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집에만 쳐박혀 있는데, 오랜만에 집 밖에 나왔다. 그래봤자 일산 웨스턴돔이었지만, 방문하지 않은 지 참 오래된 듯. 웨스턴돔도 상권이 많이 죽어서 예전같지는 않은 거 같던데, 여기 크로플 먹으러 왔다. 분위기며 맛이며 추천할 만한 곳인 듯.
프랭크 커핀바
Frank Coffin' Bar
웨스턴돔에만 있는 카페인 줄 알았더니 보니까 프랜차이즈더라. 그것도 특이하게 전주에서 시작한. 결국 프랜차이즈를 생각해서 시작한 게 아니라 나만의 콘셉트로 지방에서 시작한 카페였는데, 장사가 잘 되어 프랜차이즈화된 게 아닌가 싶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요즈음 고개만 돌리면 보일 정도로 많은 게 카페지만 여기는 여기만의 특색이 있어. 일단 웨스턴돔 지나가다 봐도 입구 자체가 시선을 끈다. 뭔가 느낌 있어. 실내도 그렇고. 게다가 맛도 있네.
유럽 어느 한 골목의 노천 카페를 모티브로 한 거라는데, 내가 유럽을 못 가봐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미국 서부개척시대 느낌이라 왠지 모르게 권총을 들고 가야할 듯한 느낌이 들더라. 여튼 이런 분위기 특색있었고, 그게 이질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오~ 괜찮네 느낌이었던. 상호명처럼 바처럼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이 공간과 어울리려면 LP판이 있어야할 거 같은데, LP판이 아닌 디지털로 재생되는 음악이지만, 음악 신청하면 그걸 틀어주기도 한다. 이 또한 여느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점.
크로플
Crople
와플과 비슷한 듯 하지만 크로와상 반죽(달걀 없이 밀가루와 버터로 만든 반죽)으로 구워낸 게 크로플이라 식감이 다르다. 크로플도 레시피에 따라 종류가 많긴 하지만 주문한 건, 브라운 치즈 크로플. 맛있다. 그리고 커피는 여기 시그니처 No.1인 프랭크 커피와 No.2인 커피 캔디 컵. 내가 마신 건 커피 캔디 컵으로 잔 주변에 흑설탕이 묻어 있다. 근데 이 흑설탕 반 정도 먹으니까 다 마시게 되더라는. 커피 양은 생각보다 적은 편. 그래도 커피는 맛있었던.
요즈음 특색 있는 카페들 워낙 많긴 해도 여기처럼 뭔가 여기만의 분위기를 가진 카페는 드물지 않나 싶다. 게다가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시작한 만큼 커피도 맛있는 거 같고, 크로플도 맛있고. 프랜차이즈니까 주변에 있다면 한 번 가보면 아마 다른 인스타그래머블 카페와 같이 한 번 가서 사진 찍고 마는 게 아니라 종종 가고 싶은 카페가 되지 않을까 싶더라.
졸린 눈인 듯. 요즈음 살도 빠지고, 폐인 모드라 눈에 퀭하니 보기 그렇다. 조만간 운동이나 다시 시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