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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656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류의 영화다. 물론 드라마 류라고 하더라도 휴먼 드라마를 가장 좋아하고, 이러한 로맨스 드라마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난 좋다. 이런 분위기 하면 딱 떠오르는 감독이 장예모인데, 장예모 감독도 예전의 장예모 감독이지 최근의 <그레이트 월>을 보면 요즈음에는 많이 달라진 듯. 시대가 변하면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고는 보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휴먼 드라마는 언제라도 환영받는다고 본다. 물론 돈벌이는 되지 않겠지만.
#1
내가 왜 이 영화가 답답하다고 하냐면, 그건 스토리 때문이다. 왜 벙어리가 된 여주인공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 알리지 않는가 하는 점이 도통 이해가 안 가. 아마 여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자신의 가족을 찾기 위해, 내가 왜 여기에 이렇게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리려고 할텐데 그러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게 답답하단 얘기지. 그래서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으로 스토리를 그려내면서 감흥을 주고자 했다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아.
#2
어떤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수많은 영화제에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은 하나도 못 했다. 뭔가 아쉬움이 있는 영화란 얘기. 2% 부족함이 있다는 얘기. 물론 영화제 심사위원의 눈이나, 영화평론가들의 눈과 내 눈은 다르기에 왜 그런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도 잘 모르겠다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토리와 캐릭터를 보는 내 관점에서도 좀 아쉬움이 있는 영화였다.
#3
이 영화에서도 보이는 일면이지만, 인간은 3자의 관점에서는 옳은 얘기 쉽게 해도, 당사자가 되면 얘기가 틀려진다. 그래서 내가 잘 쓰는 표현이 "옳은 얘기는 개나 소나 다 하지."다. 이런 거는 소셜 실험, 심리 실험에서도 많이 엿보인다. 사실 최근에 이런 저런 생각 많이 하면서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달리 조밀하게 분류를 하게 되더라.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몇 가지 분류로 나눠지더라고. 너무 단순하게 믿을 만한 사람, 아닌 사람 이렇게 나누는 건 아닌 거 같애.
여튼 자기한테 손해나면 그게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손해보기 싫어서 잘못을 행하는 경우 많다. 그걸 잘못되었다 나쁘다라고 얘기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인간이 그러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예상이 되면 그러할 것이라는 걸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 100에 90 정도는 그런 거 같다.
#4
나름 조금은 기대를 하고 봤는데, 다소 아쉬움이 남네. 요즈음은 이런 영화를 주로 찾아보게 되는 듯. 나이가 먹은 게야. 최근에 강남역 앞에서 후배 만난다고 기다리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늙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