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밝은세상안과에서 하는 1004ART라는 기부 행사가 있다. 미술품 경매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인데 10월 31일부로 끝났다. 좋은 행사는 미리 알렸어야 했는데... 쩝~ 작품이 팔리면 팔린 금액의 50%는 작가에게 나머지 50%는 기부되는데 일부 작가들의 경우는 100% 기부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왜 1004ART냐면 작품이 1004개라서다. 참여한 작가들 중에는 꽤나 유명하신 분도 계신다. 사진작가로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김중만 사진작가도 있다. 참고로 김중만 작가의 작품은 100만원 넘는 가격에 낙찰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매 시초가는 10,000원부터인데 작가의 요청에 따라 시초가가 높은 것도 있다. 내가 경매에 참여했을 때 시초가가 가장 높은 작품이 150만원이었다는...
온라인 경매
경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온라인 경매와 오프라인 경매. 온라인 경매는 fnauction.com에서 진행되는데 온라인 경매로 참여자가 있는 작품은 오프라인 경매에서 경매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 사이트 들어가보니 직접 눈으로 보는 거랑은 많이 다르다. 질감의 경우는 사진으로 표현되지 못한 부분이 많고, 색상 또한 실제 작품과 다른 부분이 있다.
그래서 오프라인 경매에 참여해서 직접 작품을 보는 게 좋은데 3차례의 오프라인 경매로 팔리지 않은 작품들은 아마도 여기서 계속해서 경매를 하지 않을까 싶다. 31일이 지났어도 팔리지 않은 작품들이 더러 보이는데 아마 계속 하지 않을까 싶다는.(이 글은 1일 새벽에 적은 글로 예약 포스팅으로 발행하는 글인지라)
3번째 오프라인 경매
나는 3번째 즉 마지막 오프라인 경매에 참석했다. 인근에 미팅이 있어서 갔다가 들린 건데 미팅이 일찍 끝나는 바람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2층에 있는 서울밝은세상안과 카페에서 커피(나는 항상 마시는 게 정해져 있다. 카라멜 마끼아또~ 단 게 좋아~)를 마시면서 인터넷을 하고 있었다.
커피 살 때 보니까 연예인들 이름이 적힌 잔이 있어서 물어봤다. 연예인들이 여기서 사용하던 잔이냐고. 그런데 아니란다. 싸인 대신에 이렇게 붙여놓은 거란다. 아쉽. 연예인이 사용하던 잔이라면 한 번 훑어주려고 했는데. ㅋㅋ
시간이 되어 경매 장소로 가니 경매 참여자들을 위해 쿠키와 샌드위치가 준비되어 있다. 경매 시작 시간이 저녁 시간 무렵인지라 저녁 먹고 오시는 분들이 적을 듯 했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 준비해둔 것. 이번 3번째 오프라인 경매에는 작품 수가 가장 많다. 그래서 다소 경매 시간도 길어질 듯.
방명록에 흔적을 남기고 경매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니 번호표를 준다. 나는 4번. 하필 4번이야~ 어쨌든 경매가 시작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그 때 이 번호표를 들고 있으면 계속 그 가격에 사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 데에 사용되는 번호표다.
샌드위치와 쥬스를 받아들고 일단 기다리면서 먹고 마셨다. 쥬스는 3종류인가 있던데 무한 리필인지라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었고, 샌드위치는 글쎄~ 딱히 뭐라 얘기는 하지 않던데 하나 더 먹기가 그래서 그냥 하나만 먹고 말았다.
경매 장소. 준비된 파워포인트로 작품 소개도 하면서 직접 작품도 보여준다. 근데 작가는 누구인지 소개하지 않는다. 이는 유명한 작가라는 게 알려지면 순수한 기부의 목적보다는 판매를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어서 그렇단다.
이윽고 경매가 시작되고 하나씩 작품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어떤 특정 작가의 작품이 모두 경매에 낙찰되게 되면 해당 작가에 대해서 밝혀준다. 어떤 작가이고 이력이 어떤지 간단하게 말이다. 경매를 진행하시는 분은 그래도 좀 미술품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계신 편인 듯.
