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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요즈음 블로그를 다시 신경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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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다. 뭐 상황적으로 힘든 거야 살면서 겪어본 거지만 답이 없는 문제를 맞닦드렸을 때는 뭐 어떻게 해야할 지. 아들 문제다 보니까 그런 거. 그러다 작년에 좀 정신 차렸지. 상황적으로는 더 심각해졌지만 세상 만사 마음 먹기 나름이더라. 원래 내 스타일이 정공법이라 그냥 부딪히면서 해결하고, 뭐 어려운 일이라 해도 대수롭지 않게 해결하면 되지 하는 스타일인데 재작년에는 자존감, 자신감 다 바닥이었었지. 그도 그럴 만한 게 일이 안 풀리는 게 오래 지속되면 누구든 그렇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라고 별반 다를 거 없어.

#1
여튼 작년에 좀 정신 차리고 나서 11월부터 사람들 만나기 시작했지. 확실히 사람은 사람들 속에 있어야 사람다워져. 혼자 있으면 잡생각 많고, 안 좋은 생각도 하게 되잖아? 그러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이 안 좋은 생각만 하게 되고 극단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 우울증? 거 남의 얘기라 생각했는데 내가 우울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울증 겪는 이들 심정 십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 나름 극복하긴 했는데,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그런 게 없어지더라. 웃고 떠들다 보면 잡생각 들 겨를이 없고, 피곤하니까 자게 되고.

#2
근데 사람들 만나서 노는 게 뻔하더라. 모여서 저녁 먹으면서 반주하고, 2차 가서 술 먹고, 3차 노래방 가고. 세상에 놀 꺼리가 술과 노래방 밖에 없나 싶은 생각 들고. 그러고 싶을 때도 있지. 근데 항상 그러니 문제. 사람들만 바뀌었지 비스무리. 뭔가 콘셉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똑같은. 그래서 시니어 패피 모임이 잘 맞는 거다. 비록 내가 시니어라고 하기에는 영하지만, 콘셉트가 있잖아. 게다가 난 좀 나보다 어린 애들 상대하기 보다는 손위 상대하는 게 편하거든. 

#3
모임을 하다 보면 이리 저리 뒷말도 많지만, 글쎄 쓰레기 같은 애들도 종종 있더라.(사실 꽤 많아.) 그래서 모임 정리할 거 정리하고, 이제는 모임을 하기 보다는 코드 맞는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블로그나 인스타, 유투브에 신경 쓰려고 한다. 가만히 보면 나는 블로그에 끄적댈 때 집중이 잘 되었던 듯. 술 먹고 노래방 가는 거 보다 훨씬 나은 거 아닌가? 게다가 인스타는 원래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요즈음은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인스타 신경 좀 쓰고, 유투브는 너무 오래 쉬어서 하긴 해야할 듯 하고. 다만 예전과 같은 게 아니라 좀 다르게 바꿔서.

Dante's Taste

 

십수년 동안 바꾼 적이 없던 블로그 제목을 이번에 바꿨다. 원래 필명이 풍림화산이었지만 이제는 단테로 바꿨고, Taste는 취향이란 뜻이다. 유투브 채널도 이 제목으로 바꿀 생각. 단테는 신곡을 적은 작가를 말하는 거고, 단테란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는 찾아보면 알겠지. 아직 베아트리체는 없다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