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식

손자병법 - 계편

計篇(계편)

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왈,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

(손자가 말하기를, 전쟁은 나라의 큰 일이며, 생사가 달린 것이며, 나라의 존속과 망함의 중대한 일이므로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이라 함은 홀로 이루어질 수가 없다. 전쟁이라 함은 결국 상대가 있는 싸움을 뜻하는 것이다. 그럼 혼자서 하는 싸움도 있는가? 있다. 바로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사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왜냐면 그만큼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왜 그럼 자신을 모르는가? 그것은 자신에게는 寬用(관용)이라는 美德(미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강한 사람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는 寬用을 덜하는 사람을 말하고 그런 사람은 자신에게는 妥協(타협)이라는 것을 베풀지 않는다. 그래야 자신에게 발전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혼자 하는 싸움의 전형적인 것 중에서 나는 공부를 예로 든다. 그러나 어찌된 세상인지 최근에 베스트 셀러라고 나온 '공부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지극히 방법론적이며 현상론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을 볼 때 정녕 이 시대는 가치를 상실하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만 같다. 이 시대의 패러다임이 그런다 할 지라도 人間이기에 人間으로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의미 없는 生이라 생각한다. 공부에도 Technique 라고 불리는 기술이 분명히 있다. 내가 아는 것만도 꽤나 된다. 그리고 '공부기술'이라는 책을 어떤 이가 요약 정리한 것을 보고 느낀 점은 '음, 이 놈도 공부에 대해서는 한가닥하겠군' 하는 생각이지만 그것이 어떠한 보편적인 진리일 수는 없는 것이며, 지극히 현상적인 분석일 뿐이다. (여기서는 공부가 기술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그 책의 저자는 이러한 것들을 이미 아는 사람이라는 것 또한 글에서 느낄 수 있는 바이다.)

현상적인 분석에서 얻는 깨달음은 결국 그것에 적용이 가능할 지언정(물론 이 또한 사람의 능력의 차이가 있어서 적용이 가능한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다.) 다른 것들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것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즉, 道라고 하는 것은 하나로 통한다는 뜻이다. 바둑이던, 공부던, 그것이 무엇이던 간에 하나에 큰 길을 터득하게 되면 다른 것에도 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상 분석적인 방법론 제시는 이러한 것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한 걸 어떻게? 맞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공부에도 道가 있다. 이는 다른 여타의 道와도 통한다. 그렇기에 道인 것이다. 하나로 통하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라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학교 성적이 1등이 됐건 안 됐건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면 사람마다 제각각 차이가 있는 것이고 1등을 목표로 한다면 이 지구 상에는 한 명 밖에 존재할 수 없는 상대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등수 그리고 숫자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공부라는 하나의 분야에서 어떻게 해야 내가 나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까(내 능력이 남보다 못하더라도 나 자신만을 놓고 보았을 때 가장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를 찾아내는 하나의 과정이요 자신과의 싸움인 것이다. 그러한 과정은 결국 인생에서 끊임없이 드러나는 자기와의 싸움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라는 것은 기술(technique)가 아니다.

허나, 여기서 말하는 전쟁이라 함은 상대가 있는 싸움을 뜻한다. 자기와의 싸움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또 웃긴 것이 깨달음이라는 과정을 겪고 철학적이 되다 보면 결국 이러한 상대가 있는 싸움도 자기와의 싸움과 일맥 상통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찌하였든 여기서 전쟁이라 함은 상대가 있는 싸움인 것이다. 물리적으로 분리가 된 다른 집단 혹은 사람과의 싸움을 얘기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왜 우리는 싸울 수 밖에 없는가?" "전쟁이 사는 데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가?" 라는 질문을 말이다. 이에 대해서 아마 철학적인 사람이나 조금 道라는 것을 안다고 하는 사람 또는 종교인들은 이럴 것이다. "싸움이라는 것 자체가 우매한 짓이다. 싸울 필요 없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너무 이상주의적인 발언이 아닌가? 나는 지극히 현실주의자다. 현실주의자이지만 단지 더 나은 것 즉 이상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는 현실주의자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하나의 예를 들어주겠다.

티벳이라는 나라가 있다. 아마도 들어봄직한 달라이 라마라는 사람이 왕으로 있던 국가였다. 모택동이 공산 국가를 설립하고 중국을 지배한 후에 티벳을 점령했다. 티벳은 전형적인 종교 국가다. 티벳은 싸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국가다. 우리 나라 같이 종교의 자유 속에서 여러 종교가 존재하는 국가가 아닌 단일 종교국이다. 그들 속에 달라이 라마라는 존재는 마치 일본의 천황과도 같은 존재이며, 로마의 교황청의 교황과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들은 싸움을 모른다. 달라이 라마 또한 싸우지 않고 외교로서 해결을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찌 되었는가? 짓밟혔다. 처참하게 짓밟혀 지금은 티벳이라는 국가는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道理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총과 칼을 앞세운 무력 앞에서는 허망하게 끝이 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시사하는 점은 孫子兵法에서의 이 구문을 해석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티벳이 그럼 잘못해서 그렇게 짓밟혔을까?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티벳이라는 국가가 사라진 마당에 그들이 그들의 신념을 따라갔기에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가 아무리 믿고 따르는 가치관이라는 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어느 종교인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처참하게 짓밟혀가고 죽어가고 있는데 신념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싸우지 않는다?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에 자주 느끼는 바이지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에 열사들에게 이런 얘기했다가는 큰 일날 소리라 생각한다. 분명 그들은 신념을 위해서 싸웠고 죽을 것을 알면서 그랬다. 위의 티벳과 똑같이 말이다.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이가 있다. "그럼 왜 그랬을 꺼 같냐?" 솔직히 이해 안 가지만 나는 군중심리라고 했다. 그 시대의 상황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군중심리. 사람은 상황이 만든다고 믿는 내 믿음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그 한 마디 이후에 많은 얘기를 들어야만 했다. 여기서는 그런 얘기로 이끌어가면 글이 Never Ending Story 가 되어 버리고 만다. 무엇이 옳다라는 것보다는 나의 관점에서 해석을 하기 위한 것임에 충실하고자 한다.

여기서 전쟁이라 함은 단순히 孫子兵法에서 무력을 앞세운 싸움만으로 해석하고 싶지가 않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곳곳에 싸움은 존재한다. 내가 올라서지 않으면 내가 내려가야 하는 논리 이것은 싸움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논리다. 상대를 밀쳐서 내가 올라간다고 해석을 하면 안 된다. 사람들끼리 존재하는 세상이기에 내가 올라가게 되면 상대가 내려가게 되는 지극히 당연할 수 밖에 없는 상대성의 논리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싸움에서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인 것이다. 내가 올라가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 그렇기 때문에 싸움은 이제 더이상 당연한 논리로서 이해하지 못하고 격렬해지고 감정이 들어가게 마련인 법이다. 그게 바로 속세고 인간세다. 그것이 나쁘다 좋다를 떠나 그것이 인간 세계에 일어나는 아주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는 점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그게 아니다 이게 맞다 반대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상대가 있는 싸움을 하고 있는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세상이기에 싸움은 항상 존재하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경쟁 업체들의 행동이나 추이 등등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모든 기업들이 자유 경쟁 속에서 노력해도 1위와 2위는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한 현상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라면 문제가 없다. 1위는 당연히 하나일 수 밖에 없는 당연한 논리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1위는 계속해서 1위를 2위는 1위 탈환을 하려는 싸움을 하는 시대이다 보니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싸움으로 인해 크게는 회사의 존폐 위기에 달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니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