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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중국 베이징 천안문: 웅장함 외에는 경복궁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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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을 갔다 와서 두 번째로 간 곳이 천안문이었다. 베이징에 있으면서 오며 가며 천안문을 못 본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보기 위해서 시간 내서 갔던 것. 지하철역으로는 천안문서역, 천안문동역 두 군데 어디에 내려도 상관없다. 천안문서역과 동역 중간에 천안문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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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서역에서 천안문쪽으로 향하다 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다. 천안문에 들어가기 위해 보안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었던 것. 아마 동문으로 가도 매한가지일 듯 싶다. 물론 천안문 앞쪽에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인도가 있다. 거기 걸어가면서 천안문을 볼 수는 있겠지만 가까이서 보지는 못하니까 제대로 보려면 보안 검사받고 들어가야 된다. 중국은 이게 짜증나. 어디를 가든 보안 검사. 근데 천안문은 특히 더 심했던 듯. 베이징 지하철 노선도나 베이징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정 중앙에 천안문이 있거든. 그러니까 중국의 수도 베이징. 베이징의 가장 중앙에 위치한 천안문. 중국에서는 의미있는 장소여서 보안 검사가 더 심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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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상

우리나라 경복궁에는 해태상이 있는 반면, 중국 천안문에는 사자상이 있다. 양쪽으로 하나씩. 서쪽에 있는 거 그러니까 위의 사진(내가 천안문서역에서 내려서 왔으니까)에 있는 사자상은 암컷, 사진에는 안 나오는데, 오른쪽 발이 좀 높게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발 아래에 새끼 사자가 있어. 그러니까 새끼 사자랑 놀고 있는 사자상이 암컷. 동쪽에 있는 게 수컷이란다. 설명에 그렇게 나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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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지나가다가 천안문 야경을 봤는데 볼 만. 우리나라 경복궁 야경 보는 거랑 비슷하다 생각하면 된다. 차이라고 한다면 천안문은 그 크기 때문에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고 붉은 색 담 때문에 그런지 인상이 강해. 해가 지면 상해 와이탄이나 톈진 진완 광장처럼 조명을 밝혀두어서 멀리서도 천안문을 잘 볼 수 있게 해두더라고. 위의 사진은 천안문 앞에 있는 가로등인데, 뭐 사방팔방 CCTV가 설치되어 있다. 뭐 그리 감시할 게 있다고. 좀 이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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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광장에서 바라본 천안문.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지만 일단 크다는 느낌만큼은 확실히 든다. 붉은 색 벽은 붉은 색 흙으로 발라서 그런 거.

천안문 광장에서 천안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건너던 금수교(Golden Water Bridge)에서 찍은 마오저뚱(모택동) 사진. 저거 보면서 어떤 생각했냐면 만약 내가 저기다가 돌을 던지면 아마 나는 사람들한테 그 자리에서 맞아죽겠지? ㅋㅋ

천안문 안에 들어서면 이런 광경이 펼쳐진다. 뭐랄까. 크다는 느낌 외에는 별다른 느낌이 안 들더라. 오히려 나는 경복궁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애국심이 투철한 그런 사람 아니거든. 내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싫어하는데. 왜? 친일파 자손들이 망쳐놓은 나라라서. 씨를 말려야 된다니까. 

이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점 없나? 나는 뭘 느꼈냐면 왜 천안문 안쪽에다가 가로등을 세우고 나무를 심어서 뷰를 망쳐놨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란 게지. 뭔가 인위적인 가미를 함으로 인해서 원래의 가치를 훼손하는 듯 느껴졌거든. 내가 만약 중국의 문화재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는 관리하지는 않을 듯 싶다. 그래도 자금성(고궁박물원) 내는 이렇지 않은 듯. 물론 안 들어가봤지만 사진으로 보면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5

지나가다 보니 매표소가 있다. 보니까 Gate Tower 그러니까 천안문 위에 올라가는 입장권이었다. 

가격은 15위안. 

그 옆에 보니까 가방 체크하는 데가 있더라고. 들어갔지. 근데 가보니 가방 맡기는 데더라고. 그래서 그냥 나왔네. 근데 나중에 보니까 여기에 가방 맡겨야 들어갈 수 있더라고. 천안문 위에 올라가려면 가방 못 들고 들어가. 

여기가 천안문 Gate Tower 들어가는 데다. 표 보여줘야 입장 가능한데, 가방 못 들고 가. 저기 서 있는 보안 요원한테 카메라는 들고 들어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바디 랭귀지로) 그건 괜찮단다. 그래서 다시 가방 맡기는 데에 가서 가방 맡겼다.

가방 맡기는 데에도 돈 들어간다. 어떤 가방이냐에 따라 가격이 틀리더라고. 나는 2원 내고 맡겼다.

그럼 이런 번호표 준다. 나중에 제시하면 해당 번호에 보관하던 내 가방 꺼내 줘.

