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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제품

인터립케(Interlubke): 벤츠의 나라 독일에서 만든 최고급 명품 시스템 가구

사실 가구는 남자들의 관심 영역이라기 보다는 여자들의 관심 영역이다. 그런데 남자지만 나는 한 때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고 가구점, 소품점, 조명점을 드나들던 때가 있었다. 한 번 관심을 두면 끝을 보는 스타일인지라 당시에 논현동 명품 가구 거리도 지나다니면서 괜찮은 디자인이 있으면 이거 별도로 제작하면 더 싸게 들겠지라는 생각에 아이쇼핑도 많이 했었다.

그러다 결국 일룸 제품을 보고 맘에 들어 일룸으로 사버렸다. 이리 저리 조사하고 둘러보고 하다가 결국 산 게 일룸이었다. 아무리 별도로 제작해서 싸게 만든다 하더라도 그렇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야 네고 없는 정찰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샀는데 아직까지도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다. 현재까지 내 방에서 사용하는 책상과 책장이 바로 그 때 산 거다.


보통 강남쪽에 볼 일이 많은 나라서 아는 동생(나보다 한 살 적다.)이 한 번 들리라고 해서 얼굴 보자며 들렸던 것인데 동생의 인터립케 자랑에 나는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서 이것 저것 묻다가 오히려 인터립케라는 제품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긴 했지만 그 덕분에 미안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해준다. 내가 돈이 많다면야 제품 사주고 싶지만 워낙 고가인 제품이라 그럴 수는 없어서 말이다.


제품 설명을 듣고 항상 가지고 다니는 LUMIX GF1으로 사진과 동영상도 찍고 했는데 나중에 카달로그까지 챙겨준다. 나한테 주는 건 아니고 돌려줘야 한다면서. 블로그 포스팅한다고 했다가 이거 부담만 팍팍 준다. 까칠하게 굴지 말 것을... 뭐 그런다고 부담 가질 내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원래 지인들이 하는 일이면 물건을 사주면서 도와주는데(최근에 든 보험만도 2개다. 게다가 연금은 이미 예약되어 있는 상태고) 이건 워낙 고가라 사줄 수는 없으니 이렇게라도 도와줘야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고 내 성격이 좀 디테일하고 완벽을 기하는 지라 몇 편이 될 지도 모른다. 나름 정말 명품 가구라 불릴 만한 것인가 싶어서 조사를 해봤는데 조사해볼 수록 내가 예전에 가구점 돌아다니다가 결국 일룸 제품 산 게 떠오르더라는... 만약 아니다 싶었으면 아무리 지인이라 하더라도 소개 못 시켜주지. 근데 인터립케는 정말 명품다웠다.


인터립케와 SK 디앤디: Interlubke with SK D&D


인터립케는 독일 명품 가구다. 요즈음에야 워낙 명품이라는 말이 흔해서 그런 류의 명품 가구인줄 알았는데 인터립케는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브랜드다. 보통은 수입 원가에 비해서 국내 시판되는 가격은 고가라 마진이 높은 편이지만 인터립케는 원가 자체도 다른 수입 명품 가구에 비해서 고가라고 한다. 그러니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SK 디앤디가 수입 판매하는 거겠거니.


국내의 수입가구들은 재력가나 개인사업자들이 판매하는 게 많다. 인터립케도 처음에는 그랬단다. 그러다 보니 최고라는 브랜드에 걸맞지 않는 A/S 등으로 이런저런 불만의 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다 작년 말에 SK 디앤디에서 인터립케와 정식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서 수입해서 판매하게 되어 A/S과 기존과는 많이 달라졌단다.


실제 인터립케가 납품된 곳을 보니 삼성동 아이파크 펜트하우스 4세대, 압구정동 대림 아크로빌(현대아파트에서 리모델링된) 60세대, 분양가 수십억의 고급 빌라나 타운 하우스 등이다. 대부분 10~20세대 타운 하우스나 고급 빌라 지을 때 단체 주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아마도 SK가 대기업이다 보니 최고급 빌라를 지향하는 브랜드인 아펠바움을 위해서 인터립케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가격: Cost

사실 수입 명품 가구라고 해서 처음에는 그런가부다 했는데 얘기 듣고서 가격이 궁금했다. 그래서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정해진 가격이 없다는 거다. 그럼 부르는 게 값이란 말인가? 그게 아니라 시스템 가구이기 때문에 고객이 선택한 재료에 따라 그리고 크기에 따라 같은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이라는 소리.


원래 인터립케의 시작은 고품격 침실가구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하여 붙박이 시스템(Wardrobe System) 개발하여 현재는 거실, 주방, 서재 영역까지 확장했다는데 인터립케가 No.1인 부분이 바로 시스템 가구 영역에서란다. 그래서 같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내용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기 마련이라는 것.



그래서 인터립케 논현동 전시장에 있는 다소 특이한 가구 가격을 물어봤다. 동영상에서 보듯이 TV를 수납하는 건데 TV가 뚜껑열고 나온다. ^^ 얼마일까? 1,800만원이란다. 고가라는 게 수치화되는 순간 다소 놀랐다. 그런데 어떤 업체에서 최고급 빌라에 들어갈 가구로 최고급 재료들만 사용하여 이런 식으로 직접 주문 제작을 해봤단다. 가격이 얼마 나왔을까? 1,800만원 정도란다.

