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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UFC 92: 포레스트 그리핀 vs 라샤드 에반스



요즈음 종합격투기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 보니 이제는 모르겠다. 포레스트 그리핀이야 마우리시오 쇼군 선수나 퀸튼 잭슨과의 경기를 한 선수이고 또 현재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이니 알기는 하지만 라샤드 에반스라는 선수는 사실 이 경기 때문에 처음 알았다.

화면에 나오는 전적을 보면서 도대체 뭔 선수길래 해서 찾아봤는데, 척 리델을 KO로 물리친 최근 전적이 눈에 띈다. 13전 12승 1NC. 물론 종합격투기에서 보면 처음에 이렇게 승승 장구를 하다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이면서 쟁쟁한 파이터들과 겨루게 되면 패배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 전적이면 충분히 실력을 인정해 줘야할 듯.

예전에는 모든 경기를 다 봤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해서 잘 알았지만 요즈음은 내가 아는 선수 위주로만 보고 별로 인지도 있는 상대가 아니라면 보지를 않다보니 척 리델과의 경기도 보지를 않았었다. 그런데 매치업이 결정되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결정되는 것이겠거니...

UFC 92 경기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경기다. 정말 두 선수 모두 잘 싸운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하던 포레스트 그리핀의 경기 운영 능력도 놀랍지만 신체적 열의에 있으면서 자신의 주무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끝까지 승부에 임했던 라샤드 에반스도 정말 멋졌다.

UFC는 라운드별로 점수를 내는 것이라 라운드마다 경기를 잘해야 되는데 경기를 보는 내내 포레스트 그리핀의 긴 리치와 로킥에 자신의 주무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에반스를 보면서 포레스트 그리핀이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의 기회를 승리로 이끌어낸 라샤드 에반스. 정말 무섭다.

게다가 정말 펀치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그 빠른 펀치가 연타로 나오면 정말 어지간해서는 막기 보다는 맞는 데에 정신이 없을 듯. 라이트 헤비급에는 정말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거 같다. 포레스트 그리핀. 챔피언 벨트 따자마자 바로 다른 이에게 벨트를 건네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기 매너 너어무 좋다.

거의 다 이긴 경기를 한 번의 기회에 펀치로 TKO를 당하고 나면 상당히 기분이 나쁠 듯 한데도 축하한다고 하는 그런 모습(그게 진심이 아니면 저럴 수가 없다.) 너어무 멋졌다. 너무. 완전 팬이 될 듯. 이런 모습이 승부 자체에 집착하기 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승복하는 멋진 파이터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멋진 포레스트 그리핀, 잘 싸운 라샤드 에반스. 둘 다 멋진 명경기였다.

덧)
UFC 92에서 같이 훈련에 임한 세 선수 모두 KO패 당했다.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반드레이 실바, 포레스트 그리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정말 묘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