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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데블스 플랜 시즌 2: 최종 3인은 최악의 3인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보게 된 프로그램인데, 내가 좋아하는 류의 프로그램이라 시즌 2를 한달음에 봤다. 내가 봤을 때가 전 회차가 다 공개가 되지 않고 5회차까지만 공개되었었나 해서 기다리다가 나머지 회차 공개되자 다 본 것. 보고 나서 참 어이없다는 생각 많이 들었지만, 이튿날부터 데블스 플랜 시즌2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더라.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혹평 중에는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재밌게는 봤지만 별로 뒷맛이 구린 느낌? 

 

최악의 3인

 

내가 왜 최악의 3인이라고 하는지에 대해서 한 명씩 언급하면서 적어보자면,

① 정현규

'환승연애'를 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친구인데, 이번에 '데블스 플랜 2' 보면서는 많은 다른 면을 보여주더라. 똑똑하다? 아니 난 전혀 그런 건 못 느끼겠다. 저 정도는 나도 한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고 봐. 내가 주목한 건 다소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이 있다는 거. 무리들 속에 있지만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 이런 친구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나, 곁에 두면 별로 좋지 못하다. 왜? 사람을 이용하니까. 오직 관심사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자기 이익에 부합하느냐 아니냐다.

그게 '환승연애'에서는 좋은 면으로 보였던 거지. 한 여자만 바라보고 그 사람을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지고지순한 사랑처럼 보이니까. 그런 데에 속으면 안 된다. 배신이 허용되는 게임이니까 라고 하지만 그런 게임 속에서도 빛나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 거다. 장동민과 같은 경우는 이런 류의 게임에서 우승을 했음에도 욕하는 사람이 없었다.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은 사람이 게임을 잘 해서?(반전 매력)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게임의 과정 중에 보여준 모습이 상식에 위배되지 않아서다.

어느 누구든 게임에 참여한 일차적 목적은 우승을 하기 위해서다. 우승을 위해서 경쟁을 하는 거고. 게임 자체의 특성이 배신을 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인간이기에 상식의 범위라는 게 존재한다. 그러나 이 친구의 상식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괴리감이 있다. 이런 사람은 머릿속에 자신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한다. 그래서 거기에 부합하면 그 사람에게는 친근하게 대하고(윤소희 같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철저하게 배격한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달라지면 또 영원한 적도 없다는 듯 언제 그랬냐는 듯 친해지고.

강남에 보면 친한 무리들이 있다. 지네들 딴에는 패밀리라 하면서 형 동생 하는 무리들이 꽤 많은데, 그들 속에 있어 보면 어떤 걸 느끼냐면 서로 자기 이익 차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듯 하다. 예를 들자면, 이번에 내가 바자회 하니까 좀 참여해줘. 돈 달라는 얘기다. 그렇게 도와주고 나면 나도 얻어먹을 게 있어야지 해서 또 본인 하는 거에 도와달라고 하는 식이다. 끈끈함을 가장한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가진다. 딱 국민의 힘이 그렇듯. 그래서 내로남불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왜 내로남불이 되냐? 그들이 일관성을 가지는 건 오직 하나. 자기의 이익이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자기 이익에 위배된다면 자기 이익을 취한다. 그런 친구다. 그래서 나는 이런 성향의 친구와는 상종 안 한다. 그리고 안 믿는다. 봐라. 내 말이 맞는지 틀린지. 이 친구를 겪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봐야할 거라 본다. 사람은 변하는 게 아니거든. 아마도 가정환경에서 배운 게 그런 거라 쉽게 변할 거라는 생각이 안 든다. 어떤 상황상 어쩔 수 없어서 그런 부분을 숨길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런 친구가 우승을 했으니 축하는 커녕 욕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그러나 아무리 욕해도 이 친구는 이렇게 생각할 거다. 루저들. 이런 식으로. 그냥 인스타에 죄송합니다 이렇게 적어두고 그네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척 하면 된다고 하면 그만일 뿐이다. 본인은 원하는 우승을 했고 상금을 탔으니 바뀐 건 없다고 생각할 거다. 이런 친구가 위험한 게 그런 거다. 중요한 순간에 배신하고 나서 그런다. 그건 배신이 아니지. 세상이라는 게 그런 거야. 당연한 거지. 그렇게 생각할 사람이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캐릭터. 인생을 살면서 몇몇 겪어봤는데, 본인은 똑똑해서 그렇다라고 착각하는 거 같은데, 똑똑해서가 아니라 사람같지 않은 영악함이 있어서다. 원래 사기꾼들이 그렇거든. 사기꾼들이 똑똑해서 사기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러 있던데, 그건 똑똑함이 아니라 영악스러움이다. 일반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바른 생각의 범주에 놓지 않는다. 그래서 당하는 거고. 나는 그렇게 본다. 그래서 이 친구는 실제로도 인간 관계를 할 때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나한테 잘해주면 사람들은 이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친구는 다분히 의도가 있다. 근데 그런 사람이 세상에서는 잘 산다. 잘 산다는 게 돈을 잘 번다는 거다. 그러나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은 없을 거다. 그리고 돈을 버는 과정 중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곁을 떠날 거고. 내 말이 맞는지는 보면 알겠지. 난 딱 보이던데.

