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뇌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에서 발췌하여 정리
뇌간과 뇌사
뇌간은 숨쉬는 기능과 같은 중요한 반사 작용을 담당한다. 우리 몸에 탄산가스가 어느 정도 차 오르면 이러한 정보가 뇌간으로 전달된다. 이곳에서 가로막과 가슴의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에 명령을 보내 숨을 쉬도록 한다.
따라서 뇌간이 심하게 망가지면 환자는 당연히 숨을 안 쉬게 된다. 즉 뇌사 상태의 환자는 숨을 안 쉬고 있으며, 인공적으로 호흡을 계속해 주면 이 상태를 얼마동안 유지할 수 있다. 뇌간 반사 중 제일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은 심장을 뛰게 하는 반사작용이다.
이것은 뇌간의 제일 아래 부분에서 담당하는데 이곳이 망가지면 그대로 죽음에 이른다. 여기서 뇌사 상태라는 것은 숨을 쉬지는 못하지만 아직 심장은 뛰고 있는 짧은 기간을 말한다. 그러니 뇌사는 뇌의 완전한 죽음이라기보다는 심장이 뛰는 기능만은 아직 살아 있는 뇌의 죽음을 의미한다.
뇌간
뇌간의 웃음, 울음 조절 중추는 이보다 위쪽에 위치한 대뇌의 여러 다른 중추로부터 또한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령 어떤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자. 이 상황을 인식하는 것은 대뇌이다.
대뇌는 이 상황이 자신이 경험적으로 간지하고 있는 사실과 견주어 이것이 우스운 일인지 아닌지 판단한다. 이것이 우습다고 생각되면 대뇌는 하부에 있는 웃음 중추에다 "웃어라" 하는 명령을 내린다. 하부의 웃음 중추(뇌간)는 이 상황이 우스운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은 없다. 다만 기계적으로 가로막의 근육과 발성 기관을 총동원하여 우리를 웃게 만드는 것이다.
뇌량
뇌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뜻으로 좌우로 나뉜 뇌를 서로 연결하는 구조이다. 뇌량의 전반부는 뇌의 앞쪽, 후반부는 뇌의 뒤쪽을 연결하고 있다. 한쪽 뇌에서부터 시작해 반대쪽 뇌로 넘어가는 수백만 개의 신경다발 덩어리로 구성된다.
우리의 뇌에서 좌뇌는 언어 기능을 담당하고 우뇌는 공간 인식 기능을 담당하는 식으로 전문화되어 있는데, 각 전문가들이 아무런 상호 교류도 없이 자기 식으로만 행동하면 곤란하므로 상호간의 정보 교환을 신속하게 이루도록 하는 기관이 바로 뇌량인 것이다.
뇌량의 앞쪽이 손상되는 경우는 전뇌 동맥(뇌의 앞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라는 혈관이 막힌 경우인데, 실제로 뇌량만 선택적으로 망가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앞쪽 전전두엽이 함께 손상된다. 이런 경우 환자는 아주 특이한 증상을 보인다. 왼손이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좌우 뇌가 제각기 따로 놀기 때문이다. 환자의 왼손은 아무 이유도 없이 자꾸 움직이며, 근처에 있는 물건을 만지작거린다.
전두엽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곳이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의 크기는 하등 동물에서는 아주 작고 고등 동물이 될수록 커진다. 원숭이의 경우 전두엽이 뇌 전체의 9%를 차지하는 데 비해 인간은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짧은 동안에도 전두엽이 어지간히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전두엽의 제일 뒤쪽 운동중추에는 운동신경들이 모여 있는데, 이 부분의 명령을 전달받아 우리는 손, 눈, 얼굴, 발 등을 움직이게 된다. 이러한 운동신경 부위를 제외한 더욱 앞쪽의 뇌를 전전두엽이라 하는데, 바로 여기가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특별히 더 발달한 부분이다.
전전두엽은 우리의 모든 행동 수행을 조절하는 곳이다. 예컨대 오른손을 움직여 어떤 물건을 집으려 할 때, 손을 움직이라는 직접적인 명령은 운동 중추에서 내리지만 이 운동 중추는 전전두엽이라는 더 높은 곳의 명령을 받고 조절된다. 그리고 전전두엽은 자발적 의지나 창조성, 감정의 조절 등 모든 인간적인 행동을 관장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