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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여자가 원하는 것을 알면 세상은 당신 것이다.

여성 마케팅
김미경 지음/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독서 계획에는 전혀 없었던 책이었다. 단지 내가 책임 편집을 맡고 있는 책의 주타겟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시장에 대한 여러 책들 중에서 골라서 읽어본 것으로 2007년 11월 일 읽은 책이다.

총평

그동안 여성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책이다. 나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여성 관련된 책들을 이리 저리 찾아보다가 선택한 책이었는데 재미있으면서도 들어볼 얘기들이 많았던 책이었다.(그러나 어떤 분은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이 다른 책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조금 있다 얘기할 생각이다.)

마케팅을 광의적으로 해석하면 이 책의 내용도 마케팅에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케팅 서적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케팅이라기 보다는 여성의 소비 심리, 쇼핑 심리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오히려 나는 기존에 전형적인 마케팅 서적류를 많이 읽어둔 터라 오히려 이런 얘기들이 도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확실하게 드는 생각이 있다. 여자와 남자는 다르기 때문에 여자를 알고 이해할수록 그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거다. 나름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여자의 심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뭐 이런 것이다. "왜 여자들은 화장실 갈 때 같이 갈까?" "왜 여자들은 걸을 때 항상 팔짱을 끼지?" "왜 남자들은 같이 영화를 안 보는데 여자들은 같이 영화를 볼까?"

물론 위의 세 가지 질문이 이 책에 언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여자는 남자와 근본적으로 다른 유전자적 속성이 있을 꺼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조금은 과학적이라거나 이성에 기반한 사고를 요하는 책은 아니다. 현상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경험적 멘토에 가깝다. 그래서 깊이가 있는 그런 책은 아니지만 여성의 소비 심리에 대해서 쉽게 접근하기에는 좋은 책인 듯 하다.


비판적 리뷰에 대해서...

우선 몇가지 얘기를 해둬야할 부분이 있겠다. 나는 비판적이다. <시크릿>이라는 책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비판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없이 비판하지는 않는다. 허나 이유라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이다. 이성적인 판단에는 논리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이 판단을 할 때 이성적인 판단만 좌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판을 할 때는 나름 여러 번 생각하고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시크릿>에 대해서 좋은 의견을 쓰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무게감이 있다고 해서 어려운 책이 아니다) 책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시크릿>이 왜 비판받을 만한 책인지 알 수가 있다. 결국 어떤 책들을 기존에 읽어왔느냐에 따라 같은 책이라도 평가는 엇갈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이고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책이라 할지언정 비판의 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그 속에 들어볼 만한 내용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왜 <시크릿> 얘기를 꺼냈는고 하니, 지금부터 하는 <여성 마케팅>에 대한 다른 시각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시크릿>은 내가 비판적으로 얘기를 했던 것이지만 이 책 <여성 마케팅>은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이의 비판적인 리뷰를 보고 언급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크릿>과는 정반대되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비판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어느 정도 충분히 수긍이 갈 만하다면 그런 비판을 잘 새겨들어야 하는 법이다. 어차피 책이라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만족시켜줄 수는 없는 것이다. 타겟층이 아닌 사람들이 읽으면 당연히 별로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다만 다른 사람의 비판적인 리뷰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부분에서 하나의 예로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표절인가?

이 책을 읽고 어떤 블로거가 한 얘기다. 그 블로거의 얘기로는 이 책은 페이지 단위로 베낀 듯 하고 이럴 경우에는 레퍼런스라고 언급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한다. 거의 표절에 가깝다는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앨런 피즈 외 지음, 이종인 옮김/가야넷

[ 관련글 : 김미경씨, 이건 좀 심하잖아! ]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모른다. 그래서 판단하기는 애매하다. 그래서 그 블로거의 글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리뷰가 아닌 그 사람의 생각이 어떤지를 알기 위해서 말이다. 그 블로거의 글들을 읽어보고서 이 사람의 판단에는 어느 정도 신뢰가 생겼다. 그 블로거가 쓴 글들을 보면서 그가 그렇게 얘기하는 데에는 그만큼 표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비슷해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하게 똑같은 책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책내용 중에서 이 세상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새로운 것이라는 것은 사실 드물다. 용어의 신선함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내용은 기존의 수많은 지식들을 참고하여 적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비슷하냐를 두고는 사실 개인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될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블로거는 도에 지나칠 정도로 비슷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판단이야 나 또한 그 책을 읽어보고 비교해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분명 그럴 만한 소지가 있으니 그런 것이겠지.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그냥 무작정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따지면 외국의 좋은 책을 보고 표현만 바꾸고 구성만 바꿔서 내도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저자가 아니라 평역이 되어야 한다. 이문열의 삼국지처럼 말이다. 이런 비판은 건설적인 비판이다. 왜냐면 앞으로 책을 쉽게 적는 저자가 생기면 이런 것들을 의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면서

나는 이 책을 접하면서 처음 알았던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책의 내용과 거의 흡사한 다른 책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두 책이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 마케팅>에서는 한국의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맥락이 비슷하고 일부 내용은 너무 흡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를 선택하던지 <여성 마케팅>을 선택하던지 그것은 독자의 판단이겠지만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를 많이 참조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은 말해주고 싶다. 독자의 입장에서야 어떤 것을 읽어도 상관없다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당신이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을 적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결국 비판이라는 것도 여러 관점을 두루 봐야 적절한 비판을 할 줄 아는 법이다. 자신의 관점만을 두고 얘기해봐야 다른 관점을 전혀 수용하지 못한다는 꼴 밖에 안 된다. 틀에 갖힌 사고방식으로는 생각의 깊이나 너비가 깊어지고 넓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