② 윤소희

이 친구는 똑똑하다. 특히 수리적인 계산 부분에 있어서는 그런 거 같다. 다만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부분에서는 굉장히 약점을 보인다. 그러니까 정현규라는 친구한테는 약하다. 왜? 감정이 이입되어서 그런 거 같다. 이랬다 저랬다. 아직 어리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내 기준에서는 여성적 매력도도 전혀 없는 친구라 그런지 별로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고. 마지막에 승부를 피한 거는 정현규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고 본다. 그런 교착 상태에서 베팅을 한 거지. 상대가 실패하면 다음 턴에는 끝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반면 계속 교착 상태가 된다 해도 정현규는 계속해서 교착 상태를 만드는 건, 본인은 절대 손해보지 않겠다는 심보인 거고. 걔가 그렇다. 그러니 내가 게임 속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그런 친구는 주의해라고 하는 거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혹평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공감 못하겠다. 다만 회차를 거듭하면서 보이는 부분에서는 참 어이가 없더라. 아마 정현규한테 마음이 갈 수는 있어. 그걸 그렇게 티내면서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바보라 생각하나?

같은 편이 되어 한 번이라도 손 더 잡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봤으면 했던 거 같다. 그냥 그 사람 앞에서는 그냥 나는 플레이어, 경쟁자가 아니라 한 여자이고 싶었던 거 같아. 그러나 미안하지만 상대는 본인에게 전혀 그런 생각이 없어. 그런 걸 읽지도 못하나? 그러다 보니 답답하고 짜증나더라. 시청자 입장에서 말이다. 똑똑하지만 별 매력 없는 캐릭.

③ 최현준

최종 3인에 들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근데 얘는 소시오패스는 아니지만 전형적인 MZ세대를 보여주는 듯 싶은. 개인주의적인 성향. 요즈음 MZ들이 그렇잖아? 최종 4인에서 보여준 행동은 살려달라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러더니 살려주니까 등에다 칼을 꽂는. 진짜 어이가 없었다. 물론 그런 부분보다 정현규에 대한 혹평이 더 많은 건 우승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이익에 부합할 때마다 편과 적이 매번 바뀌는 정현규의 태도 때문 아닐까? 애는 원래 그런 애다. 정현규라는 애는. 안 바뀔 거야. I will bet.

그런 정현규에 가려서 그런 거지 얘도 그렇게 질 좋은 애는 아니라고 봐. 사업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된다. 그럴 대 철저하게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꼴이지. 이런 애들은 다루기는 쉽다. 이렇게 하자. 너한테는 이렇게 해줄께. 이렇게만 하면 되거든. 나라는 사람의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자신을 살려준 사람에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저렇게 하지? 만약 내가 최현준이라고 하면 그 사람이 최종 3인이 되게끔 하기 위해 어차피 나를 한 번 살려줬으니 도와줬겠다. 내가 떨어지더라도. 그게 멋진 거지. 본인이 한 행동은 비열하다는 생각 안 드나? 게임이니까? 게임에서는 그게 허용되니까? 세상 살이도 그러할 듯. 재수없다. 힘도 없어 보이는 게. 턱 한 대 올려쳐버리고 싶더라.

 

빛났던 3인

 

① 세븐하이

최종 3인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마지막에 니 뜻대로 돌아가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한 모습. 이런 거는 그 사람의 캐릭터다. 바뀌지 않는. 그런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어떻게 보면 딱 내 과네. 다소 과격한 듯한 표정을 보이곤 했지만, 그것도 나랑 비슷한 듯. ㅎ 내가 더 심하면 심했지. 원래 그런 게임에서 흥분하면 불리해지는데. 판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타고난 기질이 바뀌나. 그런 면이 있었기에 또 마지막에 그럴 수 있었지.

