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 이후로 정치가 재밌어서 요즈음에는 유투브로 정치 관련해서 많이 보는 편이다. 최근의 뜨거운 감자는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는 지명을 철회했는데, 왜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는 지명 철회를 하지 않았고, 거기에는 여권 지도자의 영향이 컸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루 사이에 2% 떨어졌고.
시험대
나는 개인적으로 이걸 보면서 어떻게 처리가 될 지 모르겠지만, 시험대라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까지 말과 행동으로 보여줬던 부분이 일치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나는 이재명을 지지했지만, 그렇다 하여 무조건 이재명 옳소 외치는 사람은 아니니까. 자기 식구 감싸기가 되어버리면, 검찰이 검찰 식구 감싸기랑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조직적으로 오래동안 했던 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원래 시작은 미약해도 이게 한두번 하다 보면 계속하게 되어 있다. 만약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고수한다면 그런 시선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고, 신뢰라는 거에 금이 가게 되면 계속 의심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을 잊지는 못하겠지. 이제 대통령이 되었으니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생각하면 그들의 도움을 도외시하게 되는 거고.
그러나 항상 이재명 대통령이 얘기했듯,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고, 그 관점에서만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만약 여당 지도부가 반대의 입장이라고 한다면 그네들이 잘못된 거고, 그네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야당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공과 과
발달장애인인 딸을 위해 국회의원이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껏 많은 일들을 했다는 건 공이라고 치자. 거기에 초점을 맞추면 박정희 대통령도 공만 따져야 하는 게 아닐까.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 아무리 공이 크다 한들 과가 덮히지는 않는다. 그래서 공은 공대로 평가하고, 과는 과대로 평가해야 하는 거다. 그런 관점에서 강선우는 과가 치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볼 때 이건 인성의 문제라고 본다. 보좌관들이 왜 그렇게 얘기했을까? 물론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잘못된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명명백백하게 청문회에서 변명한 게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지. 그렇다면 그네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거다. 너무 심하니까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 그런 거 아닐까? 5년동안 46번 보좌관 교체. 1년에 9번꼴이다. 1.5달에 한 번꼴.
이게 말이나 되는 수치라고 생각하나. 내가 공지영 작가의 책을 보면서 구역질 났던 이유가 자신의 딸에게 엄마는 떳떳한 듯 얘기하는데, 이혼을 그렇게 여러 번씩 한다고 하면 그건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거다. 마찬가지로 그렇게 자주 보좌관이 교체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건 강선우 의원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데 청문회 때 어떻게 했지? 거짓 해명했지.
그러니까 다른 갑질 얘기들이 나오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도 나는 그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이유는, 적어도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얘기를 귀기울여 들으려 하다 보니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만약 그런 걸 들으려고 하지 않는 정부라고 하면 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
나는 이런 후보가 장관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사람 관리할 때 눈여겨 보는 부분이 어떤 문제가 그 사람의 바뀌지 못하는 기질? 성향?에 기인된 것인가 하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은 잠시 잠깐 숨길 수는 있어도 변했다고 생각해서 지내다 보면 더 큰 화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있거든.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 장관이 되도 못 고치고 장관이 안 되고 못 고치는 부분이라 본다.
지금까지 세상을 별 문제 없이 살아온 거 같다. 자기가 뜻한 바를 다 이루고 산 거 같고. 그러니 저러지. 근데 저런 사람이 일을 잘해? 잘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은 참 잘 하는데 인성이 잘못된 사람들 있거든. 내가 관리하는 친구들 중에서도 있었고. 그래서 별명을 뱀이라고 붙여줬지만. 결국 내보냈다. 왜? 일 잘 하는 사람 한둘이야? 꼭 본인이어야만 해? 그건 조직이 아니지.
본인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힘들고 나가게 된다면 본인이 나가야 다른 사람들이 힘들지 않고 오래 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윗사람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윗사람이라고 그거 믿고 그렇게 갑질하면 결코 좋은 결과 내지 못한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미약하다. 여러 사람이 더불어서 힘을 합쳐야 되는 거지.
고로. 이재명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랄 뿐이다.
더불어 여가부가 아직까지도 있다니. 난 여가부 없앴으면 했는데. 윤석열 때 없앤다고 하더니만 맨날 술만 쳐마시고 일을 안 해서 그런지 없애지도 않았네. 그거라도 했으면 난 공으로 돌려주고 싶은데. 도대체 윤석열은 뭘 했는가 싶다.
25/07/03 PM 01:41
기회를 달라? 그렇게 얘기하지 말고, 먼저 당당하게 나서서 사죄하고 사퇴해라. 그리고 나서 본인이 반성한 자세로 바뀌고 난 다음에 나와라. 꼭 이번에 해야하는 이유가 뭐니? 그렇게 될 줄 알았으면 평소에 잘 하지. 얼마나 본인의 갑질이 심했으면 이런 저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니. 넌 잘못 살았다. 나름 누리면서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업보다.
25/07/03 PM 06:23
자진 사퇴. 현명한 판단이다. 이번을 계기로 반성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아마 후폭풍을 감당해야겠지만) 지금이 아니라고 해도 나중에 좋은 자리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