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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3일 본 나의 2,693번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끝에서야 밝혀지는 결말이 내용의 핵심이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왜 그랬을까? 이것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라면 재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쉽게 발견하기는 힘들다. 보통은 이런 스릴러물은 한 쪽으로 범인을 몰아가다가 끝에서 전혀 다른 인물로 귀결되는 식인데 이것도 식상해서 아예 처음부터 어떠한 실마리도 제공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러나 아쉬운 것은 끝의 결론에 또 다른 결론이 생겨서 재미를 뚝 떨어뜨렸다. 나름 반전의 반전인데 괜히 더 꼬아놓으려고 그랬다가 영화만 망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첫번째 반전까지라면 나름 이 영화는 진지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영화는 시종일관 <더 게임>을 연상시키는 듯했다. 상대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다음의 행동을 미리 예상하고 그에 맞는 상황 대응을 펼친다. 그러나 그것도 마지막 반전의 반전을 알게 된다면 몰아갈 수 있었다는 부분이었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빈 박스를 확인하고서도 들어가는 것이 딸 때문에 이성을 상실해서일까? 그 짧은 긴장된 순간에 판단력을 잃어서일까?
전체적인 내용은 그리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결말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내용 전개가 그리 재미있지 않아도 마지막 장면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에 오래도록 회자되는 <금지된 장난>와 내용도 재미있고 결말까지 인상적인 <내일을 향해 쏴라>와 매우 대조적이다. 이 영화를 그런 고전 명작들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긴 하지만 결말이 주는 인상면에서 대조적이라는 얘기.
추천을 한다면?
혹시 이 리뷰를 보고 있는 분들 중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면 꼭 보길 바란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원래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들키면 어떤 변명도 필요 없는 죄고 안 들키면 능력 좋은 거라 생각하지만 꼬리가 길면 들키게 마련이고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내 옆을 지켜주는 아내와 내가 책임져야할 자식들이라는 것을 잘 생각하길 바란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뭐 그리 대단하지는 않지만 요즈음과 같이 불륜을 아주 아름답게 미화한 많은 작품들에 비해서 이 영화는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볼 만하다. 비극적이지는 않지만 새겨들어야할 부분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배우들
피어스 브로스넌이야 악역으로도 종종 등장했기에 별로 어색해 보이지는 않았다. 악역을 맡아도 그리 미운 악역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300>에서 "스파르타~~안!"을 외치면서 발길질을 하던 모습이 너무나도 강렬했던 제랄드 버틀러인지라 이 영화의 캐릭터가 썩 어울리지는 않았다. 자신보다 덩치 적은 피어스 브로스넌에게 맞지를 않나... 아~ 피어스 브로스넌은 007 출신이지? ^^
이 영화의 여주인공 마리아 벨로는 얼핏 보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 나오미 와츠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오미 와츠가 훨씬 낫긴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매우 괜찮은 스타일로 나온다. 40살에도 불구하고 뱃살 하나 없는 몸매... 노력하면 다 되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