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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제품

아들에게 홀덤 가르치기 위해 구매한 것들

요즈음 홀덤펍 중에 예전 바다이야기 같이 운영하는 데도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일산에서도 있는 듯) 나는 그런 쪽 말고 건전 스포츠로 하는 데에 데려가서 홀덤 가르치려고 하는 거다. 몇 번 데려갔었는데, 온라인 상에서 사이버 머니로 하는 거랑은 사뭇 달라서 그런지 당황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집에다 구비해두고 실전 감각을 익히게 하려고 구매했다. 

카지노 칩 세트

 

우선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는 칩에 대해서 익숙해져야할 거 같아서 구매했다. 제품 종류 다양하다. 근데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인지라 뭘 사겠다고 하면 이것 저것 다 비교해보는 편. 가끔씩 그런 생각은 든다. 그래도 당하지 않고 잘 구매했다고는 생각해도 이거 구매하려고 쓴 시간을 생각하면 과연 이게 남는 건가 싶기도 한. 

내가 카지노 칩 세트 구매할 때 고려했던 건,

1. 칩 무게가 실제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칩 무게랑 비슷해서 묵직해야 한다. (14g/개)
2. 숫자칩이어야 한다. (숫자 안 적혀 있고 색상만 다른 칩들 대부분임, 숫자칩이 가격이 좀 더 되는 듯)

좀 아쉬운 점은 색상이 별로 맘에 안 든다는 거. 그래도 이 제품을 선택한 거는 일단 나는 케이스가 가죽이 좋다. 알루미늄이 대부분인데 그거는 마치 화장품 담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져서 난 별로더라고. 게다가 손잡이 부분이 가죽이 이쁘다. 그래서 이걸로 결정한 거다. 보통 무채색 계열을 좋아하는 나지만 무채색 제외하고 브라운을 좋아하는 지라. 아마 내 정장 원단 고를 때 옆에서 본 사람들은 잘 알 듯.

칩은 300p다. 300개짜리란 얘기. 200개부터 있는데, 사실 둘이서만 하려면 200개로도 충분하다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여분은 있어야겠다 해서 300p 짜리로 주문했다. 500p는 넘 많은 거 같고. 근데 300p만 해도 개당 14g이면 4.2kg이다. 게다가 가죽 케이스 무게 등을 합치면 들었을 때 생각보다 묵직하더라.

카드는 두 개가 들어 있던데 JMB ROYAL 카드다. 뭐 이 카드도 종류가 다양하고 그렇던데 패키지 즉 세트로 된 걸 샀기 때문에 난 선택권이 없었지. 카드 나쁘지 않다. 다만 카드 종이 포장지로 쌓여 있으면 안 들어간다. 종이 포장지 제거해야 좀 뻑뻑하게 들어간다는. 가죽 케이스를 보면 고급진데, 이런 거 보면 좀 뭐랄까 싸구려 느낌? 참고로 중국산이다. 중국에서 못 만드는 건 도대체 뭐임?

별도 주문 카드

그리고 이건 홀덤 제품 구매하려고 검색하다가 너무 이뻐서 같이 주문한 카드 세트다. 카드 이쁘대. 근데 문제는 이게 규격에 맞지 않아.

왼쪽이 이쁜 카드, 오른쪽이 JMB ROYAL 카드. 무겁다. 13g이나. 게다가 더 두꺼워. 규격에 안 맞단 얘기. 당연이 이 카드는 브라운 가죽 케이스에 안 담긴다. JMB ROYAL 카드도 케이스에 넣고 뻑뻑하게 들어가는데 더 큰 카드는 당연히 안 들어가겠지. 카드만 이쁠 뿐이다. 그래서 이 카드는 그냥 진강이 하나, 나 하나 갖고서 혹시라도 카드만 갖고 뭐 할 경우라면 그 때 사용하려고 보관만 해뒀다. 셔플할 때(카드 섞을 때)도 좀 불편하다. 이 정도 두께 차이가 얼마나 차이날까 싶지만 두껍기도 하지만 탄성(되돌아가려는 성질)도 일반 카드에 비해서 강해서 셔플할 때 잘 튕겨 나가.

홀덤 시트

마지막으론 홀덤 시트. 뭐 이건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분위기 내려고 그런 것도 있고, 우리가 고스톱 칠 때 보면 패가 짝짝 붙으라고 밑에 담요깔잖아? 그런 용도로 구매한 거다. 얼마 안 해서.


한동안 홀덤 관련해서 죽 살펴보니 홀덤 플레이어들은 실력이라고 얘기를 하곤 한다. 뭐 그 말에 이의를 달고 싶진 않다만, 실력만으로는 안 되는 게 홀덤이다. 대부분 마지막은 한판 승부고 그 때 내가 아무리 좋은 핸드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가 더 좋은 핸드를 갖고 있을 수 있으며, 내 핸드가 아무리 좋아도 플랍, 턴, 리버에서 뒤집혀질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실력만으로는 안 된다. 세상 모든 게 다 그러하듯.

그네들이 말하는 실력이란 상황에 따라 내가 이길 확률을 계산하고, 내가 어떤 포지션에 있는 지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아는 것인데, 솔직히 홀덤 플레이어 중에는 플레이 하는 거 보면 못하는 애들도 있고 좀 머리가 나쁘다고 해야 하나 그런 애들도 보이더라. 그런 애들이 꼭 그리 얘기하대. 홀덤은 실력이라고. 난 그게 좀 웃겼을 뿐. 그리고 매일 밥만 먹고 그것만 하는데 그네들이 말하는 실력이 안 늘어난다면 그게 인간인가? 난 단지 최소의 시간에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에 관심 있을 뿐. 왜냐면 나는 홀덤만 관심 있는 게 아니니까.

홀덤을 아들에게 가르쳐주려고 하는 건 아들의 성향이 좀 잘 맞을 거 같아서다. 아직은 아빠한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지만 실전과 같이 하면서 이런 저런 걸 가르쳐주고 있다. 계산을 좀 해야 되는데 계산을 안 하려고 하네.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익히겠지. 그래도 조금 나아지는 면도 있으니 다행. 

내가 홀덤을 가르치려고 했던 건, 내 인생 버킷 리스트 중에 홀덤 세계 대회 나가는 거 있어서 그런 거다. 언젠가는 나갈 일이 있겠지. 거기서 1등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참가를 하겠다는 거니까. 단체도 많고 경기도 많긴 하지만 내가 얘기하는 대회는 WSOP 메인 이벤트. 언젠가는 갈 날이 있겠지. 뭐 안 가게 된다고 하면 그만큼 또 다른 거에 관심이 생겨서 그런 거니 어쩔 수 없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