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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1970년대의 20대의 밤문화, '고고70'


총평

2008년 10월 7일 본 나의 2,760번째 영화. 밤에 싸이렌 소리가 들리면 불을 꺼야 했었다. 가끔씩 불 꺼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고... TV를 보기 위해서는 창의 커튼을 닫아둬서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고 봐야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가 1970년도 말 아니면 1980년도 초였을 것이다. 그런 시대를 살아왔기에 사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얼마나 리얼리티를 살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1960~1970년대 문화의 주류는 카바레와 고고클럽이라고 한다. 카바레는 어른들의 놀이터였다고 한다면 고고클럽은 20대의 놀이터. 지금의 나이트클럽 문화와 별반 차이는 없지만 당시가 오히려 나는 더 자유롭게 느껴진다. 당시에도 지금의 부킹이라고 불리는 것이 존재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자유로운 만남을 가졌던 것 같다. 그만큼 당시의 억압된 사회의 탈출구였던 셈.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 실제 존재했던 그룹 '데블스'를 중심으로 영화는 전개된다. 영화야 전반적으로 재미가 있다. 지루하지도 않고 간간이 웃음을 주기도 하고 말이다. 연기파 배우 조성우의 가창력에 한 번 놀래주고 지금까지는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배우였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매력적으로 나왔던 신민아의 연기도 맘에 들었다.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말에 여기에 나왔던 것이 사실인가 했었지만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 때문에 여기서 언급을 할 수 밖에 없겠다. 영화는 재밌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하겠기에...


왜곡된 사실: 와일드 캣츠의 리더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나 실화라고 해도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각색이 들어가기 때문에 종종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곤 한다. 그러다가 알게된 내용인데, 가감없이 원문 그대로 올린다. 영화에서 칼럼니스트 역할의 이병욱은 실제 드렁큰 타이거 JK의 아버지인 서병후씨를 모델로 했고, 와일드 걸즈의 리더 역할의 미미역은 드렁큰 타이거 JK의 어머니 김성애씨다.


와일드캐츠’를 선발, 출범시킨 71년봄 시민회관 팝 카니발 기획 제공자였던 옛 팝칼럼니스트 시절 서병후 본인(현 부처님손바닥; 금강승불교 신인종 샤캬무니선원 회주).

지금부터 약 40년전 70년대초 락댄스, 고고 선풍의 주역, 당시 ‘와일드캐츠’ 의 창립자 겸 리더, 김성애(필자의 아내)씨의 활동 당시의 태권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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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쩍 팝칼럼니스트 서병후 본인이 경고를 겸해 영화 '고고70' 제작사측에게
처음으로 공개한다

"70년대초 음악계, 클럽 '닐바나'와 ‘와일드캐츠’의 출범 활약 비사(秘史)"

(음악을 하는 아들, 드렁큰타이거 JK에게도 들려주지 않고, 깊이 묻어두었던,  엄마의 숨겨진 40년전 연예 활동 이야기.)
                                                              -09-20 잠 못 이룬 밤의 새벽에 두서없이 쓰다-


"아니! 이럴 수가?"


19일 저녁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가 이렇게 큰 충격이 될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 70년대 락음악과 댄스뮤직을 중심으로 대중문화의 초기 역사를 다뤘다는 영화 시사회의 초대를 받고 나갔다. 1-2년전인가. 70년대 락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제작에 자문을 바란다고 선원에 방문했던 보경영화사 대표와 시나리오 작가로 부터의 초대였다.

필자는 그때 대한민국 락 발전협의회 창립회장직을 맡고있었고, (2대 회장 김홍탁씨를 거쳐, 3대 현 윤항기씨가 회장), 60-70년대 한국 음악계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조언을 들려 달라는 부탁이었고, 몇마디 들려준 보답인 셈이다.

지금은 나의 아내가 되고, 인기 힙합음악을 하는 아들 JK의 어머니가 된 70년대 고고선풍의 주역이었던 와일드캐츠 창립자겸 리더였던 김성애(현 예셰돌마)를 대동하고 서울로 향했다.

