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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조금은 무색한 "시크릿"

시크릿 - 2점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살림BIZ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19일에 읽은 책이다. 어떤 책이든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책은 아쉬움이 상당히 많은 책이다. 그것은 그만큼 국내나 미국에서 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점이 부각되었고 각종 사이트의 많은 리뷰어들의 평점이 상당히 높았기에 그만큼의 기대감을 가져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같은 책의 선경험이 있었기에 그만큼의 기대를 했던 것이 어떻게 보면 아쉬움을 많이 갖게 된 듯 하다.

어떤 책이든 도움이 안 되는 책은 없지만 국내나 미국에서 대형 베스트셀러일 정도 수준에 걸맞는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저자의 얘기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책내용에 비해서 과대 포장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또한 제목과 걸맞지 않는 내용들에 상당히 실망하는 독자들도 많았으리라 본다. 근데 왜 평점이 좋을까? 실망한 독자들이 소수라서 그럴까?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을 가만히 보다 보면 Positive Thinking을 강조하고 있기에 리뷰어들이 책에 대한 비평보다는 좋은 점만 찾으려고 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또한 남들이 좋다고 하는데 굳이 싫다라고 하는 것이 요즈음 같이 개별적이고 주체적인 생각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대라고 하여도 기본적으로 쉽지는 않는 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 또한 이 책을 나쁘게만은 보지 않는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도움이 되고 좋았다고 한다면 그것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들도 분명히 있다는 점 때문에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비평적인 시각에서 짚어야할 듯 하다. 우선 이 책의 내용적인 면부터 살펴보고, 내가 아쉬웠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어떤 독자가 읽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얘기를 하려고 한다.


"Secret"이란?

이 책의 제목인 비밀을 이 책에서는 어떻게 얘기하고 있을까? 책 초반에 나오는 "끌어당김 법칙"이다. 이 끌어당김 법칙이라는 것은 비슷한 것끼리 끌어당기기 때문에 우리가 바라는 바를 생각하고 믿으면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뻔한 얘기일 수 있는 부분이라 뒷부분에서 보완을 하는데 바람직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해야 하고 얼토당토 않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믿을 만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것은 결국 내가 바라는 바와 현실이 대치가 되었을 때 나 스스로를 반성하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결국 잘못되어도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했으니 '내 탓'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여기서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지체되는 거 싫은데" - "지체되면 좋겠어"

왼쪽은 우리의 생각이고 오른쪽은 끌어당김의 법칙의 작용이다. 결국 우리는 긍정적인 생각 이루고 싶은 바를 생각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생각과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지에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끌어당김 법칙"에 대해 이해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라고 얘기한다. 이것이 이 책에서의 핵심 내용이다.

그 외에 부연설명하고 있는 그림 그리기(자신의 생각을 이미지화하기)나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기, 감사하기 등등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바들이다. 양궁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아니던가? 결국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끌어당김 법칙"에 있고 그것의 독특함은 부정적인 생각이 끌어당김 법칙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있다.


아쉬운 점들

1) "비밀"이 "비밀"답지 못했다.

이 책 하나만 두고 볼 때도 반복되는 부분이 꽤나 많았던 것이 사실이나 그것은 "끌어당김 법칙"에 대한 강조라는 면에서는 의미있다고도 본다. 문제는 여기에 제시된 것들 중에서 위에서 얘기했던 독특함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어느 자기계발서에서도 볼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그러나 유독 한 가지 책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신념의 마력 - 8점
클라우드 M 브라스톨 지음, 최봉식 옮김/지성문화사

1948년도에 초판(원제는 <the Magic of Believing>)이 나온 이 책은 저작권이 만료가 되었는지 독점 출판권이 종료가 되었는지 국내에 다양한 출판사의 번역서로 나와 있다.(위 책은 내가 읽은 출판사의 <신념의 마력>이다.) 이 책을 읽고서 처음 생각해 본 것이 바로 생각의 힘이 물리적으로 작용하는 점에 있었다. 처음 생각해본 것이기었기에. 그 때 쓴 리뷰 중에 일부를 옮기면,

소리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파장을 형성해서 실제 사물에 영향을 미치듯이 신념이라는 것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파장과 같은 형태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신념이라는 것이 <시크릿>에서는 자신의 희망(바라는 바에 대한 생각)이라는 다른 용어로 표현되었고 파장이라는 것이 <시크릿>에서는 주파수라는 용어로 표현되었을 뿐이다. <시크릿>에 나오는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신념의 마력>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념의 마력>이 그러한 부분에서는 더 많은 얘기들을 확장해서 하고 있다.

