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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존 윅 4: 액션 영화하면 앞으로도 꼭 손꼽힐 영화

요즈음 영화 잘 안 본다. 게다가 영화관에 가서 본다고 하면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가 아니면 잘 가지도 않는다. 또한 영화비 넘 비싸다 생각해서 근래에 가본 적도 없다. 그런데 <존 윅 4>는 못 기다리겠더라. 그래서 갔다. 원래는 개봉 당일 가려고 했었지만 바빴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에 혼자서 개인 사무실 근처에 라페스타 롯데시네마 가서 보고 왔다. 음. 어떤 느낌이냐면,

대사보다 액션씬이 많다.
이렇게 액션씬이 많은 영화 내 기억에 없다.
키애누 리브스 엄청 고생했겠다. 대사가 아니라 액션을 다 외워야 하니.

잔인한 장면도 있긴 하지만, 나야 뭐 고어물도 잘 보는 편이라(다만 고어물을 싫어하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 안 볼 뿐) 그런 건 별로 내겐 문제시될 게 없다. <존 윅 4> 이후로 액션하면 <존 윅 4>가 원탑을 찍지 않을까 싶다. 여자들도 좋아할 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들이면 아마 많이 좋아할 듯. 게다가 나는 수트 보는 재미도 있었고. 아. 혹시나 싶어서 얘기하면 리뷰에 스포일러는 없다.

 

액션씬

 

시종일관 액션씬이다. 존 윅의 세계관은 뭐 이미 3편에 걸쳐서 바탕을 잘 다져놨으니 굳이 1편으로 끝나는 영화에서 스토리 전개를 위해 할당해야할 파트가 없어진 거라 그런지 액션씬의 연속이다. 액션 영화 좋아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영화. 

1. 일본 오사카 - 다양한 무기

첫번째 액션씬이 펼쳐지는 배경은 영화 속에서는 오사카다. 재밌는 건 컨티넨털 오사카는 실제로 도쿄에 있는 국립 예술 센터(National Art Center)인데, 옥상씬은 베를린에 있는 국제 컨벤션 센터(Internationales Congress Centrum) 옥상에서 촬영한 거란다. 바로 위의 사진 장면. 색상과 카메라 앵글을 보면 참 멋스럽다. 나도 수트 입고 이런 느낌의 사진 한 장 있었으면 좋겠다. 일본에서의 액션씬에선 일본도, 활, 총, 게다가 쌍절곤까지 다양한 무기가 등장한다. 액션씬 보다 보면 드는 생각. 키애누 리브스 얼마나 쌍절곤을 연습했을까? 쌍절곤 잘 쓰더라. 사람 팰 때 쓰는 경우가 아니면 목에다가 걸고. 뭔가 자유자재로 다루는 느낌?

2. 독일 베를린 - 맨손 액션

베를린 액션씬에 등장하는 나이트 클럽은 실제로도 베를린에서 핫한 나이트 클럽 중 하나라고 한다.(Kraftwerk Club) 좀 특이한 구조인데 이전에는 동독의 발전소였다고. 실제로 이런 클럽이 있다길래 검색해봤는데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영화적 연출이라 한다. 실제 나이트 클럽이 저런 건 아니고. 여기서의 액션씬은 마치 비 오는 날의 결투 같은 느낌. 국내 영화 중에 <인정사정 볼 것 없다>란 영화 있다. 빗속 결투하니까 떠오르네. 여튼 존 윅의 상대 배우가 스콧 앳킨스인데, 뚱보로 분장을 해서 몰라봤었다. 어쩐지 그 덩치에 다리가 쭉쭉 올라가더니... 근데 스콧 앳킨스가 입었던 수트는 못 봐주겠더라. 원단 색상이며, 라펠 모양이며, 핏이며... 여튼 스콧 앳킨스와 펼친 빗속 맨손 액션도 볼 만.

3. 프랑스 파리 - 카 체이싱

카 체이싱으로 유명한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존 윅은 색다른 결의 카 체이싱으로 아마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을까 싶다. 존 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총 아니겠는가. 드리프트하면서 총질하는 거 인상적이었다. 주변을 뱅글뱅글 돌면서 총질하는데, 이것도 스턴트 대역없이 존 윅이 다 했나? 운전 잘 하던데. 물론 액션씬들 보고 있노라면 B급 액션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부분들이 많이 등장한다. 왜 주인공은 총을 안 맞는데? 뭐 그런. 이번 <존 윅 4>는 그게 좀 심하더라. 게다가 지금까지 존 윅 시리즈는 총질이 매우 현실감 있었던 게, 탄창을 자주 바꾸잖아? 이번 <존 윅 4>에서는 글쎄. 탄창 안 바꾸나 할 정도로 오래 쓰던데. 카 체이싱 부분에서 말이다.

4. 프랑스 파리 - 교차로 액션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 액션씬이 제일 기억에 남더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 원형 교차로에서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액션씬을 펼치는데, 치고 박고, 총질하고, 차에 부딪히고 하는 장면들이 참 볼 만했다. 촬영할 때 정말 많이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은. 근데 가만 보면 죽은 배우가 또 죽고 그런 게 보여서 내가 잘못봤나 싶어 찾아보니 스턴트맨이 1인 다역으로 나와 여러 번 죽는다고 하더라. ㅎ

5. 프랑스 파리 - 계단 액션

개봉 전에 유투버들의 스포일러 없는 리뷰를 봤을 때, 이 액션씬이 최고라고 하는 걸 들어서 나름 기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교차로 액션이 나는 더 인상적이었다. 사실 여기서의 액션씬이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던 건, 아니 킬러라는 양반들이 그렇게 못 맞추나? 아무리 싸움을 잘 해도 머릿수가 많아지면 그거 상대하기 힘든 법인데. 방탄 수트 입고 있는 거 알면 다리 쏘면 되잖아. 꼭 머리 쏘려고 해? 이 부분에서는 좀 B급 액션이 많았던 듯. 게다가 여러 번 죽는 스턴트들도 눈에 많이 보이고. ㅎ


정말 간만에 영화관 가서 영화 본 거 같은데, 그래도 재미나게 잘 봤다. 솔직히 높은 점수를 매기기엔 무리가 있는 팝콘 무비지만 키애누 리브스 개고생한 흔적이 곳곳에 보여서 개인 평점은 8점 준다. 나의 4,095번째 영화.

롯데시네마 라페스타 혼자 가서 봤는데, 요즈음 영화비 많이 올라도 오른 값 하는 듯. 이렇게 달라진 줄 몰랐네. 앞좌석과의 거리도 충분하고, 열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뒷좌석 신경쓸 필요도 없고, 좌석이 전동 좌석이라 두 다리 쭉 벗고 편하게 볼 수 있고. 내가 예매한 관이 비싼 관이 아닌 일반관인데 말이지. 처음 영화비 올렸을 때는 비싸단 생각 했었는데, 그만큼 또 이런 서비스 받는다면야 올 만하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