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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비즈

의사결정 전문가란? 의사결정 전문가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한 이유

원래 독서경영 컨설턴트라고 했지만 독서경영 관련된 일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이유는 나름대로 전략 상의 문제였는데 독서경영 컨설턴트를 버리게 된 지금에서야 하는 얘기지만 독서경영 컨설턴트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기업체 교육이 아니라 CEO 1:1 코칭이었다. 이를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전략적인 접근을 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제는 사실 그게 의미 없어졌다.

요즈음 하는 여러 가지 일 중에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사업성 진단, 투자 타당성 진단인데 나는 분석을 하고 검토를 하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의사결정 전문가다. 그래서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지 않기에 컨설팅업계에서 하는 일과는 조금 다르다. 때로는 내게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한단 말인가?

내게 의뢰를 하는 분들은 최고 결정권자다. 대표이사가 아니라 최고 결정권자다. 실질적인 결정권자.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 나는 의뢰자에게 내 머리를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나는 최고 결정권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같이 보고를 받고 문서를 검토하면서 종합적으로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어떤 경우에서든지 돈이나 인맥에 얽매이지 않고 올곳이 일의 관점에서만 조언한다.

의뢰자의 이득을 위해서 내 머리를 빌려주는 게 아니라 일 그 자체에만 포커싱을 맞춘다는 얘기다. 그래서 특이했던 것인지 아니면 상대가 바라는 바 이상을 보여줘서 그런지 지금까지 의뢰자들에게 만족 이상의 믿음을 줬고 그로 인해 항상 해당 사업에 대해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난 한 가지 원칙이 있다.

My Principle: 난 어느 한 곳에 결코 종속되지 않는다.

그럴 거 같으면 이미 내 스스로 사업을 했을 것이다. 사업을 못 해서가 아니라 안 한다. 내겐 더 큰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제안을 받아도 이 원칙을 항상 얘기한다. 어떤 사람이 능력이 있다 하여 자기 곁에 두려고 하더라도 그걸 소유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어느 곳에 종속되어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 해도 말이다. 그래도 그런 점들마저 인정해주고 곁에 두려고 하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결국 독서경영 컨설턴트로 하려고 했던 게 그냥 이루어져버렸다. 게다가 대표이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위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이니 오히려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고 소개받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에서라도 나는 결코 돈이나 명예를 보고 기죽거나 하지 않고 오직 일로서만 얘기한다. 단지 그 일이 내가 할 만한 일이냐를 가릴 뿐이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야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의뢰자의 신분을 드러내기가 그렇다. 때로는 내가 무슨 역할로 같이 있는지를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 블로그에 얘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일은 비공개로 이루어진다. 내가 분석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분석을 하고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의뢰자의 고민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준다. 그래서 분석 전문가가 아니라 의사결정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