코엑스 메가박스 세네플렉스에서 열린다는 시사회장 주변를 들러봤다. 한동안 발을 끊었던, 지금부터 45년전 1963년 팝칼럼을 쓰기 시작하며 음악 연예계에서 인연을 맺었던 옛 얼굴들과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비쳐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옛 이야기, 70년대의 그 기억 ◀
  
  '와일드캐츠'는 누구인가?

70년대초 한국 락 씬에는 락음악의 신이라 일컬어지는 신중현씨와 덩키스(후에 퀘스천스), 김홍탁씨의 히 식스, 윤항기씨의 키브러더스, 지금은 고인이 된 장용씨의 키 보이스, 서성원씨와 오세은씨(음악을 공양하는 사람들)의 딕 패밀리, 지금은 불음가요도 발표하는 작곡가 안치행씨의 영 사운드 등, 기라성같은 팀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 여성 댄스음악 최고인기 팀 '와일드 캐츠'는 시민회관(현 세종문화 회관)에서 71년 4월7일 열린 전국 고고 페스티벌 경연대회를 겸한 팝 카니발에서 선발된 우승팀이다. 이 대회를 주최한 본인(서병후)이 진선미(眞善美) 우승자들(김성애, 진이, 고인이 된 미봉 등)을 한 팀으로 조성해 '와일드캐츠'로 명명(命名)하며, 김연(본명 김성애)씨가 리더로 활동을 시작했다.

8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할 탑 스타 가수로 발전할 조용필씨가 신중현씨의 드러머에서 김트리오로 전향한 재즈 드러머 김대환씨와 함께 이웃 다른 클럽에서 활동하며, 71년 5월26-30일에 열린 전국 보컬그룹 경연대회에서 가수왕상을 받기 1 달여전이었다.

'와일드캐츠'는 그 이후 TBC-TV 쇼쇼쇼를 비롯한 시민회관 락 페스티벌에 고정출연하며, 히 식스, 등과 함께 명동의 전설이 된 OB's 캐빈(코스모스) 무대에서 출연하며 인기를 높였다.

'와일드캐츠'는 다양한 락 댄스와 춤과 잭슨 파이브, CCR, 산타나 등의 히트곡을 부르며 춤추며 특히 당시의 인기 댄스 스텝을 총망라한 노터치 댄스 가이드북까지 저술하는등, 젊은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었다. 김성애씨의 경우, 한때 영화감독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아버님, 원로 영화감독 (김영효감독)의 신작 영화에 캐스팅이 준비되던 도중, 댄스음악으로 전향한 주인공이었다.

당시는 고고클럽이라고도 불리던 디스코테크는 외국 계열인 웨스틴 조선 호텔  클럽 '투머로'가 먼저 오픈됐지만, 국내인들이 오픈한 클럽으로는 '닐바나'가 그 효시였다. 필자가 불교의 열반을 뜻하는 '닐바나'를 이름으로 명명한 이 인기 클럽에는 윤항기씨와 키브러더스, 김효원씨의 드래건스(월남전 청룡부대 출신 음악인들), 장계현과 템페스트 등등이 초기 출연 멤버로 활동했다.

락 댄스와 음악의 경우, 아무나 출연하기 어려웠던 70년대초의 시민회관무대와 팝/락 음악의 전설로 남아있는 명동의 OB's 캐빈 무대에서 인기를 모으던 여성 댄스 뮤직 팀, ‘와일드캐츠’가 필자가 기획에 참여한 이 클럽의 오프닝을 축하해주기 위해 'Going Back to Indiana'와 'Have You Ever Seen the Rain (Coming Down on A Sunny Day)?' 그리고 ‘Hey Tonight'등 애창곡을 부르며,  ‘특별 무용 소개 스테이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와일드캐츠’는 71년 추석 필자가 기획 연출 제공한 시민회관 최초의 나훈아 리사이틀(1탄) 나훈아의 팝송 레퍼터리를 위한 춤을 안무해주었고, 이 무대의 주요 특별 출연팀으로도 활동했다. '와일드캐츠'는, 당대 탑 포크 스타들 거의 전원이 출연하며, 장계현과 템페스트 등, 락과 포크의 합동 무대 ‘후트네니 아 고고’ 공연에도 특별 피처링될 정도였다.