이 날 소개되는 작품 수가 워낙 많아서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혹시나 괜찮은 작품들 있나 싶어서 옆에 주루룩 나열된 작품들을 꼼꼼히 둘러봤다. 위에서부터 순차적으로 경매하는데 한도 끝도 없이 계속 작품들이 나오더라는... 사진에 있는 작품들 중에 하나는 내가 산 작품이다. 어떤 걸까? ^^;
시간이 길어져서 그런지 케익도 나온다. 케익을 담는 종이컵 참 특이하다. 이런 것도 파는 모양이다. 이전에 했던 기적의 책꽂이 행사(아~ 맞다. 이거 시즌2 시작했는데 이것도 알려줘야할 듯) 때도 사소한 거에 신경 많이 쓰던 서울밝은세상안과였는데... 하여간 성의가 있어서 좋아~
낙찰 받고 나니 이런 낙찰서를 작성한다. 나는 이 날 19만원을 써서 두 작품을 낙찰 받았는데, 수백 작품들 중에서 맘에 드는 게 두 작품 밖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냥 왠만하면 가만히 있다가 저건 꼭 내가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번호표 들고 내리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낙찰서를 쓰고 나중에 입금을 시키면 입금 확인 후에 작품을 보내준다. 잘 포장해서 말이다.
내가 낙찰받은 두 작품
내가 낙찰받은 두 작품 중에 하나인 유화다. 유명 작가는 아닌 듯 한데(내가 예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나중에 작품 받아보니 작품 뒤쪽에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남겨뒀다. 대구대학교 이선예. 학생인가? ^^; 어쨌든 이 작품을 내가 선택한 이유는 공이 많이 들어갔을 거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물론 보면 작품이 괜찮기도 하고 말이다.
덧대어 입힌 부분이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작품명은 '기억 속의 단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뒤쪽에 말이다. 이 작품은 6만원에 낙찰 받았다. 누구랑 경쟁을 하다가 내게 왔는지 못 봤다. 화장실 갔다 오니 작품이 올라와 있길래 그냥 번호표를 계속 들고 있었을 뿐. 이건 선물 줄 생각이다. 선물 줄 사람 이미 생각해뒀다.
이건 두번째 작품이다. 한울 정현호 작품. 내가 아는 사람인가? 모른다. 낙인이 찍혀 있길래 찾아보니까 그렇더라는 거. 글도 있었지만 글은 선택하지 않고 이걸 선택한 이유는 글만으로는 가격이 높지 않다. 글과 함께 그림이 있어야 가격이 높다. 예전에 서예 평론가 과정 들으면서 알게 된 거다. ^^; 어쨌든 이건 13만원에 낙찰되었는데 시초가가 10만원이었던 걸로 안다.
나 외에 경매에 참여했던 여성분이 계셨는데(이 분 작품 참 많이 사셨다. 돈 꽤나 나왔을 듯. 80만원 이상?) 내가 맨 뒤에 앉아 있으니 누가 참여하는지 몰라 둘러보다 눈이 마주쳤다. 경매 참여자가 2인 이상일 경우는 계속해서 가격이 올라가니까. 눈이 마주쳤는데 다소 무뚝뚝한 표정으로 쳐다보니 고개를 수그리면서 번호표를 내린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가격 꽤나 올라갔을 듯.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왜냐면 난 일단 한 번 번호표를 들면 내리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경매에 참여를 한 것인데 이 여성분이 계속 번호표를 들고 있었다면 아마 나도 끝까지 내리지 않았을 듯 싶다. 이 여성분 이 날 가장 비싼 가격에 작품 하나 낙찰 받으셨는데 그게 50만원인가 그랬을 거다. 어쩄든 다행~ 이 작품도 고이 모셔뒀다가 나중에 선물할 생각이다. 아직 대상이 없어~
사실 서예와 같은 경우는 유명한 분들을 아시기 때문에 의미 있는 선물을 위해 작품 하나 써달라고 하면 써주실 분들 계신다. 그래도 서예 평론가 과정 들으면서 어린 녀석이 기특하다고 아껴주시는 분들이신지라. 그렇지만 좋은 일(기부) 하는 셈 치고 참여한 거라 13만원이 아깝지는 않다. 다소 아쉬운 게 있다면 좀 더 많은 작품들을 살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왜냐면 이런 작품들 내가 소유하겠다는 개념보다는 선물하기 좋다는 것 때문에. 그래서 이 날 작품들 보고 나서 낙찰되지 않은 작품들 온라인 경매로 계속 진행하니까 점 찍어둔 거 몇 점 더 사야겠다 했는데 경매 끝났다. 아직 낙찰되지 않은 작품이라도 경매가 계속된다면 빨랑 참여할 생각인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나야 실제로 작품들을 봤으니 사진보면 이거는 사진보다 훨씬 낫다는 걸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