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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배리 린든(1975):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본 스탠리 큐브릭의 18세기 서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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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694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글쎄. 나는 유명하다, 대단하다, 작품성이 높다 해도 내가 볼 때 아니면 아닌 거라서. 그렇다고 <배리 린든>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내가 관리하는 영화 목록에 많이 올라와 있는 영화길래 뭔 이유가 있겠거니 했다. 그 이유를 먼저 보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영화 보고 나서 왜지? 싶어서 찾아봤더니 기법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니까 현대 영화로 치자면 아바타? 그래비티? 뭐 그런. 인공적인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광과 촛불만을 사용해서 마치 18세기 당시 촬영한 것처럼 했단 얘기. 그러나 나는 영화를 기법이나 영화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접근을 하는 사람이니 그게 나에게는 크게 중요하진 않고, 그렇다고 <라라랜드>와 같은 미장센을 내가 느낄 수 있었던 영화는 또 아니고. 그렇다.

#1
3시간이라는 상당히 긴 러닝 타임. 1975년작이면 내가 태어나기 한 해 전의 작품이니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상당히 긴 러닝 타임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렇게 긴 러닝 타임의 영화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감정의 기복이 별로 없이 스토리가 전개되는 영화이기에 일반적으로는 지루하다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긴 러닝 타임의 영화라고 지루해하거나 그러진 않기에 그렇게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길긴 하다는 생각은 들 정도.

#2
주인공인 한 남자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누구나 세상을 살아보면 알 수 있듯 흥망성쇠가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다. 다만. 원래 서사극이 이런 식이라 이런 류의 영화가 안 맞는 사람에게는 또 별로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은 들더라. 그렇다고 서사극이면서 로맨스가 가미된 경우(뭐 예를 들자면, <파 앤드 어웨이>나 <아웃 오브 아프리카>)도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고 내가 그랬다는 건 아니고.

#3
나는 그리 높은 평점을 주지 않은 게, 왜 마지막 결투에서 주인공은 제대로 된 결투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일까에 대한 이유가 좀 명확하지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이렇다 저렇다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그게 영화 속에서 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아서 주인공 캐릭터를 좀 이해하지 못 하겠더라고. 그럴 수도 있다? 글쎄. 목숨을 담보로 그렇게 한다는 건, 겪어보지 않고서 쉽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긴 곤란하지 않나 싶다. 꼭 목숨이 아니라 하더라도 진짜 오지게 맞아보면 살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거든? 그냥 친구들 사이에서 치고 받고 하다 맞는 거야 쪽팔린다 뭐 그런 문제지만 오지게 맞으면 생각이 틀려져. 그래서 나는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그런다는 게 이해가 좀 안 갔던 게지.

#4
주인공으로 분했던 라이언 오닐이란 배우 참 잘 생겼다. 이 배우가 바로 그 유명한 <러브 스토리>의 남주인공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러브 스토리>를 그리 재밌게 본 사람이 아닌데, 어찌보면 그게 여배우가 영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 건지도 몰라. 만약 <천사의 사랑>의 여주인공 사사키 노조미 같은 배우가 맡았다면 얘기가 틀릴 수도 있었을 거라 보지. 사사키 노조미. 너어~~무 이뻐. 다만 올해 품절녀가 된다지? 그것도 15살 연상이랑. 

#5
영화에 대한 평점은 같은 영화라도 언제 보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거 같다. 아무리 내가 인문학적인 접근을 주로 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바타>와 같은 경우는 또 기법적인 측면 때문에 평점을 좋게 줬었거든. 오래 그리고 많이 영화를 보다 보면 점점 자기만의 영화관이 정립이 되는 듯. 

#6
그래도 이 영화는 OST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런 영화들 있잖아. 음악만 들어도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그런 영화 중에 하나다. 어떤 OST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