72년말 서울 시민회관의 화제 사건 이후에 유일한 콘서트 공연장이 사라졌고, 겹친 교통사고를 계기로 입원하며, 얼마 뒤, 와일드캐츠는 일선에서 은퇴했다. 돌연 불어닥친 '대마초'선풍, 장발단속, 락 팝 포크 고고음악과 댄스 등을 '퇴폐의 원흉'으로 몰아붙인 군사정권의 긴급조치와 '퇴폐풍조일소 정책'은 TV쇼에 이들의 출연 일체와 춤과 제스처를 금지시키는 대중문화의 암흑시기가 계속됐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한국의 TV 카메라 앞에서는 얼어붙은듯, 몸을 움직이지 않고 죽은 듯 고정시키는 가수들만 출연이 허용됐다.

와일드캐츠’의 창설 리더였던 김성애씨는 당시 역시 같은 이유로 연예 언론계를 떠나 73년 봄 세계태권도연맹(WTF) 발기와 창립 총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며, WTF 사무차장과 '월드 태권도'의 편집인으로 활동하던 본인(서병후)과 결혼했다. 그녀의 컴백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1974년 태어난 아들이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 JK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젊음의 지진’, 대중문화의 황금시대는 이렇게 짧지만 눈부셨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접고, 잊혀 갔다.

필자(서병후)는 그 이후에도 빌보드 특파원직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을 해외에 알리는 일은 1990년대 중반까지 계속했다. 당시 새로 발족한 공연윤리위원회 가요팝송 심의위원에 위촉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필자는 이어 한국 DJ협회도 창립해 올바른 음악보급에 간접적인 도움이라도 주기로 했고, 이 모임은 오늘날까지 계속돼왔다.(현 회장 한용훈씨.)

70년대 대중문화 황금시대의 주역중 하나였던 '와일드캐츠'의 이야기를 깊게 깊게 묻어두었던 이유는 당시 그들 거의 모두에게 씌워진 '퇴폐풍조 원흉'의 불명예스런 딱지를 달고 은퇴해야했고, 아기엄마가 된 그들에게 그 추억을 일깨워주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영화 왜곡 부분 ◀

문제는 이번에 시사회를 가진 이른바 영화 '고고 70'의 무지스럽고 충격적인 훼손이다.
그 많은 전설적 그룹들 가운데, 이 영화는 ‘데블스’의 활동을 주로 묘사했다.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어느 팀이나 주역으로 택해 그 활약상을 크게 부각시키고 이야기를 펼치는 것은 영화 제작자나 연출자의 자유다.


그러나 그런 흥행목적을 위해, 직접 관계가 없는 이웃 사람들 - 예를 들어 '닐바나'와 플레이보이컵 쟁탈 락 그룹 경연대회, 음악 연예 언론활동 등등을 펼치던 젊은 시절의 필자(서병후)의 얼굴이나 몸짓을 묘사한 장면은 코미디 쇼도 아닌데, 너무 코믹하게 그렸다. 그것은 이해와 관용으로 넘어간다해도-

특히 당시의 다른 팀이나 인기절정의 여성 댄스 뮤직 팀 ‘와일드캐츠’를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실명(實名)을 가져다 실화(實話)라는 영화에 거짓말로 도용(盜用)하는 무책임한 처사는 용섷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영화는 픽션이 아니라, 실존 그룹 ‘데블스’ 음악인생의 실화(實話)라고 하니 말이다.


