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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게이트
이런 거에 예민하지 않아서 몰랐다. 그냥 뭐가 묻은 거겠거니 했지. 액정 잘 안 닦거든. 그리고 닦을 때 보면 이런 게 티가 안 나서 몰랐지. 근데 이상하다 싶어 잘 살펴봤더니 마치 스마트폰 보호필름 떨어진 듯 하더라고. 검색해보니 스테인게이트라고 맥북 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모델 중에 일부 모델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란다. 최근에 나온 이슈가 아니라 시간이 좀 된 이슈이던데, 무상 수리해준다는. 물론 무상 수리도 기간 내에 해야 하던데 다행스럽게도 기간 내이기도 했고, 내 애플 케어 만료 전인지라 가능한 상황.
#1
애플 고객 센터 vs 서비스 센터
우선 애플 고객 센터에 전화 문의를 했다. 고객 센터는 일반적인 지원 업무고, 서비스 센터는 기술적인 지원 업무인데 애플 제품 사용하다 이런 업무로 전화해보는 건 처음이라 애플 홈페이지에서 문의할 사항들을 입력했더니 고객 센터에서 전화가 오더라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냐고 그러니 일주일 정도 걸린단다. 애플 정책 상, 수리할 제품을 입고하고 점검 후에 수리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 내 메인 컴을 맥북 프로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럼 일은 어떻게 하라고? 백업을 받아서 옮겨두고 하란 소리? 나머지는 윈도우인데?
#2
중앙집중식 서비스 센터
그래서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서비스 센터가 일산 이마트타운 2층에 유베이스라고 있더라. 전화를 했더니 ARS 응답이 나오고, 애플 서비스 센터로 연결되더라. 즉 유베이스에서는 응답을 할 수가 없고 애플 서비스 센터에서만 응답한다는 말. 애플은 서비스 센터 정책도 중앙집중식인 모양이다. 내가 왜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했냐면, 이거 스테인게이트 현상 맞고, 어차피 부품 신청하고 도착하려면 시간 걸리니 확인만 받고 나는 컴퓨터 사용하다가 부품 도착하면 갖고 와서 수리하면 안 되느냐고 문의하려고 말이다. 뭔 일주일을 맡기냔 말이지.
근데 애플 서비스 센터로 연결이 되고, 서비스 센터는 전화 안 받고.(서비스 센터에 문의하는 사람이 많은 듯.) 그래서 다시 고객 센터 전화해서 문의했더니 그건 서비스 센터에서 하는 일이라고 자기도 문의를 하려면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서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 솔직히 짜증나서 소리 높였다. 사실 소리 높여서 일 제대로 되는 거 하나 없다. 그래서 요즈음 화도 잘 안 내고 목소리도 잘 안 높이는데, 이 때는 그랬다. 내 과실로 인한 것도 아니고, 애플 측에서 과실 인정한 부분인데, 이거 때문에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하고, 서비스 센터에 문의하려 했더니 문의는 안 되고. 짜증났지.
그래서 고객 센터에서 서비스 센터로 문의해보겠다며, 해당 서비스 센터에 내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조 요청 가능한 지 여부를 문의해주겠단다.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을 대신해주겠다는 거지. 알았다 했다. 결국 입고하지 않고 확인 받고 쓰다가 부품 도착하면 1일 이내에 방문해서 수리받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3
일산 킨텍스 서비스 센터, 유베이스
킨텍스 제2전시장 근처에 있는 이마트타운 2층에 있다. 여기는 자주 다녀봐서 알지. 어머니께서 이마트타운에서 일하시니까.
#4
액정 수리가 아니라 상판 전체 교체
내 맥북 프로 오래 전에 떨어뜨려서 찍힌 데가 있다. 모서리 쪽에 말이다. 난 USB 포트 부분에만 찌그러진 줄 알았더니 여기도 살짝 찌그러졌네. 그리 심하진 않지만. 항상 전용 가죽 케이스에 넣고 다녀서 기억을 못했다. 근데 이거 때문에 애플 측에 문의를 해봐야 한다는 거다. 헐. 이거 때문에 수리해달라는 게 아닌데 말이지. 그게 액정만 수리하는 게 아니라 상판 전체를 교체하는 거라 그런 거란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면도 있다. 상판 찌그러진 거를 교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테인게이트 현상 무상 교체를 악용할 수 있기도 하니까. 흠. 좀 어이가 없었는데, 나는 상판만이 아니라 액정만 수리해달라고 해도 그렇게 안 된단다.
일단 인수증 받고, 기다렸다. 그리고 어제 전화가 왔다. 승인 나서 교체 가능하다고. 부품 도착하면 연락하겠다고. 6시 이후에서야 부품이 도착해서 오늘 오후에 방문해서 수리했다. 2시간 정도 걸린다더니 1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렸던 거 같다.
#5
뭐 깨끗하고 그런 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는 깨끗하고 그런 게 무슨 소용이랴. 기능만 잘 돌아가면 된다. 어차피 살 때나 좋다고 애지중지하지 좀 지나봐 별로 신경도 안 쓸 걸. 중요한 건 그걸 얼마나 활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맥북 프로는 정말 가치를 책정할 수 없다. 전세계 어디서든 나는 이 맥북 프로 하나에 인터넷 선만 빠르면 업무 가능. 15인치가 아니라 화면이 작지 않겠냐 싶지만 나는 애초부터 15인치는 나에게 무기였다. 무겁다는 뜻이다. 그리고 삶의 지향점 자체가 가볍게 살자기 때문에 작은 걸 좋아한다. 대신 집에서는 IPS LED 모니터 연결해서 듀얼로 사용하지만.
여튼 이번에 교체했다고 더 애정이 가고 그런 건 없다. 기계는 기계일 뿐이고 나는 잘 활용하고 있을 뿐이고. 살 때 3년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고급형(고급형만 SSD 지원해서)에 CPU, 램 업글해서 구매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3년이 아니라 4년 정도는 충분히 쓸 거 같다. 내가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도 아냐, 게임을 하는 것도 아냐(모바일 게임은 하는 게 있다만), 영상 작업을 하는 것도 아냐(나는 영상 작업도 기본적인 것만으로 끝낸다. 더 하고 싶은 생각 없다. 기본에 충실한 게 좋아.) 그러니 CPU나 램 등을 더 업글해야할 필요성 없다.
몇 달 뒤면 구매한 지 3년이 되고, 내가 생각했던 기간을 다 채웠겠다, 최근 맥북 프로도 이쁘게 나왔겠다 해서 업글하고 싶기도 하지만 굳이 잘 쓰고 있고 불편함이 없는데 업글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느리다거나, 불편하다거나 하는 부분이 생기면 몰라도. 그래서 업글 안 해. 그냥 죽 쓸 생각이다. 맥북 프로는 정말 잘 만든 듯. 뭐 다른 애플 제품들이 안 그렇냐만, 아이패드(프로 포함)나 맥북 에어는 나에게는 효용성이 없는 거라 의미가 없을 뿐이지. 그래도 산다면 애플 제품을 사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좋은 브랜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