은 뷰가 아니라 내 이동 동선을 고려해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다만 사진으로 확인해보면 만리장성 올라가서 본 뷰는 별반 차이 없다 보지만 장성 올라가기까지의 시설이나 그런 건 무톈위 장성이 잘 갖춰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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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톈위 장성
무톈위 장성을 가는 방법도 여러 가지겠지. 베이징에 살면서 베이징 지리를 빠삭하게 안다고 하면 내 글이 허접하게 보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분명 얘기하지만 나는 내 경험에 근거하여 나는 이런 적이 있다는 정도에서 참고하길 바란다. 밤을 새고 아침 일찍 나선 이유는 베이징에서 무톈위 장성 가는 버스 867번이 동직문 시외버스터미널(2호선 동직문역이랑 연결되어 있다.)에서 아침 8시 30분이 막차라고 해서다. 그래서 허겁지겁 나왔던 것.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동직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867번 버스 노선표는 찾을 수가 없었고(866번인가는 본 거 같다.), 번역 어플 이용해서 보안 요원에게 물어봐도 중국말로 하는 답변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시외버스터미널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주변 버스 정류장을 둘러봐도(우리나라 광역 버스와 같이 일반 버스 정류장에 서는 게 아닐까 싶어서) 없다. 폭풍 검색 후 알게 된 사실. 867번 버스는 성수기 때에만 운행한다. 니미. 성수기가 10월까지란다. 정확하게 10월 몇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꼭 867번 버스를 타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다른 버스가 있다. 916번. 그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본 번호였지. 그러나 그걸 타지 않았던 이유는 밤새고 나와서 베이징에서 무톈위 장성까지 가는 2시간 좀 넘는 시간에 잠을 자려고 했었는데, 916번은 종점이 무톈위 장성이 아니었거든. 자다가 지나칠 수도 있는 문제고 또 내려서 택시타고 가야 하더라고. 물론 더 자세히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또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팔달령 장성을 가기로 하고 지하철 타고 2호선 지수이탄역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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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령 장성
팔달령 장성 가는 법은 매우 쉽다. 지하철에서 검색하다 보니 잘 정리해놓은 블로그를 봤지. 무톈위 장성 갈 때 참조했던 블로그는 지 혼자 간 게 아닌 거 같애. 여럿이 같이 가다 보니 지는 그냥 따라가면서 사진만 찍었을 뿐. 그러니 모르지. 그런 건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라고 부른단다. 그냥 따라가면서 구경하는 것. 그건 개나 소나 다 해. 팔달령 장성 가는 법을 적어놓은 블로그는 자유 여행객들을 위해 베이징에 사는 블로거가 적어둔 거라 자세히 적혀 있더라고. 그거 보고 가니 하나도 안 어려워.
일단 팔달령 장성 가는 법은 지하철 2호선 지수이탄역 A 출구로 나온다. A 출구로 나와 877번 버스를 타야 되는데, A 출구로 나오면 877번 버스 어디서 타야되는지 이정표가 곳곳에 있어서 버스 타는 데까지 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 A 출구 나오다 보면 보여. A 출구로 나오면 왼쪽 오른쪽 두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 왼쪽 방향.
가다 보면 도로에 이렇게 표시도 되어 있고. 300이라고 적혀 있는 거 그게 도보로 300m란 얘기다.
이정표가 곳곳에 이렇게 있으니 어렵지 않아.
그렇게 해서 이걸 찾으면 된다. 마치 경복궁에서 삼청동 갈 때 있는 동십자각과 같은 건데 덕승문이라고 한다. 지금 바라보는 방향 왼쪽편에 버스가 주루룩 대기하고 있지. 여기서 왼쪽으로 가다 보면 도랑 하나 있고 다리 하나 있다. 지수이탄역에서 B2 출구로 나와 도랑따라 직진하면 여기로 연결돼. 그러니까 A 출구 아니라 B2 출구로 나와도 된다는 얘기. B2 출구가 더 거리상으로는 유리하겠더라고. 만리장성 구경하고 돌아오면서는 B2 출구로 들어가서 알게 된 거지.
덕승문 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 저기서 줄 서서 버스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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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들어가보면 877번 버스 타는 데가 나온다. 여기서 줄 서서 탑승하면 되는데, 탑승 시에 12원 주면 종이 티켓 준다. 내가 갔을 때는 12원이었는데, 가격이 오를 수도 있으니 그건 알아서... 운행 시각은 다음과 같다.
① 4월 1일 ~ 11월 15일: 아침 6시부터 점심 12시 30분까지
② 11월 16일 ~ 3월 31일: 아침 6시 30분부터 점심 12시 30분까지
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이 좀 넘는 듯. 정확하게 재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