그다지 색다르지는 않은 발상(?)이라는 것이다. 유명한 책에 있는 내용을 약간 바꾸었을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얘기하는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은 오히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실천했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편이 오히려 더 어울린다.

또한 책의 첫머리인 "들어가는 말" 부분에서 나열된 역사 속의 위인들만이 알았던 '비밀'이라는 것 또한 읽는 이에게 책 내용에서 역사 속의 많은 사례를 통해 마치 '위대한 발견'을 한 듯하는 느낌을 주게 한다. 그러나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그런 표현은 되도록 자제했으면 한다. 과장 광고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2) 점점 떨어지는 몰입도

이 책은 연역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결론을 얘기하고 점점 부연 설명하는 식이다. 그래서 초반 임팩트만 강하다. 책내용만 봐서도 그런데 과장 광고라는 느낌까지 더하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또한 이렇게 인용이 난무한 책은 처음 봤다. 책내용의 반이 인용이다. 적절한 인용은 글의 매끄럽게 하지만 난무한 인용에 내용이 점점 산만해지는 듯 하다.

분량도 많지 않은 글에 저자의 얘기는 전체의 반 정도도 안 된다. 자신의 얘기를 설득하기 위해서 하는 인용이라 하더라도 너무 인용이 많고 별로 임팩트 있는 인용이 없다는 점 그로 인해 계속 같은 얘기 반복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점점 몰입도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인 듯 하다.

3) 팔기 위해서 만든 책

책이야 기본적으로 팔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을 이렇게 성의없이 만드는 것에는 지적할 필요가 있다. '위대한 발견'을 한 듯한 홍보 문구부터 시작해서 책내용의 반을 인용으로 도배하고 있다. 설득력을 얻기 위한 인용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인지도를 감안하여 그들의 팬층까지 독자로 커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 의도는 마지막 뒷부분에 책 전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여러 사람들의 사진과 소개가 증명하는 듯 하다. TV 프로듀서 출신의 저자라서 매스 미디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이렇게 활용하다는 것에 매우 불쾌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점을 지적하는 이유는 이런 책들이 많이 팔려서 책을 팔기 위해 이런 책들만 양산하게 되면 결국 독자들에게도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출판물들 중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꼭 책내용이 깊이가 있고 어려운 용어를 써야만 좋은 책은 아니다. 쉽게 설명하고 재밌게 설명하면서 좋은 책들 많이 있지 않은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적어도 이 책은 그런 류와는 정반대의 책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자기계발 DVD를 팔고서 그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이기에 더 추가된 것도 없고 책페이지를 맞추기 위해 인용을 많이 삽입할 수 밖에 없었다. 즉 팔기 위해서 만든 책이라는 것이다.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남들과 공유하려는 의도보다는 팔기 위해서 만든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어본 독자라면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편안하게 읽으면서 생각해볼 만한 자기계발서들도 많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다. 차라리 한 사람이 살면서 어려움을 겪고 헤쳐나가서 성공이라는 반열에 오른 성공 스토리나 여러 재밌는 사례를 갖고 옴니버스 식으로 엮어 잔잔하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자기계발서가 차라리 낫다고 본다.

물론 개인적인 독서 스타일이 모두 나와 같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아마 읽고서 평가가 극과 극의 대조 양상을 분명히 보일 수 밖에 없다. 책내용도 그러하거니와 과대 포장한 부분이 매우 많은 책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책을 많이 읽지 않고 가끔씩 베스트셀러를 보는 사람이라거나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읽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또한 권위주의적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내 개인적인 생각에 충실해서 추천하지 않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