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 리뷰를 쓰는 듯하다. 읽은지는 꽤 되었는데 리뷰는 이제서야 쓴다. 그냥 블로그에 책 리뷰 하나 올리자는 생각에서 책상에 수북히 쌓인 책 제일 위에 있어서 짚어든 것일 뿐.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읽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오래도록 야금야금 읽어내려갔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새로울 게 없어서 별로 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램 차란하면 떠오르는 책이 <실행에 집중하라>는 책이다. 물론 래리 보시디와 공저이긴 하지만 이 책은 국내에서도 꽤나 유명한 책이고 많이 팔렸던 책인데 그 책의 저자이긴 하지만 <진화하는 B2B 세일즈>는 그리 신선한 뭔가를 제시해주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내가 머리가 굵어져서 그런 것인지 정말 책 내용이 그래서 그런 것인지 모를 일이다.
한 때는 경제/경영서를 탐독했지만
경제/경영서에서 울궈먹을 건 거의 다 나왔다고 본다. 나도 예전에는 기법이나 툴을 적용하여 시스템 경영을 믿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된 지금에서는 읽어도 별 감흥을 얻지 못한다. 관심을 두지 않아서 최근에는 어떤 새로운 기법이나 툴이 나오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이미 나온 것들에서 살 붙이기 정도 수준이기에 신선함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그러나 이제 사회에 나와서 경제/경영서를 탐독하기 시작한다면 그런 류의 서적들을 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의미가 있을 수는 있겠다. 단지 나랑은 별로 맞지 않을 뿐이다. 요즈음에는 발췌독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래도 이 책은 완독을 했다. 항상 완독을 고집하던 나였지만 요즈음은 발췌독을 즐긴다. 내게 맞지 않는 책을 끝까지 고집하던 스타일을 버리기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다.
완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책은 내가 읽고 싶어서 읽었다기보다는 리뷰를 위해 받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독하고 리뷰를 쓸 수밖에 없었지만 적시에 리뷰를 적지 않았던 지라 이후 리뷰를 위한 책이 오지는 않는 듯. 가급적 적시에 리뷰를 적으려고 하지만 하필 경제/경영서이고 읽는 데에 상당한 기간을 소요한 책이다 보니 그렇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가격으로 승부하려 하지 말고 가치로 승부를 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는 바인데 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라고 한다면 정보 탐색이다. 이것을 컨설턴트 관점에서는 이렇게 풀어내고 있구나 하는 부분이 퍽 내게는 신선했다면 신선했던 부분인데 그다지 깊이나 울림이 있지는 않는 한계가 있었다. 너무 시스템적인 접근을 해서 그런 듯.
그러나 책에서 말하는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일을 진행할 때 나도 이 부분을 매우 민감하게 탐색하곤 하는 부분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설명하면 그다지 와닿지 않고 그냥 흘려버리기 쉽다는 생각이다. 오래 전에 블로그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짝눈으로 보지 말고 두 눈으로 보라"는 거다. 상대의 입장에서 볼 줄 알아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
그러나 이거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왜? 사람은 항상 자기 주관대로 생각하니까. 아무리 객관적으로 바라본다해도 주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면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느냐? 그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 책에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한 답을 굳이 찾아보면(저자는 이런 질문 자체를 스스로 던져보지 않은 듯 하지만) 방법적으로 몇가지가 눈에 띄긴 한다.
그러나 그런 방법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서구적인 시각에서의 경제/경영서는 이제 더이상 나와는 맞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충분히 들어볼 말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는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 * *
230여페이지 밖에 안 되는 책이지만 하드커버를 해서 좀 두꺼워보인다. 하드커버를 했으니 13,000원의 가격을 받은 것이겠지만 무엇이든지 콘텐츠는 질로 승부해야지 포장을 잘 한다고 되는게 아닌 듯. 물론 그렇지 않고 포장만 잘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그러는 것이겠지만 이런 류의 서적은 일단 내용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말하는 8단계가 그리 와닿지는 않았고, 여기서 읽어볼 만한 부분은 전문 서적이 아니라도 말랑말랑한 대중서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말랑말랑한 대중서라 해도 뭘 아는 사람이 적는 거랑 대충 책 모양을 갖춘 거랑은 얘기가 다르지만... 오늘도 도서관에서 몇몇 저자의 책을 보다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책 모양만 한 경우가 많으니...
정말 책 고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나는 요즈음에는 인터넷 서점을 참조하지 않고 도서관을 찾는다. 굳이 최신의 책이라 하여 최신의 지식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으니까...
진화하는 B2B세일즈 램 차란 지음, 이연수 옮김/교보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