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즐겨보는 채널 아니다. 내 관심 분야를 다루긴 하지만, 내가 얻을 정보는 없어서다. 아마 이 채널의 주연령층이 다소 젊은 층이라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40대인 나에게는 도움되는 얘기 없더라.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내가 가진 정보의 원천은 제작자들이다. 공방, 공장 직접 옷을 만드는 데서 그것도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 크로스 체크하면서 얻은 정보다. 나는 유통업자의 얘기보다는 제작자들의 얘기가 우선이다. 그게 더 정확하니까. 그래서 내게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편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이유? 내가 얻을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
#1
어떤 영상이냐면, 정장 브랜드 서열 정리. 기성복에 대한 얘기인데, 대중들이 바라보는 관점이 어떨까 싶어서 봤던 거다. 근데 거기에 노커스 대표가 나오는데, 클래씨 TV 운영자가 노커스 대표를 보고 테일러라고 명명하는 건 내가 이해한다. 왜냐면 일반인들은 테일러를 잘 구분하지 못하니까. 근데 본인 스스로를 테일러라 명명하는데, 테일러였어?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2
테일러
테일러라고 하면, 본인이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 디자인이나 스타일링을 해준다고, 가봉을 본다고 해서 테일러가 아니다. 본인이 직접 패턴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 패턴을 만들기 위한 노하우가 바로 테일러의 실력이고. 그게 아니면 테일러가 아니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다. 최근 영상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업계는 기준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곤 하지.
내가 얘기한 게 기준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 디자이너도 테일러요, 샵 매니저도 테일러가 되고 그렇다면 나도 테일러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나는 테일러가 아니다. 더 오해할 수 있는 게 생기는데 그건 비스포크가 아닌데 비스포크라고 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무슨 말이냐고? 아래 영상 참고하길 바란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스포크 아닌데 비스포크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내가 최근에 영상으로 찍은 게 비스포크를 판별하는 가이드다.
#3
저마다 다른 기준?
내가 저렇게 기준을 세운 거는 테일러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패턴사도 패턴 만든다 그러나 패턴사가 아무리 패턴을 잘 만들어도 테일러와 같이 1:1 패턴 즉 그 사람에게 맞는 패턴 즉 체형 보정한 패턴을 잘 만들지는 못한다. 반대로 테일러가 아무리 패턴을 잘 만들어도 유명 기성복의 좋은 패턴을 만들지 못한다. 좋은 패턴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을 뿐이지 포커싱을 두는 영역이 다르다 보니 본인이 하던 걸 더 잘 하게 되어 구분이 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내가 알기로는 테일러는 봉제(바느질)부터 배우기 시작한다.(뭐 봉제부터 안 배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만) 그러나 봉제사라고 봉제만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따로 있다. 그래서 두루뭉수리하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필요하고, 단순히 용어의 정의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역할의 중요성과 그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수미주라냐? 비스포크냐?) 게 생기다 보니 그렇게 기준을 만들고 얘기한 거였다. 테일러링을 배웠다고 해도 본인이 하는 일이 테일러가 아니면 테일러라고 할 수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의미에서 본인 스스로를 테일러라 칭했는 지는 모른다. 또한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있겠다. 그러나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다고 한다면, 그럼 어떤 기준으로 테일러를 명명해야지 더 나은 즉 테일러의 역할을 잘 설명하는 기준이 될 수 있느냐란 문제가 남는다.
#4
내가 노커스 대표를 싫어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거 아니다. 그런 거 없다. 열심히 하고 제대로 하는 사람은 난 응원하는 편이지 괜히 딴지 걸고 그러지 않는다. 다만 나는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바와 달라서 지적하는 거다. 본인이 채촌을 통해 1:1 패턴을 직접 만드는 테일러인지 아닌지 나는 궁금하다.
그 결과물을 고객이 만족을 하든 안 하든 그건 별개의 문제다. 1:1 패턴을 본인이 직접 만드는 재단사냐 아니냐를 얘기하는 거니까. 혹여라도 내가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지적 바란다. 틀린 부분은 지적 받아 마땅하니까. 그러나 논점에 어긋난 쓰잘데기 없는 딴지에 대해서는 상종 자체를 안 한다.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느냐? 이 업계가 그런 게 심하기도 하지만, 요즈음에는 인터넷에서 그런 게 마치 문화인 양 여겨지는 거 같아서 그런다. 논점을 흐리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