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2008년 11월 30일 본 나의 2,771번째 영화. 이 영화는 SF 영화다. 그런데 특수 효과 전혀 없다. 등장하는 인물 또한 10명이 채 못 된다. 게다가 실시간이다. 즉, 영화 속 시간의 흐름과 실제의 시간의 흐름이 같다는 거다.
1시간 30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을 영화 속 주인공과 친구들의 대화로 채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밌다. 나같은 경우는 영화의 내용에 아주 몰입을 해서 봤을 정도였다. 그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 퍽이나 특이했고(설정의 독특함) 그가 하는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기 때문이다.(스토리의 재미)
물론 그 중에는 꽤나 반발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원작자가 왜 이런 얘기를 하고자 함이었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그것 마저도 내 해석의 결과이긴 하지만 말이다.
독실한 크리스챤이라면 조금은 거부 반응이 있을 듯 하니 유의해서 보길 바란다. 기독교 집안이지만 유일하게 무교인 나로서는 독실한 크리스챤인 동생이 이것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 그냥 영화일 뿐이라고 치부하고 자신의 믿음은 변치 않을 꺼라 생각하긴 하지만... 어쨌든 독실한 크리스챤이 아닌 경우라면 한 번 보면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이런 사람이 있다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가 아니라 이 사람이 하는 얘기들 중에서 조금은 귀기울여 들어볼 만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점 때문에 재미있게 보되 한 번쯤 생각해 보면서 보면 좋을 듯 싶다.
종교 Religion
뭐 이거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긴 하지만 얘기해봤자 충돌만 나는 얘기인지라 깊이 있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 가족들과 얘기를 해보면 잘 아니까. 일단 믿으려고 하는 자는 믿지 않는 자들의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물론 역으로 나같이 종교를 가지지 않는 사람에게 믿는 자들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테지만...
영화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영화에서 얘기하는 것이 꼭 반기독교적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물론 대화를 있는 그대로 얘기하자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1만 4000년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는 것도 믿을 수 있다는 얘기라는 꼴이니 그렇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해도 밝히기 힘든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인정 못하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수명은 그렇게 될 수가 없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세상 어떤 것이든지 양면이 있듯이 삶은 죽음의 다른 쪽 얼굴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종교라는 맥락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역사를 보는 데에 있어서 개연성이라는 부분을 놓고 얘기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역사 History
역사는 해석학이다. 이는 기존에 몇몇의 글로도 충분히 얘기를 한 바있다. 어떠한 사실을 누군가가 기록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남긴 것의 축적을 역사라고 한다면 그렇다. 어떠한 사실을 누가 보느냐에 따라 객관적인 사실만 남긴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기록한 사람의 해석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어떠한 사람의 행위를 여러 사람이 기록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의 손만 보고,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의 발만 본다. 꼭 그렇게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총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기록하는 순간 어떤 특징을 기술하게 마련이고 거기에는 본 사람의 해석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결국 그렇기 때문에 개연성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혹은 그 시대의 상황이 이렇기에 혹은 여러 문헌들을 비교 대조해보니 이게 가장 맞는 것일 거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믿어온 것도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런 부분을 빌어서 종교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생각해보라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 Fiction이라는 이름 하에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녹아들게 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나야 나름대로의 종교관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또한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조금씩 조금씩 세밀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니 뭐라 얘기한들 그것 또한 지금의 생각일 뿐이다.
[ 관련 포스팅 ]
- 논란이 많았지만 한 번 읽어보길 바라는 '사라진 비문을 찾아서' Part I
- 광개토대왕비문 변조설에 대한 단상
- 역사 왜곡에 있어서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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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볼 만한 영화나 책
01/ 신과 나눈 이야기
[ 관련 리뷰 ] 영화보다는 책으로 읽어야 될 듯한 '신과 나눈 이야기'
이것은 영화로 먼저 보고 나서 책을 읽었다. 저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인지라 그 책의 내용이 사뭇 궁금해서 말이다. 영화를 본 것도 책을 읽은 것도 한참 되었는데, 아직 책 리뷰는 올리지 못했다. 책 내용을 보면 여기서 말하는 God이라는 것은 종교를 초월하는 신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 종교에서 주장하는 신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것만 얘기해 둔다.
신과 나눈 이야기 1 닐 도날드 월쉬 지음, 조경숙 옮김/아름드리미디어 |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읽어볼 만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진리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신이 하는 얘기를 월쉬라는 사람이 받아적었다고 하는데 그것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책 내용에는 새겨 들을 만한 얘기들이 꽤나 있기 때문이다. 월쉬라는 사람이 만약 자신이 지어낸 얘기라고 한다면 정말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
02/ 만들어진 신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김영사 |
리처드 도킨스의 치밀한 분석과 냉철한 지성을 바탕으로 종교와 창조론 그리고 신에 대해서 얘기를 한 책이다. 독서클럽에서 토론을 하기도 했던 책인데 아직 리뷰를 안 올리고 있다. 이 놈의 게으름~ 내가 언급하는 책이 다 반기독교적인 책인 듯 한데, 영화와 내용과 결부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거다. 그게 아니라면 성경부터 읽어보라고 하겠지... ^^
03/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중에서 예언자나 신, 종교에 대한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많다.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 꽤나 재미 있으면서도 볼 만한 내용이 많다. 물론 이러한 것을 먼저 접하느냐 아니면 종교를 먼저 접하느냐에 따라 믿고 안 믿고가 달라지는 부분도 있겠다. 그건 예전에 적은 글에도 밝혔듯이 맥락은 똑같다.
[ 관련글 ] 진실은 What의 문제가 아니라 When의 문제
기억에 남는 대사
10계명을 10단어로 해볼까요?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Don't
일리 있는 짧은 대사다. 재밌는 말이지만 내가 본 다큐멘터리 중에 예언자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거기에서 예언을 부정하는 학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예언은 항상 재앙, 위기를 얘기해야만 자신이 덕을 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런 얘기를 해야만 한다고 한다.
가끔씩 목사님들 중에서 설교를 하실 때, 좋은 마음을 가져라는 얘기보다는 ~하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식의 위협을 주로 하는 목사님들 계신다. 별로 좋은 설교 아니다. 물론 내가 이런 얘기한다고 해서 기독교를 비판하고자 함은 아니다. 이왕 설교할 꺼라면 좋은 얘기만 갖고 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을 뿐.
기타
01/ 제롬 빅스비 Jerome Bixby
어릴 적에 신비로운 세계로 안내해주던 TV 시리즈물인 환상특급에서 자신의 단편 소설이 방영되기도 하고, 스타트렉에서도 자신의 소설이 채택되기도 하는 등 SF 소설로는 꽤나 유명한 작가이다.
02/ 조니워커 그린 Johnnie Walker Green
영화 속에서 진지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서 소개되는 술. 조니워커 그린. 시중의 Bar 에서는 없는 그런 술이다. 보통 조니워커 시리즈(레드, 블랙, 골드, 스윙, 블루)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라벨 시리즈에 속한 술들은 블렌디드 위스키(위스키와 위스키를 적절히 섞어서 만든 위스키)이고 조니워커 그린은 몰트 위스키라는 점이다. 그닥 비싸지는 않다.
* 몰트 위스키
몰트(Malt, 맥아, 보리 싹을 틔워 말린것)을 원료로 사용한 위스키.
몰트(Malt, 맥아, 보리 싹을 틔워 말린것)을 원료로 사용한 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