대명천지, 서울 시민회관에서 아주 오래전에 선발돼 조직된 당대의 탑 그룹 ‘와일드캐츠’를 그 창립 계기를 마련해준 사람은 지금 여기에 있는 필자(서병후)다. 나는 와일드캐츠 뿐 아니라 훌륭한 음악인들을 발굴하는 것을 큰 낙으로 알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와일드캐츠’가 당시 듣도 보도 못하던 "일개 무명의 ‘데블스’의 가수를 쫓아간 72년의 기지촌 왜관을 방랑하며 그 훨씬 이후에 무명 팀인 데블스가 조직한 팀으로 왜곡되게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경상도 왜관 지방의 미군 기지촌에서 출연하는 그룹’의 무명가수를 따라가 미군 클럽 주방에서 일하며, 원반 음반을 훔쳐내기 위해 발가벗고 미군 장교의 침실을 들락거리는 술집 파출부 출신 여가수 지망생"으로 묘사됐다.

"먹고 살기위한 방편으로 그들이 만든 그룹이 '와일드캐츠'의 출발"이라고 얼토당토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얼마나 한심한 한 예술 장르(락 댄스)의 모욕이자, 당대 젊은 세대들에 대한 인격모독, 와일드캐츠 당사자들에 대한 모욕인가!

와일드캐츠와 70년대 고고에 대한 이 영화 장면과 줄거리는 국내 팝/락/댄스, 고고 70년대의 역사적 사실을 날조했을 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와일드캐츠’의 춤이나 당시 댄스뮤직을 그때에도 젊은이들은 보기 힘든 의상노출과 '젖소부인'을 연상시키는 3류 스트립 쇼 유방 흔들기 '젖소댄스' 등등으로 저질스럽게 묘사하는 치명적 우를 범했다.

말하자면, 대중문화를 비하하고 훼손했다고 비난받던 당시 군부 정권보다도 더 한심한 2008년대 젊은 영화인들의 삐뚤어진 대중문화관이며 특히 락과 고고의 대중 무용이라는 한 예술 장르에 대한 경멸적 시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락 매니저 아우들, '성국이-더벅이'의 요청을 받아드려, 기지촌 클럽의 데블스를 처음으로 모처럼 서울의 명소 '닐바나'에 출연을 도와준  사람이 바로 여기 살아있는데,
그들의 실화 영화에 이런 스토리가 허황되게 '날조'됐다는 사실에 더 어안이 벙벙하다. 아는 사람들이 얼마 안남은 옛날 이야기라고 쉽게 생각해 뻥을 칠 수 있다는 말인가?
흥행을 위해 또는 자신들의 허황된 전설을 만들기 위해, 남의 전설이나 예술성에 먹칠을 해도 좋다는 말인가?


▶허위사실의 영화화로 받을 명예훼손 피해와 영화사 측 반응 ◀

초대를 받은 필자(서병후)가 시사회에 대동한 ‘와일드 캐츠’ 의 김성애씨와 마침 해외에서 귀국한 또 한 사람의 오리지널 멤버, 명희씨는 어안이 벙벙해 시사회 도중,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으나 일단 그들의 입을 막았다. 그들은 영화관을 박차고 나와 이 영화의 제작사측을 불러, 있을 수 없는 이 명예훼손 문제 제기와 전말이 왜곡된 문제 장면의 완전삭제를 요구했음은 물론이다.


‘와일드캐츠’ 창립 리더인 당사자 김성애씨는 지금은 힙합음악인이 된 그의 아들, 드렁큰타이거 JK의 어머니로서, 인기 여가수 윤미래의 시어머니, 그리고 손자 조단의 할머니다.

