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방에서 33.5K U.S.로보틱스 모뎀으로 PC 통신에 접속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접속이 될 때 나는 기계음을 들으면서 집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LG의 LH2300 핸드폰(우리나라 최초의 무선 인터넷 접속 가능한 폰)으로 걸어다니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그 땐 엄청 느렸었다.), 애플 아이폰이 나왔을 때도 놀랐었고.
과거에 그렇게 놀랐던 적은 있지만 그 이후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생각은 없었고, 야 이런 게 나왔네 정도였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새로운 기술들을 접하다 보니 이후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 중에 내가 신기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ChatGPT와 Spatial Vision Technology.
ChatGPT
대학 4학년 때 선택 전공 과목 중에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있었다. 관심 있어서 들었고, 관심 있었기에 공부 좀 해서 A0를 받았던 과목이라 일반인들에 비해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 있는 편인데,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때만 해도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이유는 최적의 수를 확률 계산만 빨리 하면 되는 즉 정답이 있는 게임이었기에.
그런데 ChatGPT는 달랐다. 접해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FA(Factory Automation, 공장 자동화, 요즈음에는 Smart Factory로 많이 부른다) 이후 노동직 일자리가 감소하는 추센데, 이젠 사무직도 감소할 수 있겠는데?
2. 이젠 엔드 유저는 검색 자체가 필요 없겠는데? 묻기만 하면 알아서 찾아주니까. 예를 들자면 가격 비교해서 상품살 필요가 없고, 이 상품 가격 제일 싼 걸로 찾아달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구글이 후달릴 만하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에 집중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간이 이런 AI를 상대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건, 이로 인해 벌어질 산업의 변화는? 등등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떠올랐던 영화, <그녀>. 얼마 지나지 않은 미래의 일이 될 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고도화되고 발전되어가지만 인간은 더 외로워지니까.
Spatial Vision Technology
올해 CES에서 선보인 기술들 중에 눈에 띄는 게 Spatial Vision Technology다. 나도 이건 CES 참관한 유투버들 영상 보면서 알게 됐는데, 이 기술이 적용되어 선보인 디바이스가 ASUS ProArt StudioBook 16 3D OLED다. 이 기술 뭐냐면, 3D 안경이 없이도 3D를 구현해주는 기술이다. 노트북 화면 위에 양눈을 트랙하는 센서가 있고, 그에 따라 화면을 두 개로 비춰줘서 그렇게 보이게 한다는 것.
유투버들의 리뷰를 보면 다들 칭찬 일색에 놀라는 눈치다. 그래도 그렇게 처리하려면 CPU나 그래픽 카드 성능이 좋아야할테니 그만큼 고사양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이 노트북은 비싸긴 하지만 항상 그렇듯 처음에나 비싸지 점점 가격은 내려갈테니 이렇게 되면 굳이 별도의 디바이스가 없다 하더라도 3D를 즐길 수 있으니 영화에서나 보던 게 현실이 되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거 같다.(물론 이건 한 사람의 안구만 추적하니 그렇지 여러 사람이 되면 또 얘기는 다르겠지만)
이런 것들 보면서 미래 서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예전에는 그냥 경영서의 일종으로만 치부했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