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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음주 기다려지는 망년회

저번주에 왠지 모르게 망년회가 시작됨을 감지했는데
다음주에 망년회가 두어 건이 생겼다...
하나는 일산 블로거 모임이고 다른 하나는 예전 회사 모임이다.

일산 블로거야 가까운 데에 사는 블로거들이랑 같이 모여서
연말 보내는 셈치고 모여보자는 얘기지만
이번에는 작년과 같지는 않을 듯 하다.

작년에는 음... 재밌었지. 그 때 있었던 사람들은 잘 알 듯. ^^
그러나 올해는 때가 때이니 만큼 조촐히 당구 복수전이나 하면서
모여서 이런 저런 블로그 관련 얘기를 늘어놓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내게는 의미가 있다.
벌써 10년 전에 어린 나이에 사장으로 있었던
회사의 망년회기 때문이다.

내가 사장이었던 회사라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내가 잘못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자. 10년 전의 회사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경우가 흔한지...

한 회사에 머물다가 나간 사람을 기존 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불러서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 사람이 어떻게 그 회사에서 생활했는지에 따라서 말이다.

그러나 회사가 없어진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 회사에 속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만나게 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일적으로 서로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고 서로 제각각의 길을 걸어가는데...

그들의 생각이야 들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대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순수와 열정을 가지고 일을 즐겼고
동료들끼리 직책과 직위를 떠나 가족과 같이 지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내가 주최하는 모임도 아니고 나는 그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고
또한 당시에는 내가 사장이었기 때문에 나를 대하는 것이
통상적으로 생각하기에는 껄끄러울 수도 있는데
나를 불러주고 모임이 있을 때 연락이 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그래도 세상을 잘못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성격. 많이 모가 났다고 해도 그 당시와 비할 바는 아니다.
그 당시에는 눈매 자체가 독사 눈이라고 불릴 정도였으니...
그렇지만 사람을 인간적으로 대했기에 그래도 불러주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

지금은 여러 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고
그 중에는 나보다 더 잘 나갈 수도 있지만
내가 한 때 사장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산다고 내가 나가지 않을쏘냐?

살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법인 것을...
그들의 길이 있고 나의 길이 있는 것을...
그래도 나는 그들이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오랜만에 보게 될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이제는 다들 결혼을 하고 애를 키우고 하겠지만
그 날 만큼은 그런 것을 떠나 10년 전의 열정과 순수한 마음을
갖고서 진솔한 대화, 사는 얘기에 젖어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