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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75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 내가 몇 안 되는 TV 프로그램 중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있는데, 마침 이번에 언론장악에 대해서 다루었고 공교롭게도 오늘 <공범자들>이란 영화를 유투브에서 무료로 상영되는 걸 알아서 한달음에 시청. 11월 3일까지 한시적으로 공개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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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가장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권력이요, 다른 하나는 돈이다. 그래서 권력과 돈은 항상 맞물려서 돌아간다. 그 속에 속해 있지 않은 이들은 그것에 대해서 3자적 입장에서 옳은 얘기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과연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그럴 수 있을까? 만약 자신에게 달콤한 유혹이 제공된다면 본인은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힘든 길을 걸을 각오는 되어 있을까? 그럴 만한 기질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학교 법대에 들어가고 사시를 패스한 후에 검사가 되었다. 그런데 검사가 되고 나니 내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줄을 잘 서야 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개인의 뜻과는 달리 윗선의 지시 대로 일처리를 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처음에는 이거 아닌데 하는 의협심(?)의 발현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지만,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이후 그런 생각보다는 빠른 진급과 그에 따르는 돈과 인맥으로 인해 세상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거야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다.
이걸 회사 생활로 대입해보길 바란다. 그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생각한다. 그렇게라도 떠들어대야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자신이 내뱉은 말 때문에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고(원래 사람이라는 게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런 말들이 모이다 보면 여론이 형성되니 전혀 의미없다고 할 수도 없는 거다. 그래서 사회적 엔트로피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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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 PD는 떳떳하게 뭐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 본다. 적어도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 이후에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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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게임>을 보면서도 그랬지만 이런 걸 보면서도 MB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듯 싶다. 적폐청산이라 하더라도 완벽하게 될 순 없겠고, 앞으로도 이런 일은 또 나올 거라 보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흐름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작금의 시대를 사는 이들은 정말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끼는 요즈음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