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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동문 망년회 공지를 보고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문들의 망년회 공지가 떴다.
사실 이 동문에 모인 동기들이 대부분 문과 출신이다. 이과는 거의 없다.
아무래도 문과 애들이 만든 거다 보니 문과에 친한 애들만 있는 듯...
그래도 단합은 잘 되는 거 같다.
그 중에는 우리 동기들 중에서는 제일 성공한 VIP 투자자문의 최준철도 있다.

어쨌든 작년부터 알게 되어 동문 카페에 가입하고 모임 있으면 불러달라고 했건만
불러주지를 않는다. 주거쓰~ 이번에 나가게 되면 주거쓰~
카페 공지 보면 되기야 하지만 잘 들어가지 않고 또 1년에 한 번 뜰 공지 보러
매번 들어갈 수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동기 하나가 블로그에 와서 덧글을 남겨줘서
알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뭐 홈페이지 없었나? 음... 단지 걔네들이 홈페이지를 몰랐을 뿐이지...

근데 참가 자격이 웃긴다.

1992년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국 내외 거주 전 국민 중 김부철에게 쫄대, 혹은 아사바리 등으로 구타를 당한 경험이 있거나 구타 장면을 목격한 사람

김부철... 예전에 한창 잘 나가던 20대 중반 시절에 선생님들 뵈러 학교 갔다가
고급 와인 한 병 선물해 드렸던 선생님이다.
최근에 적었던 글 "선생님들에게 몰매 맞고 배웠던 말"에서 수학여행 때
날라차기를 했던 선생님이 바로 이 선생님...

특별 보충 수업에서만 들어오셔서 나랑은 그리 인연이 있었던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체육선생님이랑 이 선생님이랑 같이 노래방에 갔던 기억이 있다.
문과에서야 잘 알려져 있겠지만 나는 이과 출신이라 그다지 많은 추억을 공유할 수는 없었다.
다만 실력이 좋은 선생님인지라 고등학교 1학년 때에 상위 50등까지(문이과 합쳐서)
하던 특별 보충 수업에서나 뵐 수 있었던 선생님이었다.
그 때는 그래도 상위 10등 내의 성적이었던 나인지라... 1학년 말부터 망가졌지만...

어쨌든 나는 자격 조건이 될까? 다행히도 된다. ^^
쫄대(이건 뭔지 모르겠다. 나 부산 사람 맞나?)나 아사바리는 안 당했어도
제대로 맞아봤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는데 뺨 맞고 잠깐 기절했다는...
그 때 당시에 친구들의 말로는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고 한다.
공중에 부웅 뜨더니 마치 슬로우 모션과 같이 잠깐 멈추었다가 툭 떨어지더라는...
항상 악력기를 들고 다니더니 맞아보니까 덩치에 비해서 꽤나 손이 매웠다.

동문회 사진들을 보다 보니 가족이나 애인들 동반하고 모이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던데
이번에는 자격 조건이 저러하다 보니 가족이나 애인 동반이 안 된단다.
물론 된다고 해서 데리고 갈 사람이야 아들 밖에 없긴 하지만...
근데 이번에 그렇게 자격 조건을 만든 것이 일부러 그렇게 했단다.
술 한잔 하면서 고등학교 얘기와 함께 동문회 얘기 좀 하자는 뜻에서...
근데 고등학교 얘기에서는 나랑 공통된 분모를 찾기가 그리 쉽지가 않은데... ^^

망년회 공지를 보다 보니 이런 말도 있다.

농구장 예약을 해야되는데 사람이 몇 안되는 것 같아, 좀 거시기 하네. 농구 가능한 사람 댓글 달아봐라~

농구라... "천재형 인간 vs 노력형 인간"에서 내가 고등학교 때 싫어했던 부류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쉬는 시간에 농구하는 애들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아직도 농구를... ㅋㅋㅋ 대단하다...

1차, 2차로 나뉘어져 있는 이번 동문 망년회에 나는 2차에나 갈 수 있을 듯 하다.
전 날 워크샵 때문에 횡성 갔다가 돌아오면 오후고 또 그 날 저녁에는
아들의 재롱잔치 보러 가야된다. 집에서 재롱잔치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뭔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연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첫 동문 모임에다가 망년회라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내 생애 첫 아들의 재롱잔치인지라
이거 끝마치고 가야하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이번주 토요일은 아주 바쁘게 즐겁게 보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