본인이 살려준 사람이 자신의 등에다가 칼을 꽂는데 그것 또한 그냥 편안하게 받는 거. 대수롭지 않게 받는 거 보면서 그래도 이런 사람은 다소 강한 성격을 갖고는 있지만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븐하이는 우승하려고 안 나왔을까? 마찬가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게 미련하다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랑은 안 맞다. 그런 사람들에게만 나는 매정하게 대한다. 내가 살면서 겪어왔던 경험들을 토대로 나는 그런 사람에게만 매정하게 대한다. 그네들이 그러하니 나도 똑같이 대해주는 거지. 역지사지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똑같이 대해줘야 그래도 이렇구나 생각을 해볼 계기라도 준다. 그러나 안 믿는다. 안 변하니까.

② 손은유

똑똑하다. 게임도 잘 하고. 다만 확실히 남자보단 여자들이 좀 더 승부욕이 있는 거 같긴 해. 손은유를 봐도 그렇고, 강지영을 봐도 그렇고. 그런 모습 자체를 뭐라 하는 건 아니지만, 이기기 위해서 그러는 건 좀 보기 좋진 않더라. 그 정도. 그렇다고 최악의 3인과 같은 수준으로 볼 거 아니라고 보고. 감옥방에 제일 오래 있었으니 그만큼 게임을 많이 했는데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거 보면 아마 최종에 갔으면 우승도 가능했을 인물이라고 본다. M&A 전문 변호사라 하는데, 일 잘 할 듯. 그리고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매사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

③ 저스틴

승리에 대한 욕망, 집착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 같긴 한데, 내가 만약에 이 게임에 참여했다면 초반에는 저스틴 같이 보였을 거 같다. 그러니까 굳이 나설 필요 없어. 나서는 사람들이 다 알려주거든. 게다가 지켜보다 보면 분명 홀이 나오기 마련인 게임들이 대부분이라 그런 거에 집중할 거 같고. 즉 전략 자체가 1등 전략이 아니라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략을 쓰면 적어도 중위권에 갈 수 있다는 거지. 그런 걸 잘 보여준 거 같다. 다만 중반부부터는 그게 안 통하는 게, 어느 정도의 칩(?) 같은 걸 획득해야 유리해지니까. 초반에는 저스틴처럼 하면서 캐릭터 분석하고 그러는 게 유리하다고 봐. 좀 더 오래 갔으면 했는데 아쉽.


원래는 손은유 대신 티노를 언급하고 싶긴 했다. 게임을 즐기다가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떠난 인물이라. 그런데 손은유가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손은유를 언급했던 거지. 다만 이세돌이 나왔을 때, 나는 이세돌이 최종까지 살아남지는 못할 거라고 봤다. 한 분야의 뛰어난 천재는 다른 영역은 약하거든. 바둑이라는 게 수싸움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유리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힘들다. 마치 격투기에서 타격만 잘 한다고 해서 챔피언이 되기 힘든 것처럼. 

여튼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점점 갈수록 꼴보기 싫은 캐릭터가 생기더니, 나중에는 결과부터 검색해서 보고 나서는 별로 보고 싶어지지 않아서 마지막까지는 늦게 봤다. 게임은 게임일 뿐 확대 해석하지 말자 할 수도 있지만 사람 바뀌는 거 아니고 그게 게임을 하면서도 승부욕을 너머 보이는 부분들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의 기질이다. 바뀌지 않는. 손은유는 승부욕이 강한 거고, 정현수는 사람 자체가 악하다. 웃고 있고 전혀 잘못한 거 없어 보이지만, 세상을 살 때도 그렇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서 외줄 잘 타는 식으로 살 거야. 나는 그런 사람의 인생에 응원보다는 침을 뱉어주고 싶은 사람이고. 강남에 그런 사람들 많아. 요즈음 국민의 힘이 보여주는 그런 거는 아무 것도 아닌 정도로.

그래도 그런 사람들 욕 먹는 거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용 조용히 눈에 안 띄려고 하지. 지귀연 판사처럼. 근데 윤석열은 누구나 다 봤는데도 불구하고 시치미 데고 모르쇠 하는 그런 뻔뻔함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거든. 거의 최종 보스급.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들의 그런 부분을 의식하기에 본인도 아니까 가급적 눈에 안 띄려고 하면서 자기 이익만 도모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대놓고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는지. 거의 뭐 사기꾼 수준. 그런 거 보면서 참 세상엔 이해하기 힘든 사람도 있구나 싶더라. 왜 갑자기 정치 얘기가 나왔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