들어가면 또 보안 검사한다. 아. 짜증. 근데 여기는 라이터도 못 들고 들어가게 하네 그려. 그래서 라이터 여기서 하나 또 뺏겼다. 중국 가면 도대체 라이터를 몇 번씩 뺏겨야 하는지 원. 절대 중국 들어갈 때는 라이터 좋은 거 들고 가지 말고 불티나 가지고 가라. 그리고 이걸 미리 알았다면 가방에다가 라이터 넣어뒀으면 됐을텐데 말이지. 천안문 구경하고 나와서 담배 피우고 싶어도 라이터가 없어서 못 피웠네. 니미.

#6

보안 검사 받고 들어가서 천안문 Gate Tower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뭐 볼 게 있을까 싶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보고 가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지. 사실은 많이 고민했었다. 왜냐면 여기는 볼 게 없을 거라 생각했고, 자금성 그러니까 고궁박물원은 너무 볼 게 많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고궁박물원으로 바로 갈까 했지. 그러나 내가 여기를 택한 이유는 아마도 고궁박물원은 한 번만에 보기 힘들 거라 생각해서다. 경복궁도 나는 한 번에 다 못 둘러봤거든. 꼼꼼히 살펴보면 그렇다. 그래서 앞으로 몇 번은 와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어차피 오늘은 만리장성 갔다 오느라 시간도 많이 허비했으니 여기 들리자 해서 간 거다. 

천장. 건축 양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얼핏 보기에 경복궁과 비슷하다.

천안문 Gate Tower에 올라서 바라본 인민영웅기념비와 마오쩌둥 기념당. 인민영웅기념비야 중궈인에겐 의미 있겠지만 나에겐 의미가 없고, 마오쩌둥 기념당에는 마오쩌둥의 시신을 부패하지 않게 처리하여 전시해뒀다고 해서 한 번 가보고는 싶었지만 시간이 날 거 같지는 않았다. 만리장성 갔다 온다고 반나절을 써버린 탓에. 뭐 베이징이야 다시 올 거니까 그 때 봐야지. 게다가 동 틀 때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국기 게양하는 거 보는 사람들 많다던데, 그 때 와서 보면서 인민영웅기념비도 보고 하면 될 듯. 영상 찾아보니 있네.

내부에 들어가면 위와 같은 사진들로 꾸며진 천안문의 역사와 설명들 그리고 중국 역대 국가 주석들에 대한 사진과 소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다 중국어로 되어 있다. 한글 서비스까지는 내가 바라지도 않아. 적어도 영어는 적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나는 이런 거 보면서도 아직 중국은 멀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중국어다 보니(중국 인구가 많아서 그래.) 걔네들은 영어 안 가르치나? 기본적으로?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왜 그런 생각이 들었냐면 지나가다가 영어로 물어보잖아?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당황하고 머뭇머뭇 거릴텐데, 중국인들은 중국말로 뭐라 뭐라 하면서 지가 답답해 하더라고. 아.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러니까 모르면 무식한 법이거든.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우다 보니 잘 하지 못해도 알기는 아니까 머뭇거리는 거지만 중국인들은 아예 배우지는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는 게지. 어쩌면 자부심이 강해서(뭐가 자부심이 강한 지 나는 도통 이해 불가. 뭐같은 상형문자에 표의문자 조합으로 만든 글자가 아닌 그림을 가지고) 제일 많이 쓰는 언어니까 영어 안 배워 니네들이 우리말 해 뭐 그런 건지도 모를 일.

#7

천안문 Gate Tower 둘러보고 내려와서 천안문 비슷한 문 하나 더 있거든. 거기 지나쳐서 찍은 사진이 위의 사진이다. 

근데 지도를 보면 천안문과 자금성(고궁박물원) 들어가는 입구 사이에 분명 천안문 같은 문 하나 더 있는데 표시가 안 되어 있는 거 같다는. 여튼 천안문 같은 문을 하나 더 지나면 다시 천안문 쪽으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되어 있다. 거기 보안 요원이 지키고 서 있어. 그러니까 들어가면 더 가서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둘러서 나가든지 아니면 자금성(고궁박물원)에 입장하든지 해야 한다.

자금성(고궁박물원) 입장권 판매소다. 기다리다가 못 샀다. 사람도 별로 없는 거 같은데 왜 못 샀을까? 시간 때문. 내 차례가 되었는데 그냥 창구 닫아버리더니 안에서 블라인드 내려버리더라고. 헐. 

안내판의 설명을 읽어보니 비성수기 때라 3시 30분에 마감. 자금성(고궁박물원) 입장은 4시까지인가로 알고 있었는데 입장권 판매는 입장 마감 시간의 30분 전이라는 건 몰랐네 그려. 얄짤없네.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일단 줄 선 사람들은 표를 구매할 수 있게하고 더이상 줄을 서지 못하게 할 듯 싶은데 말이지. 그래도 뭐 괜찮다. 왜냐면 어차피 자금성(고궁박물원)은 하루에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늦어서 잠깐 본다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금성(고궁박물원) 들어가는 입구에서 사진 찍고 돌아갔다. 웅장함. 그거 하나만큼은 들더라. 안에 들어가면 영화 <마지막 황제>의 장면이 떠오르는 장소도 있겠지? 다시 올 때는 꼭 찾아가보마.

