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바로 글을 적으려다 이제서야 적는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비보를 접했다. 비보를 접하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일이 안 될 거 같아서 평소보다 일찍 점심을 먹으러 나섰더랬다. 답답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1
선인(善人)은...
선인은 자신의 티끌같은 실수에도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상황에 의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때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드러났다고 해서 그러는 건 그만큼 그는 여느 사람보다는 깨끗하게 살아왔음을 의미하는 반증일 터.
#2
악인(惡人)은...
악인은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반성을 할 줄 모른다. 그것이 드러났다 하더라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며, 돈으로 무마시키기 위해 이리 저리 사람을 동원한다. 수많은 악행이 있음에도 단 한 번의 선행이 공개되면 그것으로 인해 그 사람은 선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3
내가 살아온 세상은 그랬다.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리라. 故 노회찬 의원하면 내가 떠오르는 게, 일전에 국회의원 월급을 인상하자는 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을 때, 반대한 사람이 몇 안 되는데(당시 여야 할 것 없이 자기네들 월급 올리는 거니까 다 찬성했더랬지.) 그 중에 한 명이 故 노회찬 의원이었다.
故 노회찬 의원과 같이 살기 쉽지 않다. 나름 떳떳한 부분이 많은 나도 故 노회찬 의원에 비하면 미약할 따름이다. 그러나 그 작은 실수가 아니 그게 큰 실수라고 했을 지라도 목숨을 걸 정도였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그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나와는 비교할 수 없기에 또 한편으로는 그 작은 실수가 그에게는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4
그의 재치있는, 촌철살인같은 입담을 다시 볼 수 없어 안타깝고, 개인적으로는 선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굴뚝한데 선인은 자신의 과오를 이렇듯 크게 생각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에 대해 안타깝고 답답하다. 그런 면에 있어서 조금은 악했으면 하는데. 남보다 자기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댔기에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