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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동차

주차한 내 차 테러

#0
요즈음 차 잘 안 끌고 다닌다. 사무실도 집에서 가까운 일산으로 얻었고 해서 굳이 차 끌고 다니면서 주차비 내고 싶지 않았지. 물론 여유로운 삶을 살 때는 그런 거 신경 안 쓰지. 그러나 지금은 긴축 재정 모드인지라. 그래도 추운 날이면 차를 끌고 나서곤 한다. 이번 주 월요일 날씨가 추웠지. 그래서 차를 끌고 가려고 했다. 만약 차를 끌고 가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면 내 차 이런 상태가 된 줄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천만다행. 

#1
전날 새벽에 주차하면서 뒷좌석 손잡이에 걸어둔 옷들도 집으로 들고 갔었다. 몇 달 째 걸려있었던 옷들인데 때마침 사고 전날 꺼내갔던 게지. 그래서 뒷문 상태가 어떤 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왜 사고 나면 이 사고가 어디서 났는지 명확하게 기억하기가 쉽지 않잖아? 이동 경로를 생각하면서 그 주차장에서 이렇게 된 건가? 아님 여기 세워둔 데서 이렇게 된 건가? 뭐 그렇게 헷갈리기 마련. 어디에서 그렇게 됐느냐에 따라 조사해야 할 범위가 틀려지기 때문에 확실한 기억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2
추웠다. 하필 그 날 갑자기 추워져서. 경찰에 신고하고 진술서 적고 CCTV 확보하느라 돌아다녔다. 하루 일도 못하고 공쳤다. 영상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문제는 밤이었고 가해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강해서 차량 번호가 식별이 안 되는 거다. 차종, 색상은 분별이 되는데... 그러다 결국 찾았다. 영상 캡쳐로 포토샵으로 보정하다 보니 명확하게 숫자가 보인다. 영상 및 캡쳐본, 보정본까지 경찰에게 넘긴 후에 한숨을 돌렸다.

#3
그 날 저녁 담배 사러 나갔다가 어라? 바로 가해 차량이 집 근처에 있는 거다. 나한테 연락이 온다. 가해차량 차주라고. 악의는 없었단다. 다만 처음 사고를 내는 거라 어떻게 하는 건 지를 몰랐다고. 그러나 이미 경찰에 신고 접수 처리되었고 영상 확보 다 되어 시간 문제였을 뿐이었다. 그래도 악의는 없어 보이길래 경찰한테는 좋게 얘기해줬다. 그러나 사람이라는 게 모른다. 상황에 따라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거기 때문에 정말 악의가 없었는지는 모르지.

#4
참고

- 사람이 없는 주차한 차량에 사고를 내고 도망갈 경우 뺑소니로 처리되지는 않는다. 기물 파손죄 정도?
- 이런 경우 벌점 25점에 범칙금 부여가 경찰에서 할 수 있는 최대다. 
- 주차금지구역에 주차한 차량이 아니라면, 가해차량 측 보험사에서 100% 처리해준다.

이번에 알게된 거지만 생각보다 벌이 약하다. 블랙박스 설치해야겠다. 당하기 싫으면. 하루 고생한 거 누가 보상해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이런 일은 애초에 안 당하는 게 좋겠지만 그게 뭐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쩝.

#5
외제차는 일단 수리비 비싸다. 게다가 공식 A/S 센터에 맡기면 더욱더 비싸다. 얘네들 인건비 즉 공임비가 비싸서 그렇다. 그래서 공업사에 맡기는 게 좀 더 저렴하지만 내 돈 아니라고 보험회사 돈이라고 렉서스 A/S 센터에 맡긴 거 아니다. 나는 이런 경우에 가급적이면 싸게 할 수 있게 배려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던 게 하루 공친 거, 마음 고생한 거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너네들도 쓸 돈은 그대로 써라는 의미에서다.

수리는 15~20일 정도 걸린단다. 대부분 교체가 될 듯. 보험사에서 나와서 보긴 하겠지만. 근데 한 가지 애매한 게 휠이다. 휠이 긁힌 거 같은데 이게 확실치가 않고 렉서스 A/S 센터에서도 가장 애매한 부분이라 보험사랑 얘기해봐야할 듯 하다고 한다. 물론 걔네들(렉서스 A/S 센터)이야 교체하면 돈 벌고 좋겠지. 여튼 견적은 꽤 나올 거다.

#6
렌트카

그리고 렌트했다. 내 차랑 동급으로 렌트를 할 수 있는데, 렉서스 A/S 센터에 가서 연결된 렌트카 있을 거니 연결시켜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렉서스 ES300h가 있다고 그거 타란다. 내 차보다는 상위 기종인데 뭐 나야 좋지. 아우디 A5와 렉서스 ES300h 둘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당연히 렉서스 ES300h를 선택한 이유는 연비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니까 연비가 좋잖아. 타보니 하이브리드 정말 조용하고 연비 잘 나오네. 그래도 한동안 잘 타고 다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