#8

나는 오른쪽 그러니까 동쪽편으로 돌아서 나왔다. 자금성(고궁박물원) 둘레를 따라 길이 나 있던데, 호수가 있더라.

그리고 이런 버스가 지나다닌다. 얼마더라? 가격은 얼마 안 했던 거 같은데 안 탔다. 물론 만리장성 갔다가 온 후라 다리가 좀 아프긴 했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하고 싶어서 말이다. 

#9
에피소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다. 길 따라 음악 들으면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나보고 사진 찍어달라는 시늉을 하는 여자가 있었다. 상당히 이뻤다. 내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베이징에는 간혹 오~ 이쁘다 그런 여자를 볼 수 있거든. 그런 류의 여자였어. 패션 센스도 있긴 했지만 옷을 봤을 때 그리 비싸지는 않은 듯한 옷이었고. 이어폰을 빼고 "Photo?"라고 했지. 가끔씩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 나 영어 무척 잘 하는. 아니. 별로 못해. 의사소통은 거의 단어와 단문 중심이고. 그냥 하는 거야. 대신 당황하지도 않고 쪽팔려하지도 않아. 거 영어 잘 한다고 똑똑하다 하면 미국인들은 죄다 똑똑하게.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 근데 이뻤거든. 그래서 이어폰을 빼면서 물어본 거야.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그러면서 나한테 자신의 폰을 건네주더라고. 그리고 포즈를 잡더라. 어~ 포즈 잡는 폼이 좀 괜찮네. 모델인가? 뭐 그런 생각도 살짝 들었다. 키도 나만했거든. 여자 키가 그 정도면 상당히 큰 편이잖아. 물론 지하철에서 보면 거구의 여성들도 심심찮게 보이기는 하더라만. 그렇게 사진을 찍어주고 헤어졌지.

근데 가는 방향이 같네. 게다가 혼자 왔네. 어허라. 신호등에서 마주쳤지. 돌아보는데 아는 척을 한 거야. 웃더라고. 그래서 말을 걸어서 대화를 했지. 근데 그 때 인도쪽 사람 같은데 영어를 쓰니까 나보고 길을 물어보더라고. 중요한 순간에 말이지. 이제 말 걸었는데. "바이두 맵 쳐봐 새꺄~" 하고 싶었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근데 그 이쁘장한 여자애 안 가고 있네. 신호등 초록색으로 바뀌었는데도? 오호라. 이거 뭔가 되는가 싶었다. ㅋㅋ 그리고 나서 대화를 하면서 걸었지. 청도에서 왔다더라고. 그러니까 칭다오 말하는 거여. 

근데 영어를 그리 잘 하지는 못하는 거 같애. 알아들을 때도 단어를 몰라서 갸웃 거리기도 하고, 잘못 알아들을 때도 있고, 표현을 잘 못하더라고.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음. 하는 그런 식. 겉으로 보면 이쁜 한국인 같기도 해. 나중에 칭다오 가서 느낀 거기도 하지만 칭다오는 뭐랄까 순수한 혈통의 중국인이 아닌 듯 보이는 여자들이 꽤 있어. 독일 조계지였던 칭다오라 독일 피가 좀 섞인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단 얘기. 그러니까 걔네들 부모의 부모를 찾다 보면 외국인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여튼 칭다오 여자애들은 좀 괜츈.

호텔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던 그 여자. 호텔이 왕푸징에 있다는 거다. 나는 왕푸징에 가고 있었던 차였고. 사실 혼자였다면 왕푸징이 아니라 천안문 광장 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ㅋㅋ 그러나 잘 됐네, 나도 지금 왕푸징 가는 길이다 했지. 사실 천안문에서 왕푸징까지 얼마 안 돼. 지하철로 한 코스 정도. 그래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얘기나누자고 했거든. 근데 친구가 기다린다고 하더라고. 호텔에서. 근데 내가 볼 때는 그건 핑계고 좀 대화하기가 답답하니까 그랬던 거 같애. 그래도 가는 동안은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가긴 했거든. 못 알아들어서 좀 답답하기도 했지만 지는 나름 표현한다고 하는데 단어를 몰라서 답답하고 그랬으니. 

아쉽긴 하지만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오. 그러나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건 생략한다. 상상에 맡기갔심. 그래도 외국에 나가면 항상 이성간의 에피소드는 생기네 그려. 동양 여자면 나이 제대로 얘기하고, 서양 여자면 나이 10살 낮춘다. ㅋㅋ 그러나 이젠 안 될 듯. 염색하고 가야겠다. ㅋㅋ 그러면 가능할 지도. 몰랐는데 셀카 사진을 보니 음. 흰 머리. 잔 주름. 음. 나도 늙었어. 그래도 중국에서 알게 된 중국애 하나는 번역 어플로 이렇게 나를 이렇게 평가하더라. '잘 생긴 남자' 오~ 물론 나는 절대 내 자신이 잘 생겼다 생각해본 적 없다. 그래도 여자한테 들으니 기분은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