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암장인 킨디 클라이밍에는 스타터 패키지가 두 개가 있다. 원래 스타터 패키지 바로 하려고 했는데, 체험 클라이밍 해야 한다고 해서(여기서 기초적인 거 알아야 스타터 패키지 할 수 있다고) 체험 클라이밍을 지난 번에 했던 건데, 체험 클라이밍 솔직히 안 해도 된다고 본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물론 오직 배우겠다는 것만 생각해서 그런 거지, 그거 하면서 강사랑 친분 쌓고 그런 건 별개니까.
그리고 스타터 패키지는 1개월 짜리랑, 2개월 짜리가 있는데, 1개월 짜리는 화, 목이고, 2개월 짜리는 월, 수더라. 게다가 1개월 짜리는 16만원(1개월 회원권 13만원+강습 7회+암벽화 대여), 2개월 짜리는 26만원(2개월 회원권 26만원+강습 14회+암벽화 대여). 어찌보면 2개월 짜리가 무료 강습이니 유리하지만 일단 3월 1일이 월요일이었고, 그 때 시간이 안 되어서 화, 목 밖에 안 되었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배우는 걸 길게 해봤자 나랑 맞지도 않고. 돈 3만원 더 쓰더라도 집중적으로 하는 게 낫다고 보니까.
스타터 패키지
1일차 교육 받으면서 강사한테 물어보니 2개월 스타터 패키지는 1개월 스타터 패키지를 늘린 거란다. 그러니까 배우는 거는 동일. 그리고 내가 저녁 7시 30분 타임으로 예약을 했는데, 예약 현황을 보니 그 시간대에는 아무도 없길래. 난 혼자 레슨 받는 게 낫다고 봐서. 맞춤식이 가능하니까. 물론 강사가 어떠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얘기하면서 그렇게 맞춤형으로 하기로 했고, 해당 시간에는 예약 안 받는 걸로 해서 집중적으로 빡세게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바라는 바다.
얼마나 자주?
물어봤다. 얼마나 자주 하는 게 좋냐고. 왜냐면 토요일에 체험 클라이밍하고 나서 화요일 수업 듣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전완근이 다 회복이 안 되었던 거다. 이게 웨이트하고도 비슷하다는 생각에 안 쓰던 근육 쓰니까 그런 거 같은데, 익숙해지겠지 했지. 웨이트도 그러니까. 물론 웨이트는 많이 해봐서 오랜만에 한다고 해도 뭐 그렇게 불편하거나 그러지는 않은데, 클라이밍은 손가락 끝마디랑 전완근이 많이 털리다 보니 냉장고 문 열 때도 힘들더라니까. 손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 그래서 물어본 거였다.
강사 말로는 웨이트랑 달라서 웨이트는 근육을 키우기 위한 것이고, 클라이밍은 좀 달라서 매일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어느 순간에는 익숙해지게 되고 지구력이 좋아지면 달라질 거라고.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의아스러운 부분은 있다. 유투브에서 찾아보면 근육이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고도 하거든? 게다가 매일 하다 보면 부상당할 우려도 있고. 왜 부상을 당할까? 떨어져서 말이다. 힘이 없으니 잡고 있다가 떨어져서.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매일 간다. 어차피 집에 가는 길에 있기에. 그리고 많은 홀드에 대한 감각과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서 꾸준히 한다. 털리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적응이 될 거다. 다만 무리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무리해봤자 좋을 건 없으니. 일단 그렇게 2주 정도 해보고 판단할 생각이다. 웨이트도 오랜만에 하면 첫 주 힘들고 이내 괜찮아졌던 경험을 생각해서 그렇게 해볼 생각인 거다. 그래서 오랜만에 웨이트하면 처음부터 무리하게 안 하고 가볍게 시작하면서 점점 끌어올리거든. 그렇게 해도 2달이면 예전 몸 다시 찾으니까.
하체를 써라
이번 강사는 주말에 체험 클라이밍 했던 강사와 다르다. 체험 클라이밍 했던 강사가 자기보다 훨씬 잘하는 고수라고 하던데, 일단 팔을 봤을 때 다르더라. 몸은 날씬한데, 팔뚝만 두꺼워. 이런 저런 얘기하고 내가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있고 습득력도 빠르다고 하니 맞춤형으로 해주겠다고 하고 테스트하더라. 잘 한다더라. 다만 하체를 잘 안 쓰는 거 같다고 하더라. 하체를 잘 써야지 손에 힘을 아낄수 있다고. 하체를 잘 쓰라고 얘기하면서 다리 옮기는 4가지 방식 알려주더라. 다 숙지하고 다 했는데 잘 한다더라.
하면서 중간 중간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물어보고 확인하고(이런 피드백이 습득을 빠르게 하는 거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이렇지 않을까 싶으면 물어보고. 이해가 빠르다고 한다. 게다가 그걸 실제 몸움직임에 반영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팁도 가르쳐주고.
테스트
연습하는 데 말고 테스트해보겠냐고 하더라고. 아직 전완근이 회복된 게 아니라 무리하고 싶지는 않지만 힘들지 않은 거면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해서 테스트 두어 개 해봤다. 이거 해봐라고 해서 하고, 저거 해봐라고 해서 하고. 어렵지 않은 그렇다고 해서 너무 쉬운 건 아닌 걸 줘서 무난하게 다 했더니 잘 했다고 하면서 손 터는 법 가르쳐주더라. 즉 클라이밍해서 올라가면서 한 손은 잡고 한 손은 터는 걸 가르쳐주더라. 그러면서 해보라고 하대?
잘 했다고 하더라. 손을 털 때 팔만 터는 게 아니라 어깨에 힘을 빼고 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더라면서. 이게 그렇다. 가르쳐주는 사람도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잘 따라와야 재미가 나거든. 뭔가 더 가르쳐주고 싶고 말이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랬다. 특히 공부는 겁나게 따라갔었고.
트레이닝
마지막으로 트레이닝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더라. 풀업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풀업 자세에서 매달려서 버티는 게 중요. 두 팔 뻗어서 매달린 상태에서 버티고, 중간 정도 올린 상태에서 버티고. 해보라고 해서 팔 바들바들 떨릴 때까지 참으면서 버텼는데 잘 버티는 편이라고 이걸 계속 연습해줘야 한다고. 하면서 느끼는 게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다 보니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한이네. 나이가 들어서 회복이 더뎌진 건가 싶기도 하고. ㅠ
옆에 보니까 손가락 힘 기른다고 손가락 세 개, 두 개, 한 개로 케틀벨 들 수 있게 되어 있고, 손가락 걸어서 풀업하는 기구도 있다.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도 하겠지. 안 되는 게 어딨어. 남들도 다 하는 거 나도 하다 보면 하게 되겠지. 편하게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