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참 나이 먹고서 쉽지 않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즈음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지내다 보니 더욱더 그렇게 되는 거 같고. 그동안 그래도 주일에 예배드리러 가진 못하고 수요일 남성 셀모임 나가서 힐링이 많이 되었다. 사실 뭔가 심적으로 힘들 때에 종교를 찾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이런 때에는 안 나가려고 하는데, 또 셀모임의 집사님들은 다 그런 거라며, 그런 때일수록 모임 나오라고 하는 거 보면 참. 좋은 사람들이다. 정말. 남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해주고.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셀모임은 3-4시간이나 한다. 원래는 1시간-1시간 30분 정도였는데.
뭐 나의 종교관에 대해서는 나랑 얘기를 해본 집사님들이야 잘 아는 바지만, 내가 기독교 신자가 된 건, 기독교란 종교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하나님이란 신을 받아들인 게 아니다. 나에게 기도란,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있다라는 가정하에(그것이 꼭 하나님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화를 하면서 내 스스로를 반성하고 뉘우치며 앞으로 좀 더 성숙해지려고 하는 일종의 명상과도 같다. 게다가 가끔씩 읽어보는 성경 구절들이 가슴에 와닿을 때도 있고. 요즈음에는 성경책을 처음부터 읽어보려고 시작하기도 한 이유가 거기에 있고.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이렇게 하고 싶은데 내 뜻대로 안 되면 남탓하게 되고. 그게 결코 본인에게 좋은 게 아닌데 말이지. 또한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생각하다 보면 그 방향으로만 계속 생각하게 되어 있다.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면 좋은 것도 안 좋게 바라보게 되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사람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거다. 사실 그런 거 때문에 내가 엄청 힘들어했고, 잘 다니던 교회도 안 나가다 보니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지도 못해서 나도 예전의 나로 돌아간 듯 싶다. 한 때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변하지 하면서 많이 달라졌었는데 말이지.
그래도 좋게 생각해야지. 이 나이 먹어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았던 부분들만 생각하려고 노력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고마웠던 일, 좋았던 일만 더 생각하게 되는 듯. 근데 참 신기한 게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또 아쉬움과 미련이 남게 되니 참.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듯 항상 세상은 쌍으로 존재하더라. 그게 세상의 원리고. 그래서 장점만 보느냐 단점만 보느냐에 따라 또 내 태도가 달라지기 마련이고. 의식적으로라도 좋게 생각하고 아쉬움과 미련은 가슴 한켠에 고이 간직하며 살아야지.
그래도 한 달 정도 지나니 너무 내가 사람들도 안 만나고 있었던 거 같고, 주변에 정리해야할 것들도 있고 해서 다시 움직이고 있다. 확실히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법이다. 더불어 살 때 사람다움을 느끼는 듯.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공허한 느낌이 드는 건 그만큼 내가 진심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나이 들어서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지. 그래도 그런 일들로 인해 주변을 더 챙기게 되고, 내 태도도 달라졌으니 좋은 쪽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