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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논쟁은 논리 싸움이 아니다

어느 날,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분 나이가 꽤나 든 분이다.
라디오에서는 BBK 문제가 흘러나오고 있다.
심심해서 기사분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나온 얘기다.

"정치하는 것들이 이 모양이니?"
"그러니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겠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거 밖에 없잖습니까?"
"그럴 만한 사람이 있어야지 뽑지."
"문국현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사람은 정치 경험이 짧아."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못되었으니 정치하지 않았던 사람 뽑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


나이 드신 분들이랑 정치 얘기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다.
정치 경험이 짧다는 것이 흠이라 그 사람은 안 된다. 그래서 못 찍는다.
그런데 나머지는 다 매한가지다. 근데 그 중에 선택하겠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 경험이 얼마 되어야 그 중에서 뽑을 텐가?
무엇이 정치 경험인지 어떤 사람이 대통령으로서 적합한지 아직도 우리 윗세대들은
막연하게 나마 정치를 많이 하고 잘 알려진 사람 중에서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자신의 판단이 옳다 그르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판단을 하는 데에 있어서 논리는 중요하다.
틀렸어도 틀린 대로 자신의 논리가 서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것 없이 부분 부분만 보고 얘기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논리가 명확하면 아무리 그것이 결론적으로 틀렸다 해도 들을 만한 것이다.
거기서 뭔가 또 생각해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논쟁은 논리 싸움이 아니다. 논리는 정연하다는 기본전제 하에
그것을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다.

둘 다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어떤 접근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하고 자신의 논리를 세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자기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다.
더 웃긴 것은 그런 자신은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