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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죄는 끝없이 잉태된다 "베오울프"

베오울프 포토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개봉일 2007,미국
별점
총평

2007년 12월 24일 본 나의 2,694번째 영화다. CG로 만들었다는 점, 안젤리나 졸리는 아주 조금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 별로 재미없다는 점은 이미 본 사람들에게 들은 터라 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아니 나는 강추하는 영화다.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은 2006년 봤던 <파이널 판타지 7> 이후로 처음인 듯 하다. <파이널 판타지 7>를 볼 때는 이게 애니메이션가 싶을 정도로 참 많이 놀랐었지만 <베오울프>는 이미 기존에 그런 애니메이션을 봐서 그런지 그리 놀랍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내용이나 전투씬 등이 훨씬 더 나았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과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는 것을 부각시켰다는 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고 그로 인해 평점이 낮아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즈음이 어떤 세상인데 이렇게 한다고 해서 더 많이 볼까? 어차피 본 사람들을 통해서 입소문이 날 건데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그런 것들을 알고 봐서 그런지 그런 점들이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다. 만약 모르고 봤다면 어떤 평점을 내렸을까 나 스스로도 궁금하기도 하지만...

덧붙여 말하자면 책에서는 이게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시크릿>이라는 책이 그렇다. 오프라 윈프리쇼의 영향인가? 아니면 우리나라 독서하는 사람들이 책도 영화처럼 가볍게 보는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인가? 책내용도 수준이 낮을 뿐만 아니라 포장을 무척 잘 한 책인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사뭇 대조되는 현상을 보면서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보다 보니 관객의 수준이 높아져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결과가 있어야 다음 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 아니겠는가? 책에서도 같은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초대형 베스트셀러니 앞으로 이런 일은 더 많아질 듯 하다. 나는 영화 <베오울프>가 아쉬운 것이 아니라 책에서 그런 현상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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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과 다른 영화의 각색 부분

원전과 영화 사이에 문제가 되는 부분 중의 하나가 이 부분이라 합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물의 마녀가 그렌델의 어미가 되는데, 원전에선 베오울프가 그렌델의 어미를 죽이지만 영화에선 그것이 거짓이라는 음모설을 제기합니다. 영화에 따르면 베오울프는 물의 마녀를 죽이지 않고 그녀를 잉태시켰으며 그녀가 잉태한 아이가 훗날 화룡이 되어 베오울프에게 보복을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진리를 거스르면 언젠가 그것이 보복으로 돌아온다' 또는 '영웅이라 할 지라도 유혹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또는 '죄는 끝없이 잉태된다' 등으로 교훈을 찾고자 하는 이들도 있지만, 영문학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한다고 합니다. 베오울프라는 작품이 영문학권에서 워낙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함부로 그 내용을 손대거나 헝클어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선과 악을 분명하게 갈라놓는 고대문학을 선악을 불분명하게 뒤섞어버리는 현대의 경향에 따라 해석을 해버림으로써 고대문학 본연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2부에서는 예아트족의 왕 히옐락이 전투에서 죽고 그의 아들마저 죽은 뒤 베오울프는 왕위를 이어받아 50년간 선정을 베풉니다. 어느날 죄인  한 명이 동굴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해 훔쳐냅니다. 이에 보물을 지키던 화룡이 격노해 나라를 어지럽힙니다. 영화에서는 이 화룡이 물의 마녀의 아이로 나오지만 원전에선 그렇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베오울프가 그렌델을 죽였을 때는 그 증거로 그렌델의 수급을 가져온 데 반해서 그렌델의 어미를 죽인 뒤에는 그 수급을 가져왔다는 말이 적혀있지 않은데서 생겨난 의혹일 뿐이라고 합니다. 베오울프는 화룡과 맞서 퇴치합니다. 용맹은 여전했지만 나이가 든 베오울프는 옛날 같지가 않았습니다. 길고도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싸움을 한 끝에 베오울프는 용을 죽였지만 자신도 치명상을 입습니다. 결국 베오울프는 죽고 그의 장례의식과 애가로 시는 막을 내립니다.