국내에서는 SK 디앤디가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독일에서 직접 살 때의 120% 정도 가격이라고 한다. 즉 원래 유로 가격에 변동 환율을 곱하고 거기에 20%의 마진을 붙이는 것인데 20% 마진에 포함된 것은 운송비(통관비와 국내 운송비)와 시공비 등이다. 그래서 독일에서 직접 사서 공수하는 것과 가격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디자인: Design

논현동 가구 거리에 있는 명품 가구들(뭐 이태리제니 등등의)을 보면 내 기억에 클래식한 가구들이 많다. 마치 중세 시대에 사용되는 듯한 그런 가구들. 그런데 인터립케는 디자인이 모던하다. 그게 모던 디자인의 모체인 바우하우스의 전통을 계승해서 그렇다는 것. 그리고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들이다.


그래서 가구들 보면 이건 누가 디자인을 했다는 담당 디자이너 표시가 있었다.(가구에 새겨진 게 아니라 팻말로 표시) 그만큼 그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듯. 그리고 각 디자이너들이 제품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예를 들면 위 그림에 Rolf Heide란 디자이너는 40S, S07이라는 제품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디자이너로 S07이 가장 유명하다.

사실 처음에 얼핏 봐서는 디자인이 독특하고 세련되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그냥 평범한데 왜 그렇게 비쌀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다 이유가 있더라는... 그 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사진 한 장. 옷장인데 붙박이장도 아니고 거실 중앙에 위치해 있는 가구. 정말 멋있다. 이거 보면서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살던 펜트 하우스의 가구가 생각났다는...

인터립케의 제품 디자이너들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인터립케 전체 제품 디자인 콘셉트를 따른다고 한다. 그 콘셉트란 바로 Timeless. 일시적인 유행에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거다. 원래 인터립케가 대량 생산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가치를 아는 소수를 위한 맞춤형 상품으로 제품 포지셔닝을 한 것과 비슷하다. 그것을 7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


실용성: Usability

인터립케가 명품 가구라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생각했던 명품 가구의 이미지와 완전히 달랐던 점은 바로 실용성 면이다. 그냥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명품 가구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무래도 시스템 가구다 보니 실용성을 극대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하는 재료에서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명품이라 불리울만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



위의 동영상을 보면 살짝 밀어도 서랍이 잘 닫히고 서랍이 닫힐 때는 스무스하게 닫히는 걸 볼 수 있다. 세게 닫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서랍이 닫히는 마지막에는 스무스하게 닫힌다. 이와 같은 세세한 부분들이 정말 많은 인터립케였다. 앞으로 인터립케 소개하게 되면 종종 보여줄 수 있을 듯).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장식은 거부하고 튼튼하면서 실용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유행을 타지 않는 순수한 디자인에 재료의 본질적인 성격을 극대화시키는 게 인터립케의 철학이란다. 그래서 디자인이 모던하면서도 단순해서 모던 디자인을 선호하는 나도 디자인이 그리 독특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던 듯 싶다. 그런데 인터립케의 철학을 알고 나니 고개가 숙여진다는...


자존심: Pride

가치를 아는 소수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인터립케인지라 대량 생산 방식이 아니라 주문 생산 방식이다. 그래서 인터립케는 재고가 없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주문을 하면 3~4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돈이 있어서 사고 싶다 해도 기다려야한다는 거다. 비행기로 운송하게 되면(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2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게다가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는 최신식 설비를 이용하지만 표면 마감은 반드시 독일에서 단련된 숙련공의 손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마무리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터립케의 모든 제품들은 독일에서만 제작하고 생산한다고 한다. 뭐랄까? 그냥 비싼 명품 가구다. 세계 일류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가구다라고 하기에는 표현이 부족하다. 이런 게 진정한 명품이 아닐까 싶다.


인터립케 콘셉트: Interlubke Concept

요즈음 내가 일적으로도 참 자주 사용하는 말이 콘셉트다. 나야 그 콘셉트를 콘텐츠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말이다. 많은 곳에서 콘텐츠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도 콘텐츠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 별로 없다. 왜냐? 그들은 콘셉트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게 없으면 단팥 없는 단팥빵인데 항상 사람들은 빵만 보려고 하는 듯 하다.

인터립케도 콘셉트가 있다. 역시 남다른 명품에는 그 명품의 가치를 담은 콘셉트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비싸서 명품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격이 비싼 이유 뒤에는 그만한 가치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콘텐츠에 있어서 콘셉트를 중요시하며 가치를 많이 키우고 있는 중인데 나름 선전하고 있다는... ^^


모든 공정에 있어서 독일 특유의 장인 정신을 살려 고도로 숙련된 숙련공이 마감 처리를 하며, 일시적인 유행에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디자인하며,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장식은 거부하되 튼튼하고 실용적인 면에 더 주안점을 두면서 재료의 본질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가구. 그게 인터립케다. 그래서 인터립케의 상품 콘셉트 모토가 바로 uncompromising이다. 쉽게 풀어쓰면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 대단한 프라이드다. 멋지기도 하고 말이다. 


전시장: Showroom



인터립케 전시장은 논현동 가구 거리에 있다. 7호선 논현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걷다보면 interlubke, LEIGHT 라는 로고 보이는 건물이다. 4층짜리 건물인데 인터립케는 4층에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카탈로그에서 보던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인터립케 제품들에 대해서 맛볼 수 있는 정도로는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