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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산 내려갑니다

어제 저녁에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었지요. 할머니 괜찮으시냐고.
오늘이 고비라는 말을 하셨었는데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부산에 내려갑니다.

저는 장손인지라 할머니께서 각별히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잘 되는 모습 못 보여드리고 떠나보내는 게 못내 아쉽습니다.
일년에 한 번 정도 보게 되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남들처럼 직장 다니면서 싸우지 말고 살아라."

할머니에겐 그냥 남들처럼 사는 게 성공의 기준이었는데
저는 그렇게 살지를 않았었죠.
많이 바쁘게 살면서 조금씩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요즈음인지라 무척이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제가 가진 최근 사진은 2005년도에 증손자(제 아들)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연세가 있다 보니 지병으로 돌아가셨죠.
어느 누구든 마찬가지겠지만 어린 시절에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나이 들어서 죽음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면 그 느낌이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순하디 순하셨던 할머니셨기에 천국 가셨으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