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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의식 혁명: 의식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그 고찰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이제서야 리뷰를 적는다. 게다가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는 것 같다. 사실 읽은 책들 리뷰를 언제할까나 하고 생각하고는 미루고 있었던 것이었는데 이웃 블로거이신 월덴지기님의 포스팅을 보고서 적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오랜만에 적어봤다. 월덴지기님도 독서를 좋아하는 심리학자시다.

사실 이 책의 분류를 어디로 해야할 지 애매하다. 알라딘이나 Yes24와 같은 경우는 인문학의 심리학으로 분류해두었고, 교보문고 같은 경우는 의학의 정신신경계로 분류를 해두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인문학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긴 하나 심리학이라고 분류하기는 애매하다고 본다. 이 책이 운동역학을 빌어 인간의 의식에 대해 조명했다고 해서 정신신경계로 분류할 수 없는 것이 그 이후에는 인간의 의식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책은 인문 카테고리에 두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심리학이 아니라 철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철학의 과학적인 접근? 뭐 그 정도가 될 듯 싶다. 그래서 관념론적이고 추상적인 철학서보다 좀 더 쉬이 읽히긴 하지만 한 마디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맛은 없다. 그래도 명쾌한 맛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내적 성장을 위해서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있지만 그런 책들 보다 이런 책을 권한다. 과학적인 접근을 했기에 신선한 부분도 있고, 그 해석이 퍽이나 설득력 있으며, 그 이후의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고찰은 매우 깊이 있는 얘기를 담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책이라 하겠다. 그러나 한 가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보다는 쉬이 읽히는 그런 책은 결코 아니다. ^^


시크릿 vs 의식 혁명

초대형 베스트셀러 <시크릿>을 읽어본 사람 많을 것이다. 물론 나는 <시크릿>이라는 책을 아주 혹독하게 비평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에는 어떠한 노력없이 쉬이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심리도 있다고 본다. 다이어트 약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이 그것을 사는 이유는 운동을 하는 노력 없이 쉬이 살을 빼고 싶기 때문이다. 그냥 믿기만 하면 다 이루어진다니 이 얼마나 쉬운 얘긴가? 무슨 종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나는 이런 얘기 정말 싫어한다. 혐오스러울 정도로.

그런 얘기를 하려면 <신념의 마력> 정도는 되어야 그래도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념의 마력> 보다도 이 <의식혁명>이 더 낫다. 과학적 접근 때문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절대 과학을 맹신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지성과 합리를 중시하는 나라해도 과학으로는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맹신하지는 않는다.

신념의 마력 
클로드 브리스톨 지음, 최염순 옮김/비즈니스북스

<의식혁명>이라는 것이 <시크릿>보다 쉬이 읽히는 책이 아니라서 이런 책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마치 어려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시크릿>이 읽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허나 깊이가 너무 없다. 아주 추상적이면서 막연하고 그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매우 미약한 허술하기 짝이 없는 책이다. 그에 반해 <의식혁명>은 같은 얘기지만 매우 치밀한 논리와 설득력 있는 어조 그리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크릿>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자신의 독서 수준을 우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기 부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자아 성찰이나 자기 발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얘기라도 <의식혁명>은 내가 추천하고 <시크릿>은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한 번 느껴보기 바란다. 적어도 이런 의식있는 저자들이 책을 내서 많이 팔리기를 바라지 허접한 글로 돈이나 벌고 그게 마치 자신의 지식을 동격화시키는 그런 저자는 제발 사라져주기를 바란다.


Power vs Force: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력 vs 표면 의식의 힘

우리나라에서는 <의식혁명>이라고 번역되어 나온 데이비드 호킨스의 저서 원제는 Power vs Force이다. 힘이라는 것을 지칭하는 두 단어에 대해서 책에서는 잠재력과 표면 의식의 힘이라고 나누어 두었는데, 해석이 그다지 가슴에 와닿지가 않는다. 잠재력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표면 의식의 힘이라고 하면 도대체 표면 의식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Force라는 것을 육체적인 힘 또는 육체적으로 발현되는 힘이라고 해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사실 사전적 의미에서 Force라고 하는 것은 육체적인 힘을 말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는 의식을 두고 나눈 것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의식 수준을 위해서 근육의 반응을 측정하는 운동 역학으로 과학적 검증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아마도 저자가 우리 나라 말로 번역을 할 때 가장 근접한 표현을 하려고 하다 보니 선뜻 이해가 잘 가지 않지만 조금 명확한 구분을 위해서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Power라고 하는 것은 잠재력 즉 사람의 내재된 힘을 말하고, Force라는 것은 사람이 의식하는 것으로 표출되고 드러내어지는 힘을 말한다.

그러한 힘은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운동역학이라고 하는 근육의 반응을 통해서 측정하여 수치화를 했는데, 그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설득력이 있는 일련의 수치들로 측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Force는 그런 수치들 중에서 인간에게 부정적인 의식으로, Power는 인간에게 긍정적인 의식으로 분류되어 얘기를 한다.


근데 퍽이나 놀라웠던 것이 있다. 부록에서 보면 이 책의 진실 수준이라고 하여 이 책의 각 장이 어느 정도의 진실 수준인지를 측정하여 수치화한 것이 있다. 같은 측정 방법으로 말이다. 신기하게도 내가 읽으면서 느낀 것과 비슷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이 챕터를 읽을 때는 조금 불편했다고 느꼈다면 이 책에서 제시된 진실 수준의 수치도 다른 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하기

나는 이 책을 하나의 분류로만 특정지으라고 한다면 철학서로 분류하고 싶다. 그러나 관념론적이고 추상적인 철학을 어느 정도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이라는 것을 접목하여 아주 설득력 있게 얘기를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철학서와는 다른 면이 있다.

이러한 얘기들이 그러하듯이 맞는 얘기다. 그래서 뭐라할 수가 없다. 게다가 그 근거가 매우 논리 정연하고 해석 또한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내가 요즈음 들어서 종종 하는 얘기인 입에 발린 소리는 아니다. 마치 동양 철학을 서양식으로 표현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사람은 저마다 의식 수준이 다르다. 또한 살면서 의식 수준이 나아지는 것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나 책에서는 고도의 의식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아니 고도의 의식 수준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것이 맞고 더 나은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가야한다는 것 또한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현실 인식을 하고서 그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왜 인간들은 그런 의식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독자들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즈니스 철학이라고 외치는 것도 다 이런 생각들을 통해서 나오게 된 산물일 뿐이다.
의식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이종수 옮김/한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