한 시대의 대중예술(락 송&댄스 부분)에 획을 그었던 것으로 자부해온, 짧았지만 보람있던 70년대 초반의 예술활동기의 추억을 조용히 간직하며, 작사가로도 활동한 그녀는 오래전부터 금강승불교에 귀의해 홍법 일선에서 여성 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기지촌 뒷골목 시멘트에 핀 밤꽃으로 왜곡 날조돼 스크린에 옮겨져 훼손된 자신의 지난날의 활동에 대한 왜곡에 본인의 충격도 크지만, 그 보다도 더 함께 활동했던 옛 멤버들, 이에 분노할 가족들과 불교수행자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과 오해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즉각적인 사태수습과 교정을 요구받은 영화사 대표는 사후 조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후가 후원해 홍보해주었고, 그 많은 언론인들과 초대받은 수천명의 귀빈들 머리에 각인됐을 왜곡장면들을 바로 잡기 위해,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와일드캐츠’에 대한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미 짜여진 스토리라인과 배경을 놓고, 왜곡된 허위사실 부분을 영화사측이 과연 어떻게 교정하고 해결할지는 숙제로 남아있다. 개봉이 10월2일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교정 작업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영화사측이다.

철저한 삭제와 교정을 요구하는 피해 당사자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시사회 객석에서 ◀

마치 마이클 잭슨의 극장 나들이처럼 야구 캡을 깊숙이 눌러쓴 뒷자리의 조영남씨(서울대 후배 스타  가수)도 오랜만에 만나게 됐다.  새까맣게 몰라보게 된 80년대 인기 여가수 -  '성국이와 더벅이'로 통하던 조성국씨 최진화씨가 함께 매니지먼트하던 -  이은하양이 필자를 알아보고 인사를 해 깜짝 놀라 안부를 나누었다. 더욱 반가운 얼굴은 옛 친구이자 인기가수였던 고(故) 차중락씨의 친동생이며, 나도 동생처럼 가까이 지낸던 가수 차중광씨였다.

락 밴드들의 전문 매니저 동생들, '성국이와 더벅이'가 데려와 알게 됐던 데블스 팀의 멤버들도 눈에 띄었다. 데블스는 '닐바나'의 후기에 블루스의 대가 타미 심의 피닉스를 비롯해 나와는 모두 가깝게 지내던 파이오니어스, 우드스탁스 등 출연팀 중 하나였다. 데블스의 멤버중에는 소울을 잘 부른 연석원씨를 나는 높이 평가했지만, 데블스를 중도에 떠났다. 하와이에 음악 유학을 갔던 그를 호놀루루에서 만났고, 귀국후 영화음악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데블스리더였던 김명길씨는 인사를 하더니, 일이 있다며, 시사회가 열리기전에 곧 사라졌다.

무대 인사를 하러 등장한 주역배우는 70년대 그룹 메신저스의 가수왕상 수상자였던 조경수씨의 아들과 차중광씨의 아들들(조승우와 차승우)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무척 반가웠다. 나는 조경수씨가 경영하던 LA의 일식점에서 몇년전 마지막 만나 봤을 때, 그의 아버지가 멀리서라도 아들의 뮤지컬 진출 계획을 진지하게 들려주며 기도하던 모습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차승우는 고 차중락, 차도균, 차중광 명문 음악가족의 대를 잇고 있었다. 얼마나 흐믓하고 장한 일인가!

문제는 필자와 와일드캐츠 당사자의 아들인 드렁큰타이거의 JK(서정권)가 이 영화 스크린에 왜곡되고 훼손돼 나온 자기 어머니의 묘사를 보고 어떻게 느낄지, 당혹스러울 뿐이다.

시사회에서 보고 항의를 해서 실제 개봉되었을 때는 와일드 캣츠에서 와일드 걸즈로 바뀐 듯 하다.


내막을 알고 나니 제작진이 잘 못한 듯.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면 그것도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부분들은 조심스럽게 해야할 듯 한데 말이다.


참조할 만한 책

서울의 밤문화 
김중식.김명환 지음/생각의나무

1부에 보면 1960~1970년대 '카바레와 고고클럽'의 휘황찬란한 밤의 내용이 이 영화의 배경이 되던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