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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기술보다는 철학을 강조한 <시맨틱 웹>

시맨틱 웹
김중태 지음/디지털미디어리서치

2007년 3월 18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웹서핑으로 김중태 문화원을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나도 웹서핑에 능하다. 예전에 포토샵 3.51을 공부할 때는 Yahoo와 Altavista에 등록된 모든 포토샵 Tip들을 다 보았던 기억이... 그 당시야 세상에 등록된 웹의 규모가 지금과 같이 거대화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뭘 알고자할 때 책이나 웹을 잘 활용하다 보니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트였기에 저자가 누군지 낯설지는 않았다.

그 당시에는 저자의 책들이 너무 초보자 수준의 책들이라 저자에 대해서 그냥 그런 초보자용 책을 적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저자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인데 책을 통해서 본 저자는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는 것과 하나의 책을 적는데도 성의를 많이 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똑같은 책을 적는데도 좀 더 주고 싶어서 내용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저자 김중태 원장은 딱 그런 사람인 듯 하다. 더더군다나 책 속에서 보이는 그의 가치관이나 철학은 본받을 만 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또한 다양한 사례들이 나와 있어 1년 반 넘게 인터넷, 웹이라는 것과는 떨어져서 살던 내가 웹 2.0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던 책이었다.

정리한 내용은 정보성 내용이 대부분이라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웹 2.0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초보자에게는 도움이 될 듯 하다. 나 또한 그러했듯이... 아래는 정보성 내용의 정리와 그에 따른 나의 덧글 약간이다.

p36
처음 자극보다 나중의 자극 세기가 일정 비율 이상 증감되어야 하는 '베버의 법칙'은 TV 프로그램, 영화, 인터넷 사이트, 황색 언론에서 거의 철칙처럼 지키고 있는 법칙이다. 영화, TV, 신문처럼 정보를 다루는 업체에서 '베버의 법칙'은 '전편보다 강한 속편'을 만들어야 성공한다는 법칙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선행 프로그램은 지난 주와 똑같은 선행을 한 사람을 찾아내도 언제나 감동적이다. 그리고 전편보다 자극적이지 않아도 감동적인 오락 프로그램은 PD의 철학에 의해 탄생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p49
VTR 시장에서 더 성능이 뛰어난 소니의 베타 방식이 일본빅터사(JVC)의 VHS 방식에 밀린 사건은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 경쟁력인지 보여준다. 1975년에 소니가 선보인 베타 방식은 VHS보다 크기도 작으면서 화질도 뛰어났지만 소니 혼자 비싼 값에 팔며 독점했다.

반면 JVC는 VHS 방식의 기술을 세계 각 나라에 이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금성이 비디오플레이어를 생산하게 되는데 당연히 모두 VHS 방식이었다. 결국 기능이 떨어지는 VHS 방식이 소니 독점인 베타방식을 밀어내고 마는데, 한 손이 열 손을 못 막는다는 말이 실감되는 일화다.

또한 복사 방지를 건 기업이 모두 망한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윈도나 포토샵은 복사본이 가장 많이 범람한 제품이다. 그런데 MS사나 Adobe사는 지금까지 복사 방지 락을 걸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 이들 업체는 복사 방지 락을 걸 경우 분명 정품 판매 비율은 늘겠지만 절대 판매 수량은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글2000, 문방사우처럼 복사 방지 락을 건 제품은 모두 망했다. 이러한 경험적 사실이 알려주는 교훈은 한 명이라도 덜 복사하도록 막는 것보다는 한 명이라도 더 정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이건 위키노믹스 관점에서도 해석해도 될 듯한 사례인 듯 하다.
p51
만약 비디오 플레이어에서 방송 녹화 기능을 없앴거나 테이프 복사 기능을 없앤 상태에서 보급에 나섰다면 VCR은 보급되지 않고 사장되었을지 모른다. 결과적으로 비디오 시장이라는 추가 시장을 방송국과 영화사는 놓쳤을지 모른다. 오늘날 극장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상당수가 비디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비디오의 녹화, 복사 기능을 그대로 살려둠으로써 VCR 보급이 빨라진 것이 그들에게 득이 된 셈이다.

p51~52
영화 관계자들이 무서워할 일은 DVD 복제가 아니라 DVD 자체를 외면하고 동영상 파일로 영화로 보고 마는 문화이다. 최근에도 월트 디즈니가 2003년 9월 29일 발표한 '무비빔'에 복제 방지 장치를 넣었는데, 이런 식의 복제 방지보다는 정품사용자가 좀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따라서 불법 동영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DVD의 각종 제한을 철폐해 더욱더 DVD 보급에 앞서야 한다. 불법 동영상이 단순하게 영화의 내용만 전할 수 있는 맹점을 파고 들어 DVD에 대화형 게임이나 부록을 더욱 풍부하게 포함시켜 DVD를 구입하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단순하게 영화 본편만 넣은 DVD로는 인터넷에 떠도는 불법 동영상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영화 관계자들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갑자기 THIRDTYPE님의 덧글 다는 란에 있는 문구가 생각난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은 무플입니다."
p279
그리스몽키 사용자들은 특정 사이트를 사용자들이 재정의한 다양한 스크립트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주요 사이트를 자신의 마음에 드는 형태로 재정의해서 보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리스몽키 탄생 몇 달만에 수 백 개의 그리스몽키 스크립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이 중에는 광고만 차단하는 단순한 스크립트부터 '야후 지도, 구글 지도, 텍사스 지도, 블로그라인즈, 델리셔스, 아마존, 음악사이트' 등이 섞인 복잡한 스크립트까지 다양하다.

p284
실제로 QNX나 미뉴엣OS와 같은 운영 체제는 1.44MB의 플로피디스크 한 장 안에 윈도와 비슷한 운영 체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플로피디스크 한 장만 넣으면 위도의 바탕화면과 거의 같은 화면이 뜨는데 이 안에는 네트워크 사용에 필요한 서버와 클라이언트 관련 각종 도구는 물론, 글틀 프로그램, 그림 편집프로그램, 각종 매체 재생기 프로그램, 여러 가지 게임과 데모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도저히 1.44MB의 플로피디스크 한 장에 들어갔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RSS가 일반화된 것은 블로그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이것도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의 NC(Network Computer)도 따지고 보면 개념은 다 비슷한데,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