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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제 수염 안 기른다

태어나서 지금껏 내 얼굴에 수염이 있었던 시절과 없었던 시절이 거의 반반인 거 같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야 어쩔 수 없이 수염을 기를 수 없었으니, 실제로 따지고 보면 내 인생 대부분은 수염이 있었다. 그만큼 수염은 내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했고. 그런 수염을 깎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나이 들어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흰 수염이 너무 많다. 내겐 수염이 잘 어울린다고 내 스타일이라고 지금껏 유지했던 수염이지만, 흰 수염이 너무 많아져서. 어떤 이는 그게 중년의 멋이라고 얘기하곤 하지만, 나 젊어보이고 싶다. 사진 찍어보면 내가 봐도 내가 늙었다는 생각이 드니. 

내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그만큼 수염하고 다녔으면 됐지. 이제는 말끔하게 깎고 다닐란다. 좀 더 젊어보이기도 하고 깔끔해보이기도 하고. 내가 하관이 이상하게 생겨서 수염 길렀던 거 아니거든. 가끔씩 보면 하관이 그래서 그거 커버한다고 수염 기르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다시 수염을 기를 수도 있겠지만 글쎄 이제는 할만큼 해봤다는 생각도 들고, 수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해서 당분간은 기르지 않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