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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자전거도 방어 운전이 필요하다

사무실과 집을 오고 가기 위해 구입한 미니벨로를 타고 다니다가 지금껏 두 번의 사고를 당했다. 차도 그렇지만 자전거도 빨리 몰다 보니 그런 듯. 그렇게 사고를 당하고 나서 드는 생각은 나만 잘 타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자전거 타는 게 아니었다. 자전거도 차와 마찬가지로 방어 운전이 필요하다.


첫번째 사고

첫번째는 빗길에 미끄러져서다. 그냥 한쪽 팔을 땅바닥에 갈아버렸다. 상처가 남을까 우려스러워서 상처가 남지 않는 연고를 발라서 지금은 괜찮은데 그 때 손가락 하나가 좀 이상하게 됐다. 뭐 솔직하게 얘기한다면 그 사고로 인해서 그렇게 되었다기 보다는 그 사고로 인해 생긴 이차 사고로 인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밝히지는 않겠다. ^^ 별로 좋은 얘기도 아니고 말이다.


내 왼손 검지다. 최대한 구부린 게 이렇다. 이 이상 내 힘으로 구부릴 수가 없다. 좀 지나면 낫겠지 해서 기다리다가 3주~4주 지나서 병원까지 갔었다. 혹시나 뼈에 이상이 있나 싶어서. 그런데 뼈에는 다행히도 이상이 없었다. 근육의 문제라고 그러는데 그 이후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완치는 안 된 듯 싶다. 아무래도 치료를 받아야할 듯. 손가락 병신 됐다. T.T


두번째 사고


내 미니벨로로는 아무리 빨리 달려봐야 30km/h 정도 수준이다. 나름 열심히 달려봤는데도 그렇다. 기록 갱신을 한다 하더라도 50보 100보. 내 미니벨로의 한계다. 한 때는 저녁 먹고 쉬고 나서 자전거 타고 호수 공원 반대쪽으로 한 바퀴 돌아서 사무실로 와서 일을 하곤 했는데 그 때 운동 한답시고 가급적 빨리 달렸었다.

첫번째 사고 이후로는 빗길에서는 절대 자전거 타지 않는다. 빗길은 미끄럽기도 하지만 뒤에 의자가 없는 경우에 자전거 타고 달리다 보면 똥고를 중심으로 엉덩이 부분 다 젖는다. 원심력에 의해 뒷바퀴에서 튄 빗물 때문에 그렇다. 젖기만 하는 게 아니라 모래까지. 그래서 그 이후로 빗길에서는 안 타다 보니 날씨를 자주 보게 되더라는...

그런데 빨리 달려서 문제가 생겼던 경우는 없었다. 빨리 달리다가 브레이크 밟으면 그만이니까 뭐 별 문제 있겠나 싶었는데 결국 문제가 생겼다. 호수공원 자전거 도로를 보면 2차선이다. 그래서 내가 가는 방향에 앞 자전거가 천천히 달리면 반대편 차선으로 추월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운동 하려고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일산의 공공임대자전거 피프틴을 이용해서 호수공원 한 바퀴 도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천천히 달린다. 천천히 달려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문제는 천천히 달리다 보면 쓰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으려고 핸들을 갑자기 꺾는 게 문제다. 자전거를 탈 때 옆 사람이랑 얘기하다 보면 그런 경우 종종 생기기 마련이다.

빨리 달리고 있는데 앞에 두 명의 여자애들이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있길래 옆차선으로 옮겨서 추월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여자애가 핸들을 확 꺾는다. 달리고 있는데 내 앞에 장애물이 생기니 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그런데 브레이크를 꽉 잡았나 보다. 나도 순간 당황했다. 갑자기 엉덩이가 하늘로 치솟는다. 뒷바퀴가 들렸다는 소리다. 그리고 앞으로 굴렀다.

자전거 도로 옆에는 인도다. 저녁에도 호수공원에는 운동하러 온 아주머니들 많다. 경보하듯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어머. 어머" 하면서 지켜본다. 어떤 아주머니는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나를 보고 "괜찮아요?" 하고 지나간다. 순간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쪽팔리다는 생각이 앞섰다. 일단 자리에 앉아서 상태를 훑어봤다.

다리를 다친 듯 했고 왼손이 아팠다. 갑자기 핸들을 꺾었던 여자애가 다가와서 "저 때문에 그러신 거에요?" 당황한 듯해 보여서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봐 나 때문에 그런 거 아니잖아." 아마도 지 친구가 그렇게 얘기해서 내게 왔던 듯 싶었다. 순전히 너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부 책임은 있는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그 때 손바닥 빨간 동그라미 부근이 아파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동안 못 했다. 저 부위는 바벨을 들을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부위라서 그렇다. 오른손에는 힘이 들어가는데 왼손은 아프니 힘이 안 들어가서 제대로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 부위는 지금 거의 다 나아서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아픈 부위가 하나 있다. 손목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아파서 말이다. 그래서 덤벨로 운동할 때 조금 무리가 간다. 아픈데 운동을 해서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건 아닌가 싶어서 조심스레 하곤 있지만 좀 오래 가는 편이다. 아무래도 병원 한 번 가봐야할 듯. 별 문제는 없는 듯이 보이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빨리 달리는 것도 빨리 달리는 거지만(그래서 요즈음은 빨리 안 달린다. ^^) 방어 운전이 필요한 법이다. 나중에 쓰러진 자전거를 다시 타고 달리다 보니 내 앞에서 핸들을 확 꺾어버린 여자애 뒤까지 따라갔는데 친구랑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자전거 초보자인 듯 하다. 자전거 타본 지가 얼마 안 되는 듯. 에혀~ 자전거도 초보 운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빨리 달리지도 않고 방어 운전도 한다. 앞에 어린 애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하면 조심조심해서 천천히 간다. 괜히 빨리 달리다가 또 누군가가 핸들 확 꺾어버리면 추돌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왼손이 이렇게 되고 나니 괜히 자전거 샀나 싶다. 나름 운동하려고 산 건데 운동은 커녕 손만 바보가 되는 꼴이니... 자전거 타시는 분들 조심해서 라이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