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점심으로 분식을 먹자 한다. 분식? 갑자기 왠 분식 했는데, 떡볶이 먹자고. 그래서 인근에 떡볶이 파는 분식집 있나 살펴보는 중에 그랜드백화점(말이 백화점이지 백화점이라 하기 그런) 지하에 즉석 떡볶이가 있다는 거다. 그걸 먹기 위해서 그랬던 거구나 싶어서 가봤다. 가끔씩 그랜드백화점 지하에 있는 푸드 코트에 식사하러 가기도 하니까.
애들은 좋아할 듯
가보니 뭐 어른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애들끼리 무리 지어서 있더라. 그도 그럴 만한 게 메뉴 구성 등이 애들이 좋아하게 구성해뒀더라고. 게다가 뷔페식으로 무한리필이고 뭐 이것 저것 많더라. 면만 해도 다양하고, 떡만 해도 다양하고, 게다가 오뎅도 먹을 수 있고, 튀김도 있고. 나름 오 나쁘지 않은데 싶었지. 학생(고등학생 포함) 8,900원, 어른 9,900원. 근데 먹어보고 나니 어느 뷔페든 매한가지겠지만 이만큼 먹기 힘들다. ㅎ
맛은 그닥
떡도, 면도, 사리도, 소스도 다양하게 있어서 취향대로 해먹을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육수도 넉넉하게 줘서 몇 번 해먹을 수도 있겠더라고. 근데 문제는 맛이 그닥. 내가 못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묵이 통통하니 부들부들해야 되는데 좀 마르고 딱딱해. 이건 떡볶이용 어묵만이 아니라 거기서 제공하는 오뎅 어묵도 그래. 우리가 길거리에서 먹던 그 오뎅 맛이 아냐. 그리고 대부분이 냉동 냉장이라서 그런지 맛있는 떡볶이집에서 먹던 그 떡볶이 맛이 안 나더라. 여튼 그래도 한 번으로는 배가 안 차서 두 번 해먹었는데, 나는 그리 맛있는 지 모르겠더라고. 제일 맛있었던 게 계란이었다. ㅎ
튀김도 가져와서 먹을 수 있는데, 만두, 오징어, 고구마 등 몇 가지가 있었다. 튀김이 없으면 채워넣고 그러던데 그게 아마 바로 한 건 아닌 거 같애. 그러니까 미리 다 튀겨놓고 기름 다 빼놓고 있다가 비우면 채워넣는 식인 듯. 튀김이 맛없. 내가 이거 먹은 다음 날 횟집에서 바로 튀겨 나온 오징어 튀김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거든? 비교가 안 돼. 뭐든 바로 해서 먹어야 맛있는 법인데, 거 참 희한하게 즉석떡볶이는 별로더라고.
음식의 맛 그 자체보다는 해먹는 맛이라고 해야할까? 보통 학생들은 집에서 다 어머니가 밥해주고 그러니까 친구들끼리 어울려서 뭔가를 해먹는다는 그런 게 좀 색다른 맛이잖아? 그래서 학생들이 무리지어서 오는 건 지는 모르겠지만 내 입맛에는 그닥 맞지는 않더라고. 그런다 해도 아들이 또 즉석 떡볶이 먹고 싶다고 가자고 하면 갈 수 밖에 없지만 내 취향은 아닌 걸로. 배고팠는데 맛이 별로라고 생각하면 진짜 별로인 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