< 출처 : 네이버 오픈백과 >

사실 몰랐다. 원전이 있는 영화인 줄 말이다. 나야 독서를 해도 문학 분야의 책은 거의 읽지를 않으니... 사실 위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는 '죄는 끝없이 잉태된다'는 식으로 봤었는데 원전과 다른 부분이라는 점이 있길래 옮겨왔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자면 다른 매체로 컨버전스를 할 때는 어느 정도의 해당 매체에 맞는 각색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원전의 내용을 뒤집는 부분이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꼭 그렇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예전에 어떤 책을 뮤지컬이나 영화로 만들 때 책 저작권을 보유한 출판사에서 이 책 내용의 세계관이 있으니 시나리오 검열을 해야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뮤지컬이나 영화로 제작되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 사실 나는 매우 답답했다. 무슨 세계관? 그건 만든 사람이 부여한 의미였고 독자들은 그런 세계관이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는데? 오히려 대중들에게 좀 더 접근성 높은 매체를 통해서 알려지면 그 때서 세계관을 언급하면 더 알리기 쉽지 않은가?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마련이다. 영문학계에서 "베오울프" 이야기를 학계에서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은 영문학계에서나 아는 일이다. 일반 대중들은 그게 의미있는 것인지 모른다. 오히려 이런 영화로 인해서 영문학계에서 바라보는 원전과 영화의 비교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로 인해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되고 말이다.

이런 점에서 영문학계에서 원전에 충실했어야 하는 얘기가 잘못되었고 의미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영문학계에서 떠들어봤자 대중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영화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순간에 그런 얘기를 하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갖게 되고 조금은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요즈음과 같이 정보화 사회에 희소성 요소인 관심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말이다.

다만 한가지. 원작이 있는 것이라면 그러한 부분을 좀 눈에 띄게 밝혀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베오울프" 얘기를 영화 얘기로 해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어느 영화에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Robert Zemeckis (로버트 저메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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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싱 스톤 (Romancing the Stone) 감독
-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 각본 : 8점
-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Who Framed Roger Rabbit) 감독
- 백 투 더 퓨처 2 (Back to the Future Part 2) 원안 : 8점
- 백 투 더 퓨처 3 (Back to the Future Part 3) 원안 : 8점
- 죽어야 사는 여자 (Death Becomes Her) 감독 : 6점
-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감독 : 8점
- 프라이트너 (The Frightners) 기획 : 8점
- 콘택트 (Contact) 감독 : 10점
- 헌티드 힐 (The House on Haunted Hill) 제작 : 6점
- 왓 라이즈 비니스 (What Lies Beneath) 감독 : 6점
-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감독 : 8점
- 13 고스트 (Thirteen Ghosts) 제작 : 6점
- 고스트 쉽 (Ghost Ship) 제작 : 8점
- 폴라 익스프레스 (The Polar Express) 각본 : 10점
- 하우스 오브 왁스 (House of Wax) 제작 : 4점
- 몬스터 하우스 (Monster House) 기획 : 5점
- 리핑: 10개의 제앙 (The Reaping) 제작 : 6점

위 작품들은 그가 관여한 작품들 중에서 중요한 것만 정리해둔 것으로 점수가 있는 것은 내가 본 것들로 기존에 정리해둔 엑셀 파일에 표기된 평점을 기록한 것이다. 링크는 내 리뷰가 있는 경우는 리뷰로 연결을 시켰고 나머지는 네이버 영화에 링크시켜 둔다.(내 리뷰는 <리핑: 10개의 제앙> 하나 밖에 없다.)


Performance Capture Technology

이 영화에서 사용된 CG 기법은 Performance Capture Technology라는 것이다. 근데 이게 이 애니메이션에서만 사용되었는가 하면 아니라는 거다. 로버트 저메키스가 관여했던 애니메이션 중에서 <폴라 익스프레스>도 이 기술이 사용되었고 <몬스터 하우스>에서도 이 기술이 사용되었다.

이 기술이 처음 사용된 것은 2004년도에 1억 7천만불이라는 제작비를 투입하여 만든 <폴라 익스프레스>다. <폴라 익스프레스>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차 기관장이 톰 행크스다. 이 기술은 온몸에 Motion Capture Sensor를 부착하고 동작이나 표정을 연기한 후에 이를 애니메이션화 하는 기술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도 이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기타

1.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다 보니 이런 리뷰도 있었다. 딱 세 줄의 리뷰인데, 그렌델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이유에서 공감을 했나 보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아마도 이 블로거는 소음에 매우 민감한 분인 듯하다.
[ 관련글 : 베오울프가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유 ]

2. 아마 영화 본 사람들은 <300>과 같은 장면을 봤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나 영웅은 항상 자신의 명예와 자신의 이름을 강조하고 아끼는 듯... 그러다 우연히 찾은 글. 영화 <300>과 <베오울프>의 비슷한 점들.
[ 관련글 : 영화분석! 베오울프 vs 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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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베오울프에 관련된 영화 중에 이런 영화도 있다. <베오울프와 그렌델>.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할 지는 모르겠으나 별로 흥행은 못한 듯. 2005년도 작품이다.

4. 브래드 피트는 왜 제니퍼 애니스톤을 버리고 안젤리나 졸리를 택했을까? 이 영화에서 졸리의 몸매를 일단 감상해보시라.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우~ 죽어죽어~ ^^

5. 예고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