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작전명 발키리: 히틀러에 대한 장군들의 쿠테타 [강추]


나의 2,781번째 영화.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그 시절에 독일 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놀라웠고 그 내용이 너무 나에게는 감동적이었기에 만점을 줄 수 밖에 없는 영화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관련 영화 중에 내 어렸을 때 보았던 <새벽의 7인> 만큼이나 나는 감동적이었다.

원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혀 이 영화 내용을 모르고 봤기 때문에 더 감흥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인 폰 슈타펜버그 대령 캐릭터에 흠뻑 취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이 영화를 보면서 슈타펜버그 대령에 대해서 검색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만큼 내게는 매력적인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그냥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영화이겠거니 해서 별로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제2차 세계대전 소재의 영화는 한 때 붐을 이루었다가 지금은 SF가 대세이다 보니) 너무 감동적이어서 강추하는 바이다. 전쟁 영화이지만 전쟁씬이 이렇게 없는 영화도 드물 듯. 전쟁씬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나올 뻔했던 장면


아마 많은 이들은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물론 가슴 뭉클한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장면 보다는 히틀러가 살아있음을 알고 전세가 역전되어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갈 때 폰 슈타펜버그 대령이 이렇게 얘기했다.

"괜찮아. 어서 가보게"

진정한 리더구나 하는 생각에 발키리 작전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울컥했다. 물론 지금껏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나는 히틀러를 존경했던 사람이다. 그건 <나의 투쟁>이라는 책을 통해서 유태인에 대한 히틀러의 생각이 왜 그렇게 되었을 수 밖에 없었을까를 느꼈던 부분도 있고 그가 한 만행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게 사람들을 리드한다는 카리스마를 존경했었다.

나의 투쟁 
아돌프 히틀러 지음/홍신문화사

<나의 투쟁>은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내가 읽은 책은 홍신사상신서 시리즈로 나온 책이었다.

물론 나중에 <군중 심리>라는 것을 알고 나서 좀 다르게 생각했던 부분도 있긴 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몰락-히틀러와 제3제국의 종말>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조차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었기에 내가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고 존경이라는 말을 썼다는 게 실수였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성균 옮김/이레미디어

이 또한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이라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내가 본 책은 완역본이라고 나온 이 책이었다.




군인 정신 vs 애국심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폰 슈타펜버그 대령이 영화에서는 매우 실행력이 강하게 나오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군인 정신이라고 하면 명령에 불복종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당시는 전시 상황 아니었던가?


이런 의미에서 예비군을 지휘하던 예비군 대장(직위를 모르겠네. 폰 슈타펜버그 대령이 예비군 참모장이였는데 이 사람은 직위가 대령 밑이라고 해야 얘기가 되는데)을 두고 뭐라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는 나름 상황 판단을 했고 자신의 리더가 아무리 잘못되었다고 해도 군인 정신으로서 복종을 했을 따름이다. 물론 이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일 지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 속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그의 행동이 위대하고 죽음이 숭고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마치 무대뽀로 밀어부치는 듯 느껴지는 그의 아주 강력한 실행력(해야 한다면 하면 된다는 식의 실행력)을 보고 나 스스로 많은 반성도 했다.

하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해야할 때 해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요즈음에 그의 강력한 추진력은 나에게 매우 큰 귀감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역사에 기록되고 이렇게 다시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는 것을 보면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기록이 되고 날조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그 생명력이 질기게 오래 간다고 생각한다. 결코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은 역사의 한 자락이 되기 때문에 말이다.


진정한 Leader: 폰 슈타펜버그 대령


남자라면 이렇게 살아야되는데 하는 생각을 너무나 많이 들게 해줬던 인물이다. 강직하고 올바른 성품을 갖고 있으며, 실행력과 추진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로 영화에서는 묘사된다. 영화 속에서 보면 대의를 위한 거짓말 조차도 과감하게 하고 히틀러 앞에서도 자신이 목적한 바를 위해서 서슴없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실제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어쨌든 매력적이다.

톰 크루즈가 연기를 잘 해서 그런지 몰라도 마지막 총살 장면에서 생사의 문턱에 선 한 인간의 두려움 섞인 모습이 너무 리얼했다. 물론 "먼저 가 있으라. 따라가겠다."하는 그의 말에 죽음을 예견하고 편하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정작 문턱 앞에서는 그 누구라도 그런 심정은 느낄 것이다. 자식들도 생각나고 마누라도 생각나고 또 지난 나의 과거와 부모님들 생각등...

그 장면에서 그래도 잠깐 템포를 늦춰준 이가 있었으니 이게 영화에서만 그런 것인지 실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그의 심복이 슈타펜버그 대령 앞에 서서 그의 눈을 응시하고 등으로 총알을 받아낸다. 아~ 감동~ 진정한 리더 옆에는 진정한 참모가 있었다. 너무 너무 멋진 장면에 눈시울이 붉혀진다. 저런 삶. 남자로 태어났으면 저런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살아온 사람인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인물들과 배역들

나중에 폰 슈타펜버그 대령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면서 뒤적거려 봤더니 실제 슈타펜버그 대령과 톰 크루즈가 사뭇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톰 크루즈가 더 낫긴 하지만... ^^



지식iN에 있는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보면 이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배우들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면도 신경을 써서 배우를 섭외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적 사실들

- 17번의 암살 시도가 아니라 42번의 크고 작은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독재자들
리처드 오버리 지음, 조행복 옮김/교양인

- 이 발키리 작전에 직접적인 가담은 안 했지만 동조자로 그 유명한 롬멜 장군도 있었다고 한다.
- 결국 히틀러에 의해 자살을 강요 당해서 죽고 만다.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
크리스터 요르젠센 지음, 오태경 옮김/플래닛미디어

- 이 작전으로 히틀러는 고막이 터졌다고 한다.
알기쉬운 세계 제2차대전사 6 
이대영 지음/멀티매니아호비스트


기타

01/ 참조할 도서 목록

관련된 서적을 찾으려고 했었는데 잘 정리를 해준 곳이 있어서 링크로 대신한다. 사실 내가 아래에 소개된 책들을 다 읽고 나면 또 이 책은 각이 안 맞으니 제외하고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 많은 책들을 다 읽기는 힘드니 그냥 잘 해뒀겠지 하는 생각으로 소개한다. 바로 알라딘 편집팀에서 정리한 책들이다.


02/ 네이버 영화 정보 명대사

대사들 보다가 몇 개 우스운 애들 장난을 발견하고 캡쳐해서 옮겨본다.


하하하... 삼국지의 조조의 사촌인 애꾸눈 하후돈...


말장난이다. 발키리. 발킬이. 통신 용어들이 만들어지는 형태를 보는 듯.

03/ 일본 포스터

아래의 일본 포스터가 훨씬 더 멋지다. 마치 사무라이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04/ 슈타우펜베르크

<작전명 발키리>와 똑같은 영화가 있다. 독일에서 제작한 TV 영화인데, 이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네이버에 올려진 Snapshot을 보면 <작전명 발키리>와 너무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 내용은 같을 수 밖에 없겠지만 장면 또한 비슷하다는...


05/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